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산업 대표 주자 말산업 롤모델 선보인 현장가들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매년 말이면 한국마사회는 ‘연도대표마’와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시상을 한다. 본지 도 매년 초마다 17개 부문에 걸쳐 ‘말산업대상’ 시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업의 6차산업화 우수 경영체 발굴과 지속적인 홍보를 통한 대국민 관심도 제고를 위해 매월 ‘이달의 6차산업인(人)’을 선정하고 있다.

6차산업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말산업은 말의 생산(1차)과 육성(2차) 그리고 대회 시행 등 각종 산업과 연계(3차)한 뒤 다시 우수한 말을 생산하는 1차산업으로 환류하는 과정을 내포한다.

말산업과 연관된 1차산업의 경우 △작물재배 등 사료 △사육과 생산 육성 △축종 서비스 등 품종 개량 및 혈통 검사며 2차산업은 △장구 제조 △축산분뇨 처리 △승마장 등 건설 △각종 중개를 포함한 도소매업으로 집약된다. 3차산업은 △교육 서비스 △수의 △운수 △출판 및 방송 △금융 및 보험 등이 해당된다.

말산업은 그 분야가 더 넓어 특정 개인이나 업계가 전 산업 과정을 전부 담당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가 있지만, 인식의 전환을 통해 행정과 소통하고 홍보하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6차산업의 중심인 말산업 롤모델의 탄생도 어렵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유명하지 않아도 된다. ‘우승’하지 않아도 된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감동으로 빛낸 말산업 ‘馬&人 베스트5’를 소개한다. - 기자 말


1. 죽음의 수렁에서 건진 희망이 구조대원들
한여름 무더위가 절정이던 8월,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발(發) 구조 요청이 SNS에 올라왔다. 물도 못 마시고 사료도 못 먹어 굶은 상태로 땡볕에 방치, 죽기 직전인 3세 암말을 구조하자는 것. 상황을 최초로 발견한 임경자 씨는 말의 온몸에 붙은 진드기 300여 마리를 떼고 진드기약을 발라준 뒤 말산업계 종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귀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함께했고, 신속하게 대처했다. 서종필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말을 무상으로 치료했으며 노철 제주 오케이 목장 대표는 목장으로 이동할 차를 무료로 제공했다. 케이트박 선생은 본인 목장에서 치료하고 좋아질 때까지 지내도록 했고, 지금까지도 이 말을 돌보고 있다. 구조한 말 이름은 ‘희망(Hope)’으로 지었다. 이제 건강을 완전히 찾은 희망이는 케이트박 목장에서 지내고 있다. 희망이 사건은 말을 산업동물로만 대했던 우리 말산업계에 말 복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한 올해 일대 사건이었다.


2. 경주마 이름으로 기부…서울마주협회원들
마주(馬主) 하면 항상 ‘노블리스 오블리주’란 단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막상 그 진정성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일부 언론과 국민은 ‘마주’하면 돈 많은 CEO의 여가 생활, 도박에 빠진 CEO들을 생각하지만, 이런 인식을 전환하는 일대 사건이 올해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서울마주협회와 소속 마주들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후원, 국내 최초의 시각 장애 유아특수학교인 ‘서울효정학교’ 개교에 힘을 보탰다. 경주마들 이름으로 문을 연 서울효정학교는 2세붙너 7세까지 시각장애 영유아들의 조기 교육을 위해 9월 1일 개교했다.
서울효정학교의 각 교실마다 ‘백광’, ‘인디밴드’ 등 유명 경주마들의 이름을 달았고, 교실 옆에는 해당 경주마의 나눔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월과 사진을 전시, 말을 테마로 꾸몄다. 또한 ‘인디밴드’ 어린이점자도서관과 꼴찌 말로 인기를 끌었던 ‘차밍걸’의 옥상 운동장도 만들어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서울효정학교가 마주들과 경주마 이름으로 기부, 건립한 일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이는 서울마주협회의 대표 사회 공헌 브랜드이기도 한 ‘동물 명의 기부 프로젝트’와 뜻을 같이 한다. 말산업 이미지 혁신을 위한 마주들의 노력과 사회 공헌 행보는 올해 우리 말산업을 빛낸 또 하나의 롤모델로 선정됐다.


3. 국내 유일 봉사 동호인 단체 ‘마루’ 69인
말산업계는 유독 협회, 단체, 기관, 동호인 모임이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통 이익을 좇아 이합집산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 ‘마루’는 국내 유일의 봉사 동호인 단체로 손꼽힌다.
이승룡 더지엘 갤러리 대표를 중심으로 서동영 한국말산업연구회 회장, 김학신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문세영 기수, 정호익 조교사 등 ‘마루’ 모임 회원과 회원 지인들은 4월 28일 ‘제3회 홀슈가든축제 및 자선바자회’ 행사를 열었다. ‘홀스가든축제 및 자선바자회’는 마루 동호인들이 수년째 함께 모여 독특한 지역 문화 축제로 만들고 음식 나눔, 홀슈피칭 대회, 자선바자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해마다 바자회를 겸한 축제를 열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교류하고 자선회를 통해 거둔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이웃 사랑 실천의 모임.
12월 14일에는 안양시 소재 ‘사랑의 밥상’에서 사랑나눔시민운동본부 측에 독거노인에게 식사 제공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 및 송년 모임 행사를 개최했다. 마루 동호인들은 애장품 경매, 자발적 성금 모금 등을 통해 200만 원을 기부했고,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도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200만 원을 출연해 총 400만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4. 지역 학교 연중 무료 승마 교실…승마장궁평캠프
승마장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유소년 승마 발전과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무료 승마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승마장궁평캠프(대표 류태정)도 올해 우리 말산업계에 감동을 전했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승마장궁평캠프는 4월 5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1년간 화성 해운초등학교 전교생 54명을 대상으로 무료 승마 교실을 해왔다. 지역 유소년들을 위한 무료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운영한 경우는 전무했다.
이 지역 토박이인 류태정 대표는 모교인 해운초등학교를 한국 유소년 승마 발전상의 롤모델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역, 고향 발전과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승마사업을 시작한 류태정 대표는 학교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말산업도 살리기 위해 무료 승마 교실을 시작했다고. 많은 이들을 승마를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갖길 바란다는 류태정 승마장궁평캠프 대표와 이들의 활동은 오랜 침체에 싸인 승마산업 활성화에 새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5. 관광 랜드마크화 앞장, 렛츠런팜 제주
말산업의 6차산업화를 진두지휘할 아이템은 바로 ‘관광.’ 1995년 개장 이래 지난해 최대 인원인 7만 명, 올해는 14만여 명이 방문한 렛츠런파크 제주에는 그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이현철 목장장과 전 임직원들은 태풍, 수해 등의 어려움에도 만여 평의 ‘기적의 해바라기밭’을 조성해 목장의 관광 명소화에 앞장섰다. 이렇게 조성된 렛츠런팜 제주의 해바라기밭은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향연의 장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사업을 더욱 기획·구체화해 기존 시설 공간을 재배치 및 리모델링도 했고 관광 콘텐츠 확충을 위해 실내외 체험 콘텐츠를 도입, VR체험 및 말 테마 박물관과 트랙터 마차, 승마 체험을 진행했다. 또한 추석 기간을 앞두고 코스모스를 파종, 관람객들이 꽃밭 중앙 포토존 나무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조성하면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과 말의 정원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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