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한국마사회는 임기 3년의 신임 회장 모집 절차를 진행중이다. 촛불혁명의 결과로 5월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며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장 물갈이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첫 공공기관장 지명인사란 점에서 공공연하게 교체 대상으로 가장 먼저 지목됐다.

한국마사회를 비롯해 공공기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공모를 통해 임명하고 있다. 그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출신(33대 장태평 회장), 정치권 출신(31대 이우재·32대 김광원 회장) 인사가 자리했다. 농림부 차관을 역임했던 30대 박창정 회장은 부회장을 거쳐 2003년 8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역시 농림부 고위공무원 출신이었던 이양호 현 회장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마사회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19일 임명됐던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고향인 구미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임원추천위원회는 11월 15일부터 26일까지 서류 접수, 28일 서류심사, 30일 면접을 거쳐 12월1일 한국마사회장 후보자를 3배수로 추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통보한다. 기재부에서 최종 후보가 선정된 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11월 30일 면접에는 참석한 회장 후보자는 모두 6명이었다. 이중 김낙순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임성한 전 한국마사회경영본부장, 윤영기 마주 등 3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누가 새 회장이 되든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온라인 마권발매 시스템을 부활시키는 일이다. 말산업 육성을 위한 주요 재원이 경마시행을 통해서 조달된다. 그러나 재원의 원천인 경마를 과도하게 규제함으로써 말산업육성이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차산업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말산업을 꼽고 있다. 6차산업이란 1차산업(농축산물 생산 등)×2차산업(식품제조 가공 등)×3차산업(유통 판매 체험 관광 축제 등)을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경마는 복권이나 토토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 사행성이 현저히 더 낮은 데도 말이다. 복권이나 토토는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서 발매할 수 있지만 마권은 그러지 못한다. 마권은 2009년7월20일 잘되고 있던 온라인 마권발매 시스템(농협과 제휴한 Knetz) 마저도 폐지해버렸다. 신분이 철저하게 드러나고 마권구매상한선(10만 원)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제도인데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선진국에서는 경마에 대해서는 말생산과 육성이라는 1차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 육성시키는 정책을 펼치는 반면 한국은 경마를 도박의 황제로 취급하여 규제를 강화하는 데서 빚어진 현상이다.

경마는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불릴 만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과 추리의 스포츠다.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선수)의 능력을 30%로 전제하여 분석한다. 정작 도박성이 강한 복권이나 토토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신임 회장은 경마에 대한 편파적 규제를 풀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산업이 6차산업의 대표주자로 인식되는 것은 경마와 승마를 위해서는 1차산업(말의 생산) 2차산업(말의 육성과 순치) 3차산업(경마와 승마 시행)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정보를 다루는 소위 4차산업까지를 포함하는 것이 말산업이다. 특히 경마산업은 이러한 구분이 극명하고 투명하게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육성 순치-경마시행-생산의 순환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에서는 경마=도박으로 인식하여 각종 규제와 통제가 강화돼 말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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