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오영복)는 11월 28일 오전 10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한국경주마생한자협회 경매장에서 ‘2017년 11월 국산마 1세 경매’를 진행했다. 이번 경매에서 2억 원이 넘는 경주마가 3두나 탄생했다. 이전 경매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최고가는 모마 ‘소머치펀’과 부마 ‘한센’의 자마로 2억 5천2백만 원을 기록했으며, 변창덕 부경마주협회 마주에게 낙찰됐다. 최고가와 7백만 원 차이를 보인 모마 ‘퍼스트베이스’와 부마 ‘메니피’ 자마는 ㈜디알엠씨티 서울마주협회 마주에게 2억 4천5백만 원에 낙찰됐다. 마지막으로 이종훈 부경마주협회 마주는 모마 ‘커리어타임’과 부마 ‘메니피’ 자마를 2억 3천만 원에 낙찰했다.

낙찰두수, 낙찰률 낙찰평균가와 최고가는 증가했다. 낙찰평균가는 7천9백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3천만 원이 올랐으며, 최고가는 2억 5천2백만 원으로 지난해 2억 원보다 5천2백만 원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서울마주와 부경마주 낙찰두수 차이는 8두였지만 올해는 차이가 2두로 감소했다. 올해 평균낙찰가를 보면 서울마주는 7천3백여만 원이고, 부경마주는 7천8천여만 원이다.

이번 경매에서는 씨수말 ‘메니피’와 ‘한센’ 자마가 인기를 모았다. 메니피의 인기는 변함이 없었으며, 이외에도 ‘한센’, 민간 씨수말 ‘컬러즈플라잉’이 그 뒤를 따랐다.

한편, 역대 최고 경매 낙찰가는 2013년 3월에 기록한 2억 9천만 원으로 모마 ‘미스엔텍사스’와 부마 ‘엑톤파크’의 자마다. 그러나 당시 이 경주마는 이어링세일이 아니라 2세마 경매여서 곧바로 경주에 투입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있었다. 그러나 이어링(1세마) 경매는 1년 동안 육성과 순치과정을 거쳐 경주에 투입시켜야 하는 위험 부담이 있다. 그런 점에서 2억원짜리 망아지 매매 그것도 3두가 탄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전체적인 상황은 그리 반갑지 않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총 94두 중 27두가 낙찰돼 지난해보다 상장두수와 낙찰두수 모두 감소했다. 올해 낙찰률도 28.7%로 지난해 32.6%에서 감소한 형태를 보였다.

경매 불황이 시작된 것은 4년 전부터다. FTA로 사료값이 급증하는 등 생산농가에 악재가 더해지며 현재까지 경매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부터 ‘경매의 딜레마’가 시작됐다. 경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질의 사료 급여, 고급 기술자 채용 등 선결돼야 할 문제가 많은데도 경매에서 말이 안 팔리면서 생산농가들이 투자를 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으로 경주마의 질, 인재 양성 등 말산업의 근간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생산농가의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되는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말산업이 1차 산업으로서 뿌리내려야 한다. 말산업을 국가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말산업의 기본인 말을 키워내는 데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육성, 순치-경주시행-생산의 순환 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한다. 각 단계의 과정마다에는 치열한 경쟁을 동반한다. 그리고 경마는 세계 120여 국가가 시행하는 글로벌 산업이다. 그러다보니 세계와의 경쟁도 필수다. 각 나라들의 경마산업 최종 경쟁의 정점은 어느 나라가 가장 뛰어난 번식마를 소유하는가로 모아진다. 번식마 중에서도 어느 나라가 가장 뛰어난 씨숫말을 소유하는가로 경쟁의 핵심이 모아진다. 지난 1999년 사망한 미국의 씨숫말 ‘미스터프로스펙터’는 1회 교배료가 100만달러(한국돈 약 11억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한국마사회가 씨숫말 소유정책을 지속하고 있어 민간 차원에서의 자율경쟁을 통한 발전방향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생산 분야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씨수말 정책을 과감하게 민간에 이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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