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말산업학회 춘계 학술대회 이모저모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27일 열린 한국말산업학회가 주관한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미래지향적 말산업 전문교육과정의 모델링’이란 주제로 꾸며졌다. 특히 해외에서 초청된 두 명의 연사는 말산업 강국으로 꼽히는 일선 오스트리아 말산업 생산·육성 및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산증인들이었다. 국내와는 다소 다른 형태와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그들의 선진 경험을 발판 삼아 한국형 말산업 전문교육과정을 양성한다면 국내 말산업의 미래에도 긍정적이라 생각된다. 해외 초청 연사들의 학회 발표를 요약·정리했다.


◆ 오스트리아 말 전문 중고등학교의 교육제도
- 카타리나 브랜드스테터(Katharina Brnadsteter)

오스트리아 말산업 전문교육기관은 한국의 중학교에 해당하는 ‘아베째 람바흐’와 고등학교 격인 ‘하아카 람바흐’가 있다.

‘아베째 람바흐’는 기본적으로 3년 교육과정을 갖고 있으며, 12주에 걸쳐 실습 과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말 이론과 실습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며, 말 경영학과 기본적인 작용 원리 등에 대해 배운다. 또한, ‘아베째 람바흐’는 특별하게 4년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10개월간 실질적인 트레이닝을 배울 수 있으며, 3년 과정보다 뛰어난 졸업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아베째 람바흐’는 농업 관련 교육기관으로 △말산업 △일반농업(주로 산림) △가정 등 3가지 전공이 있다. 전체 학생 수는 410명가량으로 60명의 교원이 있다.

한국으로 치면 상업 고등학교 격인 ‘하아카 람바흐’가 있다. 가톨릭 베네딕도회가 운영하는 사립학교로 1971년 설립됐으며, 3개 학과가 운영 중에 있다. 학생수는 180명 정도이며, 27명의 교원이 있다. 학생들의 나이는 14세부터 20세까지 분포돼 있다.

개설된 학과는 △말산업 △국제 경영 △미디어 등 3개이다.

말산업 학과에서는 말에 관련된 비즈니스 등을 주로 공부한다. ‘하아카 람바흐’에 진학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베체 람바하’에서 3~4년 과정을 공부하고 오기 때문에 말이나 승마 자체에 대한 기술 교육보다는 말과 승마에 관련된 학문을 전문적으로 가르친다. 예를 들어 말을 갖고 어떻게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유럽 12개국 등 다른 비슷한 수준의 학교들과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어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듣고, 공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말 전문 중고등학교인 ‘아베체 람바하’와 ‘하아카 람바흐’에서 7년간 교육을 받은 카타리나 브랜드스테터(Katharina Brnadsteter) 양의 발표 모습.

‘하아카 람바흐’의 장점 중 하나는 대학에 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비투어(Abitur)를 거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데 실업계 고등학교이지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따라서, 상당히 경쟁력과 수준이 높은 편이다.

‘아베체 람바하’와 ‘하아카 람바흐’ 모두 학교 자체적인 승마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100m 떨어진 장소에 ‘페데쩬트롬 스타들 파우라(Pferdezentrum stadl paura)’란 말 훈련센터가 있는데 계약을 맺어 이곳에서 실기 수업을 모두 진행한다. 이 말 훈련센터는 국가가 소유한 오래된 건물을 활용한 사례인데 민간단체인 오스트리아 말생산자협회와 정부가 절반씩 지분을 갖고 운영한다.

-말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고, 졸업 후엔 어떤 일을 할 예정인지.
3살 때 말을 타기 시작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말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어머니에게 말 관련 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의견을 말해 갈등을 빚었으나 설득 끝에 말 관련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결국 ‘아베쩨 람바흐(abz Lambach)’에서 4년, ‘하아카 람바흐(HAK Lambach)’에서 3년 총 7년간 말에 대해 공부했다.

졸업한 후에는 외국에 나가서 말과 관련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수의학을 공부하고 말 전문 수의사가 되고 싶다.


◆다목적을 위한 하프링거의 훈련방법 소개
- 로버트 마이어(Robert Mair) 오스트리아 하프링거협회 사무총장

‘하프링거’는 전 세계에서 단일 품종으로는 가장 많은 말 두수를 갖고 있는 작은 말 중 하나로 온순한 성격으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뛰어난 신체적 조건을 바탕으로 육종 번식뿐 아니라 가족형 말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평균 1m 50cm의 작은 체고에도 불구하고 높은 장애물도 잘 넘는 훌륭한 스포츠용 말이다.

하프링거의 물리적인 특징을 보면 강건하다. 티롤 산악지역에서 자생했던 덕분인지 한국의 제주마처럼 편자 없이도 건강한 발굽을 유지하며, 근육이 잘 발달됐다. 온순한 성격을 지녔지만 말의 움직임은 정확하다.

▲오스트리아 하프링거협회의 창립 당시부터 협회와 함께해 온 로버트 마이어(Robert Mair) 사무총장의 모습.

정신적인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온순하다. 체고는 1m 50cm밖에 안 되지만 1m 80cm 키에 100kg 체중을 지닌 성인 남자가 타더라도 지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고집도 세지만 뭔가를 할려고 하는 성취 의지가 강한 말이다.

하프링거가 과거 티롤 산악지방에서 자랄 때와 농경마로 활용될 때 펑퍼짐한 체형의 워킹호스였다면, 현대에 와서는 날씬한 체형을 지닌 스포츠호스로 진화하고 변모했다.

오스트리아에는 1만여 개의 말산업체가 있으며, 말 두수는 12만 여두 가량이 된다. 이중 15%에 해당하는 18,000두가 하프링거 품종이다. 협회는 각 지방협회로 분할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하프링거협회에 통합된 체계를 유지한다. 오스트리아의 말산업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인구 대비)할 때 평균 이상의 규모를 갖고 있다.

오스트리아 내에 있는 하프링거는 의무적으로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기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하프링거는 거래할 수 없으며, 교육을 받고 나면 교육 증명서가 발급된다. 특히, 수말은 하프링거 센터에서 30일간 머무르면서 각종 테스트를 받고 성적을 정식 인증 받아야 수말로서 등록이 인정된다.

오스트리아에는 어린 말을 훈련시키는 트레이닝센터가 활성화돼 있다. 전혀 훈련이 되지 않은 말들을 대상으로 기초 훈련을 하는 전문가들이 상당히 많이 있으며, 총 3단계에 걸쳐 훈련을 진행한다. 첫 단계는 말이 사람과 친해지는 단계로 안장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과 사람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두 번째는 조마삭 단계로 말이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사람이 원하는 명령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이 단계는 어린 말을 훈련하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오스트리아 말산업은 전문가 양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세 번째 단계는 마차를 끄는 단계이다. 말을 타는 과정에서 말들이 사람의 무게를 인정하고, 속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적인 부분을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훈련시킨다. 보통 이 단계를 거치면 말을 기승하게 되는데 여러 마리를 그룹 지어 훈련한다. 이미 숙련된 말들을 동행시킴으로 인해 아직 미숙한 말들이 따라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장애물용 승용마로 활용하기 위해 횡목을 이용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시키는 훈련도 시행한다. 바닥에 횡목을 놓고 넘도록 해 장애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과정이다. 아울러, 승마용으로 훈련하는 거의 모든 말은 마차훈련도 함께 실시한다. 마차는 대개 조마삭 줄을 두 줄로 해 훈련하고, 마차 끄는 법을 배운다. 마차를 끄는 법을 배우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더 뒤에 무언가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마차훈련에 이어 마차경주를 할 때에도 최초 2마리용 마차를 활용해 경험 없는 말이 경험 있는 말을 따라 배울 수 있게 한다.

하프링거협회는 전 세계적인 조직으로 매년 지역 선발전과 국가 선발전을 거쳐 국제대회를 연다. 5년마다 한 번씩은 ‘하프링거 만국 박람회(Haflinger Weltausstellung)’ 개최하고 국제적인 규모의 하프링거 행사를 개최한다.

유럽 35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하프링거 유럽 챔피언십 대회’는 올해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며, 한국 하프링거 관계자들이 원한다면 대회에 초대하겠다. ‘하프링거 만국 박람회’는 2020년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하프링거가 국제승마연맹(FEI)가 주관한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지.
하프링거는 각종대회에 출전해 S클래스까지 뛴다. 오는 8월에 개최되는 유럽챔피언에도 S클래스까지 열리며, 국제승마연맹(FEI)가 주관한 대회에도 다수 출전하고 있다. 다만, 웜블러드에 비해 키가 작기 때문에 이벤트성 성격이 강하며, 24살 미만의 기승자가 하프링거를 타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24세 이상은 별로 없다.

-하프링거는 다른 모색은 없나.
하프링거는 아주 가벼운 밤색부터 어두운 밤색까지만 있다. 그밖에 다른 모색은 없다.

-어린 말을 훈련시키는 시기는 언제쯤인가.
하프링거는 3살 정도에 훈련을 시작하는 게 적당하다.

-승용마로 사용하는 말들은 거세를 하나.
오스트리아 하프링거협회에서는 생산자들로부터 어린 수말을 전부 수매해 우수한 수말을 선발하는데 2차 선발에서 떨어지는 말들은 거세하고 판매한다.

-하프링거가 다른 품종(웰시포니 등 조랑말과)과 경쟁해서 스포츠용 말로서 경쟁력이 있는지.
유럽이나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다른 품종에 비해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작은 말 가운데 유일하게 그랑프리 뛰는 말이 하프링거이다.

-훈련을 시키면 유소년 승마에 충분한가.
그렇다.

▲27일 열린 한국말산업학회가 주관한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미래지향적 말산업 전문교육과정의 모델링’이란 주제로 꾸며졌다. 특히, 해외에서 초청된 두 명의 연사는 말산업 강국으로 꼽히는 일선 오스트리아 말산업 생산·육성 및 교육 현장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했다.

정리=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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