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김창만)가 올해 두 번째 국산마 경매를 5월 14일과 15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협회 경매장에서 실시했다. 생산농가 134두, 한국마사회 29두 등 총 163두가 상장된 이번 경매에서 61두가 낙찰되었다. 최고가는 1억1천200만 원을 기록한 ‘선셋키’와 ‘엑톤파크’ 사이에서 2016년 2월 출생한 수말에게 돌아갔다. 생산자와 판매자 모두 이시돌협회며 서울의 조합마주, 금아산업(주)이 낙찰받았다. 서울 62·부경 37·일반 2명이 구매 신청했으며 평균가는 3,736만 원, 총낙찰액은 22억7,900만 원. 평균 낙찰률은 37.4%를 기록했다.

한국마사회가 육성시켜 상장한 국산마는 29두 중 25두가 낙찰됐으며 낙찰률은 86.2%를 기록했다. 2016년 3월 출생한 ‘밋미인드림랜드’와 ‘한센’의 자마는 1억600만 원에 낙찰됐다. 평균가는 3,596만 원. 반면 생산농가는 134두를 상장했고 이 가운데 36두만 낙찰, 26.8%라는 저조한 낙찰률을 남겼으나 평균가는 3,833만 원을 기록해 전체 평균보다 상회했다.

생산농가와 한국마사회의 낙찰률처럼 서울과 부경의 낙찰 두수와 총낙찰액의 양극화도 심화됐다. 같은 시즌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경이 15억8,420만 원을 투자했으나 올해는 5억7,900만 원에 그쳐 10억 원 이상 서울과 차이가 났다. 낙찰 두수도 24두나 차이가 났다.

지난해에 비해 한국마사회와 생산농가 낙찰률, 평균낙찰가 모두 하락하며 말 경매의 총체적 투자 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미즈타니 마사테루 마주가 3,300만원과 2,500만 원에 2두를 각각 낙찰받으며 도합 5,800만 원의 외국인 마주 구매 기록을 남겼고 플렉스인베스트먼트 측이 일반 자격으로 5,500만 원에 ‘페더럴리스트’와 ‘카론’의 자마를 낙찰받았다.

한편,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엑톤파크’는 국내 리딩사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민간 씨수말로 국내 최다연승 기록을 세운 ‘미스터파크’의 부마다. 제주 이시돌목장에서 도입했으며 자마들이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면서 부동의 리딩사이어 ‘메니피’ 자마들을 경마대회와 경매에서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샤다이목장 출신으로 2014년 국내 금악목장으로 들어온 ‘페더럴리스트(Federalist)’의 자마 2두 6,100만 원과 5,500만 원의 고가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를 마치고 많은 생산농가들이 볼멘소리를 했다. “정부와 한국마사회의 경마 정책만 믿고 생산에 뛰어든 농가들만 과잉 생산으로 모두 망하게 되었다”는 주장에서부터 “한국마사회가 고가의 씨수말 도입을 독식하는 한 민간목장은 발전할 기회가 없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시행만 충실하게 하고 생산 사업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 “경마상금을 대폭 인상하여 마주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 ......

무슨 산업이든 발전 정책의 정답은 현장에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각자가 처한 입장에서 개인의 이익에 중점을 두고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객관성이 결여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을 무시한 채 책상 앞에 앉아서 고민하는 정책은 현실성이 없는 공허한 이상이 되거나 방향이 틀려질 수 있다.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육성-경마(경주)-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경마시행 즉 경주(Racing)는 좋은 경주마를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다. 절대 도박행위가 아니다. 경주를 통해서 질좋은 경주마를 찾아내고 그 경주마를 생산에 투입해 더 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고 다시 경주에 투입시켜 더 좋은 경주마를 찾아내면서 세계 경마산업은 발전해왔다.

결국 세계 경마산업 경쟁의 핵심은 어는 나라가 가장 좋은 씨수말을 보유하고 있는가로 귀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마사회가 독점하고 있는 씨수말 정책은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민간의 경쟁을 사장시켜 세계와의 경쟁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제는 정부와 한국마사회의 씨수말 정책이 바뀔 때가 되었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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