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5월 20일은 한국 경마가 최초로 시행된 날이다. 일제는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식민지 통치정책을 강압에서 문화정책으로 바꾼다. 경마는 문화정책의 하나로 이 땅에 등장했다.

한국마사회는 5월 18일 한국 경마 시행 96주년을 기념해 경마 유관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경마의 날 행사를 가졌다. 본관 문화공감홀에서 열린 기념식에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을 비롯, 강석대 서울마주협회장, 홍대유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장, 황순도 기수협회장, 김창만 한국경주마 생산자협회장 등 200여 명이 모여 96주년을 축하했다. 또한 총 50명의 경마 관계자를 선발하고 감사패를 전달함으로써 노고를 치하하고 상호 협력을 다짐했다.

렛츠런파크 서울 마혼비(馬魂碑)에서는 말 위령제 및 경마 무사고 기원제가 진행됐다. 세상을 떠난 경주마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분향강신례’, ‘참신례’, ‘초헌례’, ‘독축례’, ‘아헌례’, ‘종헌례’, ‘망요례’, ‘음복례’ 8단계 제사로 예를 갖췄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기념사에서 “한국경마 감격의 100주년이 4년 남았다. 이처럼 오랜 세월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애써주신 경마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한국 경마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전문화, 글로벌화와 함께 혁신을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국마사회 임직원과 모든 유관단체가 힘을 합쳐 한국 경마산업을 함께 견인하자”고 독려했다.

말산업은 글로벌산업이다. 세계와의 경쟁을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구조다. 현대적 말산업은 경마와 승마로 대표된다. 지구의 절반정도 국가에서는 마육도 말산업의 중요한 부문을 차지한다. 일제 강점기 1922년 이후 대한민국은 경마산업이 말산업의 전부로 인식되어 왔다. 다른 나라에서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경마=도박으로 홀대받고 있다.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는 복마전으로 취급받고 있다. 경마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들이 이어졌지만 모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입견과 편견에 의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깊어졌다. 이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승마를 위주로 하는 말산업육성법과 경마를 위주로 하는 한국마사회법을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마사회는 독점의 경마시행체임과 동시에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전담기관이다.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한국마사회라는 명칭을 버릴 때가 되었다.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의해 한국마사회는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원, 처 등 합리적 이름 부여)’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 말산업진흥공단이 승마 대중화와 경마 세계화에 힘쓴다면 경마=도박, 한국마사회=복마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2차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으로 다양한 말산업 대중화 정책을 마련했다. 피겨 등 비인기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듯이 승마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보자.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되었다. 유독 경마에 대해 각종 편파적 규제를 쏟아냈다. 2009년7월20일 농협과 공동으로 진행하던 온라인 마권 발매방식인 Knetz가 전면 폐지되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는 온라인 발매는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개의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비해 마권은 3개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구입할 수 있다. 접근성에서 도저히 경쟁을 할 수가 없는 불공정한 구조다.

이런 불공정한 구조를 타파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말산업의 발전 방향을 찾기 어렵다. 마권도 스포츠토토나 복권과 똑같이 판매될 수 있도록 모든 관계자들이 사활을 걸고 나서야 한다. 이런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법 32조에 있는 ‘말산업발전위원회’를 적극 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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