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취임식에서 2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 한국마사회`로 만들겠다는 것과 조직안정을 위해 `공정인사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취임 2개월이 지나도록 조직개편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약속한 탕평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조직 전체가 복지부동이 심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마사회 A부장은 “취임사에서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 한국마사회의 혁신 경영을 기대했으나 회장의 뜻이 없는 아무런 의미 없는 인사가 한차례 있었을 뿐 허송세월만 보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며 볼멘소리를 했다. 또 B처장은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간파한 직원들이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과 무안안일의 일상에 빠져들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낙순 회장은 전임 회장들이 깊이 파놓은 조직원 간의 갈등의 골을 메우면서 새로운 경영혁신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한국마사회의 조직은 일반 국민들과는 다른 생활패턴에 오랫동안 근무하다보니 매우 폐쇄적이다. 습관화, 관례화로 의식도 굳어져 있다. 토요일, 일요일 주말과 공휴일 근무가 일반화되다보니 대외활동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패쇄적 의식을 가속화시켰다. 그리고 언론이며 정치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동네북처럼 얻어터지다보니 사회 구조에 대한 원망과 패배의식도 팽배해 있다. 사회 트렌드와 동떨어진 외딴섬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조직원들끼리 끼리끼리의 문화가 형성되어 수많은 라인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한국마사회 직원들은 조직 구성원에 대해 관심이 많고 소소한 사안까지 공유되어 기업경영의 기밀유지가 어렵다. 국회나 정부 등에 반대파의 정보를 투서하는 형태도 빈번하게 발생해 조직원간 반목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김낙순 회장은 본인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조직 개편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배치 시켜야했으나 때를 놓치고 말았다는 내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말산업은 세계가 하나로 움직이는 글로벌 산업이다. 특히 경마에서의 평지경주는 서러브레드(Throughbred) 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경마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어느 나라가 더 훌륭한 ‘서러브레드’를 소유하는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특히 경쟁의 핵심은 어느 나라가 더 좋은 번식마를 확보하는가로 모아진다. 우리나라는 전자기기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말산업은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말산업이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질좋은 승용마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마를 위주로 하는 말산업육성법과 경마를 위주로 하는 한국마사회법을 통합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독점의 경마시행체임과 동시에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전담기관이다.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한국마사회라는 명칭을 버릴 때가 되었다.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의해 한국마사회는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원, 처 등 합리적 이름 부여)’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이 말산업진흥공단은 승마 대중화와 경마 세계화에 힘쓴다면 경마=도박, 한국마사회=복마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역대 회장들이 형식적으로 운영했던 말산업발전위원회를 적극 활용하여 이 기구의 자문을 정책에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 어느 나라를 뒤져보아도 복권이나 토토보다 경마가 천대받는 나라는 없다. 적어도 복권 토토를 파는 곳에서는 마권도 함께 팔아야 한다. 전국 7천여 곳에 이르는 편의점이나 복권방등의 판매소에서 마권을 판매한다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복권 구입을 도박으로 인식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국민들이 접근하기 쉽게 했기 때문이다. 경마도 전화 온라인 마권 발매를 재개하는 것이 시급하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