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내정설만 무성했던 한국마사회장 공모 절차가 확정됐다.

한국마사회는 11월 15일, 임기 3년의 한국마사회 회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발표하고 신임 회장 모집 절차에 착수했다. 한국마사회 임원추천위원회는 11월 15일부터 26일까지 서류 접수, 28일 서류심사, 30일 면접을 거쳐 12월1일 후보자를 3배수로 추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통보한다. 기재부에서 최종 후보가 선정된 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지난 5월, 촛불혁명의 결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며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장 물갈이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한국마사회를 비롯, 한국농수산대학과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교체 대상으로 언급된 가운데 한국농수산대학에 이어 한국마사회도 회장 공모가 본격화되었다. 특히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첫 공공기관장 알박기 인사란 점에서 여론에 의해 교체 대상으로 가장 먼저 지목되곤 했다.

지난주부터는 일부 언론을 통해 김낙순 전 국회의원의 한국마사회장 내정설이 흘러나왔다. 1957년 충남 천안 풍세리 출생으로 천안농고를 거쳐 서경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제4·5대 서울시의원을 거쳐 2004년부터 제17대 국회의원(민주통합당 양천을)을 역임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수석 사무부총장, 정동영 대통령후보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조직본부장, 제19대 총선 민주통합당 조직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반면, 그의 경력이 농림축산식품 분야는 물론 한국마사회, 말산업 분야와 거리가 있어 내정설이 나왔을 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어차피 낙하산이라면 중량감 있는 정치인을 바랐기에 초선 경력에 불과한 김낙순 전 의원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말산업계 및 한국마사회 유관 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공모를 빙자한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권 낙하산 인사인 한국마사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공모를 통해 임명하고 있다. 그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출신(33대 장태평 회장), 정치권 출신(31대 이우재·32대 김광원 회장) 인사가 자리했다. 농림부 차관을 역임했던 30대 박창정 회장은 부회장을 거쳐 2003년 8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역시 농림부 고위공무원 출신이었던 이양호 현 회장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마사회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19일 임명됐던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임명함으로써 ‘알박기 인사’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회장 취임 이후 정부의 눈치만 살피며 무조건 내주기만 하고 말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허수아비 마사회장’이라는 비난이 많았다. 게다가 재임기간 2명의 마필관리사가 자살하고 또 2명의 한국마사회 간부가 잇달아 자살함으로써 한국마사회 조직이 뿌리채 흔들리는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이제는 말산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사가 한국마사회장이 되어야 한다. 95년 역사 동안 정치논리에 의해 낙하산으로 임명되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적폐 정권의 행태를 똑같이 따라한다면 또 다른 촛불이 타오를지 모른다. 합법을 짓누를수록 풍선효과에 의해 불법이 늘어나는 것은 뻔하다.

경마와 승마 등 말산업은 1차산업(말의 생산) 2차산업(말의 육성과 순치) 3차산업(경마와 승마 시행)등을 완벽하게 갖춰 대표적인 6차 산업으로 꼽힌다. 말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을 부활시키고 복권이나 토토처럼 편의점에서 마권을 판매토록 하는 제36대 한국마사회 회장이 탄생하길 바란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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