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근 박실승마장 대표

[말삽업기자] 황인성 기자= 무더운 여름 뙤약볕이 내려 쬐는 모래 마장 위는 그야말로 열탕이 따로 없다. 이러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일본인 승마교관의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이 있었다. ‘경주퇴역마 승용 순치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그들이다. 그중에서도 멀리 부산에서 과천까지 먼 걸음을 한 박상근 박실승마장 대표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퇴역마 순치 교육에 참여한 모범 교육생이다. 말산업 현장에서 직접 종사하며 말산업을 마주한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경주퇴역마 승용 순치 교육’에 참여하게 된 계기.
일본 크레인 승마장의 ‘영업사원이 없는 승마장은 승마장이 아니다’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2015년 일본 크레인 승마장을 직접 방문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처음 갔을 때는 이게 저게 뭔지도 잘 몰라서 어리버리 했는데 두세 번 승마장 직원을 동반해 다녀오니 조금은 개념이 감이 잡히더라.
우리는 크레인 승마장의 시스템만 공부하러 갔는데 한국마사회에서 일본 교관을 초청해 실기를 가르쳐준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신청해 교육에 참가하게 됐다. 직접 가려면 한 달에 2천만 원 가량을 들여야 하는데 이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육에 참가했는데 한 번도 안 빠졌다.

-크레인 승마장에서 큰 인상을 받았다고.
일본 크레인 승마장 각 지점마다 영업사원이 4~5명씩 있더라. 우리는 비영업사원도 없어서 빌빌대는 판국인데 말이다. 영업팀은 어찌됐건 밖으로 나가서 고객을 유치해 온다. 한번은 당초 우리 코스를 이탈해 영업사원을 따라가 봤다. 그랬더니 정말 치열하게 영업을 하더라. 동네 슈퍼마켓이고 어디고 판촉물을 돌리면서 열심히 영업하더라. 90%의 사람이 외면하더라도 10%가 유치되면 대박이니깐. 그걸 보면서 영업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교육 받고 있는 박상근 박실승마장 대표의 모습.

-순치 교육은 어떤 점이 도움이 되는가?
일선 승마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안전한 말을 확보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를 태워도 사고를 안내는 잘 조련된 말이 필요한데 처음부터 그런 말은 없다. 그래서 그런 말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배우는 게 도움이 된다. 승마에서는 이론 교육 이외에도 실기가 중요한데 직접 교관이 실기기술을 전수해준다는 사실이 크게 도움이 된다.

-부산에서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한 지는 얼마나 됐나.
10년 됐다. 승마장 형태는 농어촌형 승마장이고 있고, 짧은 기간이지만 발품을 많이 팔아 지금 승마장을 잘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부에서 말산업 육성과 관련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일선 승마장이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단 이야기들도 있는데.
맞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난 정부 및 마사회의 지원 사업 등을 잘 활용하고는 있지만, 나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일단, 승마장에 오는 고객에게 열성을 다하고, 재미있게 해줘야 계속 승마장을 찾는다.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만을 따서 유지하는 모습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엄청난 경쟁 시대인데 말산업이라고 다를 게 없다. 입 벌리고 누워있으면 감이 떨어지겠나. 얼마나 자기 스스로 다방면으로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거다.

-경주퇴역마 승용전환 순치 교육을 받았다. 경주퇴역마가 말산업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고 보는지.
그렇다. 일반적으로 서러브레드는 경주마이기 때문에 날뛰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걸 한 단계 뛰어 넘어서 잘 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배운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생말보다는 경주퇴역마가 낫다. 퇴역마는 기본 조련은 돼 있기 때문이다. 단지, 스피드만 줄이면 충분히 활용하기 수월하다. 지금은 배우는 입장이지만, 향후 10년 뒤에는 우리 모습이 엄청나게 변해 있을 거다. 그리고 기술 보급이 별개가 아니고, 내가 먼저 배워 승마장을 잘 운영하면, 다른 승마장에서 비결이 뭔지 다 따라하게 돼 있다.

-경주퇴역마 전문 민간 조련센터가 있다면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될 거 같다. 하지만, 일선 승마장에서는 돈 주고 경주퇴역마의 순치·조련을 맡길 만한 형편이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센터가 있다면 모를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주퇴역마 승용 순치 교육’에 참여한 박상근 박실승마장 대표는 일본 크레인 승마장의 ‘영업사원이 없는 승마장은 승마장이 아니다’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마음에 들어 많이 벤치마킹을 했다고 전했다. 최근 ‘학생승마’에 중점을 둬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영업전략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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