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축 개량 기술력·노하우 갖고 있어…말산업 홍보 및 인식 개선은 과제
‘새만금 말산업 복합단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 나와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 경주마 생산의 선진화 및 국제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는 사실상 경주마 생산과 관련해서는 처음 열린 정책 토론회로 말산업 관계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남쪽 제주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말 생산 농가 관계자들은 어떠한 정책 토론이 이뤄지는지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였다.

2시간 넘게 펼쳐진 토론회에서는 한국경마의 선진화·국제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이룩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다른 경마 선진국들에 비해 출발이 늦었지만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으며, 충분한 기술력과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도 제시됐다. 아직 사행성 도박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경마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며, 아직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말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산업계 모두가 합심해 일궈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요 이슈를 토론회 참가 인물별로 정리했다.

 

▲이진우 한국마사회 해외종축개발팀장

■이진우 한국마사회 해외종축개발팀장
발표자로 나선 이진우 팀장은 △국내 경마산업 현황 △경주마 유전 연구 및 실용화 △해외종축개발사업 △경주마개량 및 수출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경마산업은 2017년 기준 7조 8천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연간 경주마 생산 규모는 1,400여 두 규모이다. 이는 세계 15위 수준으로 세계 1위는 미국으로 21,000여 두가 생산된다. 경주마 수준은 중위권 정도로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 중소규모의 농가에서 생산되고 있다. 현재 국내 경주마의 해외 수출은 저조한 상태이며, 국내산마의 질적 개량을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경주마 개량 연구 및 실용화는 말의 경주 성적 및 혈통 데이터를 이용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능력을 추정, 취합하는 것으로 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우수한 경주마 개량에 힘쓰고 있다. ‘K-NICKS’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은 현재 미국에서 통용되는 기술보다 2배 이상 우수하며, 이를 도입해 소기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이를 활용한 해외종축개발사업과 국내산마 개량 가속화를 통해 한국경마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제2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말산업 규모를 4조 원으로, 일자리는 3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소년 승마·재활승마에 대한 지원을 통해 승마의 공익성을 강화 및 승마 대중화에 노력하겠다. 국제경마대회 개최, 경주마 개량 추진을 통해 2021년에는 경마 선진국 수준의 파트1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서 국내산 경주마의 생산, 육성, 조련에서 유통까지 일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복합단지를 통해서 말산업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

■강승구 전라북도 농축산식품부장
전북도는 올해 말산업 특구 유치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추진되는 새만금 말산업 복합단지 조성이 있는데 말산업에게 새만금은 기회일 수도 또는 아무것도 아닐 수가 있다. 현재 단지 조성 말고는 지원과 관련해 명문화된 게 없는데 넓은 땅을 주체가 돼서 개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계속 조성 사업이 연기되고 있는데 다른 산업 분야에서 요구가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새만금 말산업 복합단지에 관심이 있는 단체는 미리 지금부터라도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말을 키우기 위해서는 초지가 필수인데 초지 조성과 관련해 땅의 염도가 높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 초지를 조성할 때 관련 연구와 스터디를 한 상태에서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파종해놓고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농업용수에 대해서도 해결해야 한다. 여러 가지 복합적 요소를 해결할 경우 새만금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권광세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장
말 사는 사람은 비싸서 적자고, 말 파는 사람은 싸서 적자이다. 이상한 구조다. 설훈 농해수위원장과 김한정 의원이 시의적절한 말을 해줬다. 생산 기반을 다지고 국내 말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님도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하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2차 말산업 종합 계획에 새만금 말산업 복합단지가 포함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미국에서는 씨수말의 1회 교배료가 5억, 일본에서는 3억 5천씩 받고 있다. 그만큼 말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소를 2년 키워봐야 4~5백만 원밖에 못 받는데 말은 잘 키워놓으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한다. 말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런 자부심을 갖고 말을 키우고 있다.

말 키우는 사람들이 땅 욕심 때문에 새만금 말산업 복합단지에 눈독을 들인다는 얘기가 나올까 봐 미리 말씀드린다. 땅 욕심은 추호에도 없다. 땅은 가능하면 빌려 쓰려고 하고, 평수도 적정 규모로 정할 생각이다. 그리고 나머지 큰 땅은 공동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아울러, 장비도 각 농가가 따로 사서 부담을 가질 필요 없이 5~6개 농가가 공동으로 사면된다. 전문가가 필요하다면 세계에서 가장 최고의 전문가를 공동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공동 운영함으로 다른 세계 목장과도 경쟁할 수 있다.

좋은 말이 아니면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없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가장 경제적이면서 최고의 경주마를 생산 육성하겠다.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

■김세호 새만금 개발청 과장
우리 조상들은 말과 친숙했으나 현재 국내에서 경마는 사행성으로 외면을 받고 승마는 귀족스포츠로 외면을 받고 있다. 과거 조상과 같이 현재와 미래의 국민은 말과 친해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관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말을 통한 약자에 대한 배려, 승마의 대중화, 관광 상품을 활용한 말의 이용 등이 필요하다. 우선 재활승마는 수익성이 적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야 하고, 승마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대중화해야 한다. 말의 종류도 다변화해서 나이, 체격 등에 따라 다르게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게다가 말을 관광과 접목시켜 국민들이 말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할 필요성도 있다. 이런 것들이 수반된다면 새만금은 말산업 복합단지로 성공을 거둘 것이고 최적지가 될 것이다.

■손칠규 한국신지식농업인중앙회장
말 목장을 30년 하면서 아직도 말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우리는 꿈을 꾼다. 경기도의 말산업과 제주의 말산업, 경북의 말산업과 경북의 말산업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지만 이제는 그 노하우가 전북의 새만금에서 완성되기를. 전국의 공무원들이 특정 승마선수의 성적을 걱정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말들이 두바이월드컵과 켄터키 더비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국회의원들이 필요한 시간을 쪼개 국정감사에서 마사회 예산 운용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말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말을 위한 시스템과 말 관련 공제 보험 등을 제도화하는 데에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주길 기대한다. 새만금을 찾아오는 많은 관광객들이 수백만 평의 초원 위에 수백만 마리 말들이 뛰노는 모습을 구경하고, 수백 대의 왜건 마차들이 거니는 모습을 꿈꿔 본다.

■김태융 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 농림부의 말산업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관이다. 생산자와 수요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요구를 수용해 관련 정책들은 건의도 하고, 정책으로 만들어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하겠다. 제3자 입장에서 보면, 1차 말산업 계획에서 양적 팽창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양적으로 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지금 2만 7천 두에서 6만 두로 말 두수를 늘린다고 선진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말 두수를 많이 늘리면 생산농가는 사실 죽는 거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산업이 사행산업이다. 경마장은 도박장이란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다. 경마와 관련해서는 방송 홍보도 못 하고 더 이상의 선전도 못 하게 돼 있다. 이런 인식과 제약을 허물지 않고는 더 이상 나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계속 추진하고자 하는 게 마권의 온라인 발매이다. 전 국민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에 말을 수출하겠다는 얘기도 나왔는데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중국과는 검역 협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더욱이 지금 국내산 말들은 해외말들과 비교가 안 된다. 해외 말산업 시찰을 통해 직접 본 해외말들은 국내 말들과 다리와 허벅지 자체부터가 차이가 나더라.
우리나라는 현재 말 훈련장더 갖추고 있지 못한데 훌륭한 훈련장을 만들고 좋은 말을 만들고 혈통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권광세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장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경마산업의 역사가 외국에 비해 적지만 경마매출액 규모는 7위 규모이다.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산업임에도 부정적 요소만이 부각돼 도박 산업으로 본다는 것은 문제이다. 우리 말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경마산업이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말산업은 없다. 경마산업을 제대로 만들어가기 위해서 경주마 생산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외국에서 우리에 와서 말을 사갈 정도로 경마 기반이 선진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내수에 그치지 아니하고 해외 경마선진국에 수출까지 간다면 효자 산업까지 갈 수 있다. 새만금 말산업 복합단지의 성공 여부가 우리 말산업의 성공 여부일 것이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 경주마 생산의 선진화 및 국제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는 사실상 경주마 생산과 관련해서는 처음 열린 정책 토론회로 말산업 관계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요 이슈를 토론회 참가 인물별로 정리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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