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회장 김광원
열정과 고뇌를 모아 미래를 열어가는 한해가 되길 기원

경인년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호랑이 해입니다. 호랑이는 썩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청렴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부정부패에는 단호한 자세로 임할 것입니다.

말 산업 육성계획은 경인년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경마가 주력사업으로서 마사회의 모든 사업을 떠받치는 원동력이지만 향후에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 속담에 “못난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승마산업의 규모가 미미하고 당장은 수익성이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는 승마산업이 성장이 정체된 경마를 지탱해줄지도 모릅니다.
“위하는 자식은 눈이 먼다”는 말도 있습니다. 경마에만 모든 사운을 걸었다가는 경마사업이 장애를 만났을 때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토영삼굴(兎營三窟)이라고 토끼도 도망칠 굴을 세 개 판다고 하지 않습니까. 발매수수료에만 목을 매는 현 사업구조는 미래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승마와 함께 우리경마를 국제화하고 고도화하는 일에도 힘써야 합니다. 근대경마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미국에서 대중화되었지만 유럽과 미국의 경마는 이제 카지노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세계 경마의 중심은 점차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마의 합법화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만일 중국 경마 베팅이 허용되면 중국, 한국, 일본, 홍콩 등 동아시아 경마시행국들이 거대한 아시아 경마시장을 놓고 치열한 패권다툼을 벌일 것입니다. 낙후되어 있는 국내 경주마 수준을 끌어올리고 경마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제4경마장이 건설되면 한국경마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경마는 매출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경마장 숫자나 말 생산 규모에서 영세하여 국제경마계에서 변방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당장의 수지타산을 떠나 산업의 규모를 키운다는 면에서 제4경마장 건설은 분명 긍정적인 미래입니다.

문화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것입니다. 경마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서구경마처럼 품격 있는 경마문화가 꽃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대중적인 종합예술을 통해 마사회와 경마의 품격을 높이는데 주력하겠습니다.

또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숨은 인재를 적극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동안 마사회는 규정과 관행의 틀 안에서 사람을 말처럼 ‘순치’시켜온 결과 조직 순응적인 인물들만 양산, 회사가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변화를 선도하고 창조적 파괴를 감행할 수 있는 역동적인 괴짜들을 적극 등용하여 마사회의 신기원을 열어가겠습니다.

기호지세(騎虎之勢)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호랑이 등에 타고 있으면 내리려고 해도 내릴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도중에 중단할 수 없는 큰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된다 안 된다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인화 단결하여 우리의 갈 길을 가야 합니다.

“Dream is nowhere” 꿈은 아무 곳에도 없다는 말도 한 칸 띄워 읽으면 “Dream is now here” 꿈은 이제 눈앞에 있다는 말이 됩니다. 열정과 고뇌를 모아 미래를 열어가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한국마사회
회장 김광원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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