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2월 7일 “기존의 경마 사업에서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아 승마 중심의 말산업 육성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세종시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마사회를 인식할 때 경마만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한국마사회가 대한민국 전체 말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방향을 바꿔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말산업 육성으로 축산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승마 산업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마사회가 ‘적폐 기관’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신뢰 회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1~2개월 안에 가시적으로 한두가지 방안을 마련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7일 “그동안 마사회가 이익을 창출하는 데 역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공익 창출을 위한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부산의 대표 랜드마크인 광안대교에서 새해희망메시지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응원을 위한 형형색색의 미디어아트가 9일부터 2주간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광안대교의 7000여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는 설 연휴를 전후로 9일부터 23일까지 오후 8시와 9시 2차례에 걸쳐 10분 동안 진행된다. 미디어 파사드는 미디어와 건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가 합성된 용어로, 건물 외벽에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투사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아울러 “그동안 마사회가 적폐 기관이라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으므로 신뢰 회복을 위해선 밑에서부터 되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밑에서부터 제가 하는 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사회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현명관 당시 마사회장이 연루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후임인 이양호 전 회장이 취임한 뒤에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기관별 감사를 연달아 받았고, 이 전 회장은 임기를 2년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낙순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말산업은 세계가 하나로 움직이는 글로벌 산업이다. 특히 경마에서의 평지경주는 서러브레드(Throughbred) 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경마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어느 나라가 더 훌륭한 ‘서러브레드’를 소유하는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특히 경쟁의 핵심은 어느 나라가 더 좋은 번식마를 확보하는가로 모아진다.

우리나라는 전자기기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말산업은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말산업이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질좋은 승용마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마를 위주로 하는 말산업육성법과 경마를 위주로 하는 한국마사회법을 통합하고 경마시행과 관련해서는 ‘경마법’을 별도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세계 어느 나라를 뒤져보아도 복권이나 토토보다 경마가 천대받는 나라는 없다. 적어도 복권 토토를 파는 곳에서는 마권도 함께 팔아야 한다. 마권보다 복권이나 토토를 우대하는 비정상적인 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독점의 경마시행체임과 동시에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전담기관이다. 복마전 적폐기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한국마사회’라는 명칭을 버릴 때가 되었다.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의해 한국마사회는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원, 처 등 합리적 이름 부여)’으로 거듭나야 한다.

말산업진흥공단이 승마 대중화와 경마 세계화에 힘쓴다면 경마=도박, 한국마사회=복마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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