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린 제37회 아시아경마회의(ARC, Asian Racing Conference)가 전 세계 경마 시행국간 상호 협력을 도출하는 등 발전적인 논의를 이끌어내며 성공리에 폐막했다. 특히 말 복지, 공정경마 등 핵심 아젠다와 관련한 회의가 나흘 연속 진행되면서 새 국면에 들어선 국내 말산업이 세계화는 물론 파트Ⅰ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5월 14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과천의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경마회의는 ‘혁신, 협력, 변화’를 주제로 발매, 도핑 등 다각적인 분야에 대한 회의가 진행됐다. 총 10개의 분과 회의와 12개의 전체회의로 열렸으며 윈프리드 아시아경마연맹 의장, 필린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CEO 등 주요 세계 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회의 첫날인 14일(월)에는 ARF 총회, IFHA 집행위원회, 국제심판회의, 아시아경주분류위원회 등 국제 경마 기구들의 분과 회의가 개최됐다. 또한 경주마 순치 방법 등 경주마의 복지를 개선시키기 위한 은퇴마 복지에 관한 심층적 논의도 진행됐다.

15일에는 경마의 글로벌 브랜드화에 대한 집중 회의가 열렸다. 윈프리드 아시아경마연맹 의장은 “경마가 점점 세계화되어 가고 있지만 축구, 야구 등 다른 스포츠처럼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ARC 주제처럼 경마 시행국간 협력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경마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필린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디어 CEO는 “경마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스포츠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YouTube, 인스타그램 등 각 소셜미디어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스포츠 스타의 일상을 팬들에게 공개하는 등 24시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히며 스포츠팬과 스킨십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외에도 여성 경마팬 참여, 프로스포츠 클럽의 사례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 회의에는 니알 슬로안 ITV사 스포츠부문 이사, 우나 찬 홍콩자키클럽 선임 컨설턴트 등 국외 마케팅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특히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성에 관한 심층 토론도 진행했다.

‘불법 경마 근절을 위한 국제회의’에는 아시아경마연맹 소속의 불법도박근절TF(의장 Martin Purbrick)가 참석, 국제 불법도박 시장의 확산 및 그에 따른 국가별 대응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약 80조 원으로 추정되는 한국 불법 사설 경마 시장의 규모 및 확산 추세가 유난히 심한 이유에 대해 불법경마근절TF의 특별 연구 과제 발표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TF 수석연구원 더글러스 로빈슨(Douglas Robinson)은 한국 불법 사설 경마 시장의 확대 원인 및 그에 따른 경주 공정성 위협, 병적 중독 현상, 세금 탈루 등의 사회 문제와 4가지 해결책으로 △온라인 베팅 시행을 통한 합법시장 경쟁력 향상 △불법 사설 경마 시장 색출을 위한 기술력 향상 △불법사이트 운영자 강력 단속 △국가별 이해 관계자들의 협력관계 구축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대회 4일째이자 폐막식이 열린 17일 오전 9시부터는 ‘말 복지(Equine Welfare)’를 주제로 회의가 진행됐다. 박경원 한국마사회 생산육성지원 부장은 한국 말산업 소개와 함께 국내에서 말 복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 과제를 설명했다. 근 100년 역사를 지닌 한국마사회가 말산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주도 역할을 해야 하는 당위를 언급한 뒤 그 과정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물과 공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1년 제정된 동물보호법과 2011년 제정된 말산업육성법에도 특수 동물인 말의 복지를 다루는 규정은 없다는 점을 꼽으며, 여러 측면에서 말의 복지에 관한 특수한 규정 내지 조항을 신설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시아경마회의에서는 대한민국 경마가 선진화하기 위한 다양한 과제와 성과가 도출되었다. 회의 성과물들이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과 선진하에 유용하게 쓰여지기를 기대한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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