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라운(Big Brown)
최악의 20번 게이트 등 악재 불구 4전 전승가도 이어가
2위 암말 ‘에이트 벨’ 결승선 통과후 앞다리 골절로 안락사 비운

30년간 풀지 못한 3관달성이 마침내 이루어질 것인가.
켄터키더비 우승마 ‘빅 브라운’(Big Brown)에 거는 기대가 사뭇 커지고 있다. 올해 켄터키더비는 역대대회 가운데 최대의 혼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경주가 끝난 지금 ‘빅 브라운’이라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으로 미 대륙은 온통 들썩이고 있다.
지난 4일 새벽(한국시간) 켄터키 처칠다운즈 경마장에서 열린 제134회 켄터키더비에서 ‘빅 브라운’은 그야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경주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15만여 인파의 환호 속에 펼쳐진 경주의 초중반은 난타전이었다. 선행을 주도한 ‘밥 블랙 잭’을 필두로, ‘카우보이 칼’, ‘리캡처더글로리’ 등 대거 5,6두가 선두권을 두텁게 형성하며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빅 브라운’은 불리한 출발지(20번)를 의식한 듯 차분히 5,6위권에서 경주를 전개해 나갔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4코너에 접어들자 7-8두의 경주마들이 대거 혼전양상이 펼쳐졌고, ‘빅 브라운’도 순식간에 선두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2분여의 짧지만 긴 박빙의 승부는 여기까지였다. 직선주로에 들어선 ‘빅 브라운’은 발군의 스테미너를 바탕으로 2위권과 마신차를 점점 벌리기 시작했고, 암말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에이트 벨’이 끈질기게 따라 붙었지만 결국 2위마와 4와 3/4마신차의 쾌승을 낚아냈다.
우승확률 “3-1”의 ‘빅 브라운’과 함께 인기를 모았던 ‘커널 존’(Colonel John)과 ‘파이로’(Pyro)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 각각 6위와 8위에 그쳤다.
‘빅 브라운’의 20번 게이트 배정, 거기에 4와3/4마신차 우승은 에서는 꽤 큰 마신차다. 지난 2006년 당시 ‘바바로’의 6과 1/2마신차 우승이 역대 2번째의 큰 마신차로 기록될 만큼 ‘빅 브라운’의 우승은 당초 예상을 뒤엎는 쾌승이었다.
‘빅 브라운’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갖가지 진기록을 낳았다. 4전 전승 가도를 이어가며, 전승으로 켄터키더비 우승을 차지한 마필로는 역대 7번째를 기록하게 되었다. 또한 이전 단지 3전만을 치루고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1915년 암말 ‘리그레트’ 이후 대회사상 2번째의 경주마가 되었다. 지난해 출전 당시 3전 전승을 기록중이던 ‘컬린’(Curlin) 역시 에서는 3위에 그치며 대기록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대회 ‘빅 브라운’의 우승으로, 3관마 탄생을 기대케 만드는 이유는 따로 있다.
경주 내용적으로 볼 때, ‘빅 브라운’은 내로라하는 3세마들을 대상으로 선입권에서 시종일관 외곽을 크게 선회하는 고전을 펼쳤지만 비교적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빅 브라운’이 를 치르기 전 3번의 경주에서 모두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에 비추어 볼때, 과연 최외곽 출발지인 20번 게이트에서 무리없이 선두권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한 바 있지만 선행일변도에서 완전히 탈피하며 또 다른 잠재력을 선보인 것이다. 켄터키더비에서 최외곽 게이트인 20번의 출발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거의 80년 만에 일이다. 1929년 ‘클라이드 반 듀센’(Clyde Van Dusen)이 20번 게이트에서 우승한 이래 처음 있는 것으로, ‘빅 브라운’은 가장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가장 어려운 확률을 뚫어낸 셈이다.
여기에 ‘빅 브라운’은 혈통적인 측면에서 다소 거리적성이 짧을 거라는 예측 역시 보기좋게 뒤엎었다. 부마 ‘Boundary’가 배출한 자마들이 모두 단거리 적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를 앞두고 혈통 전문가들은 ‘빅 브라운’의 우승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상상 이상의 경주력으로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물론 경주거리 2,400M로 치러지는 삼관경주 마지막 관문 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을 남기고 있지만 말이다.
이렇듯 출발지의 불리함, 혈통적 거리적성, 질주습성의 한계 등을 모두 극복한 ‘빅 브라운’의 향후 행보는 가볍게만 느껴지고 있어 삼관마 탄생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해 보다 높아만 가고 있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의 출전신청 현황을 비추어 보더라도 현재 ‘빅 브라운’을 포함해 출전마 중에서는 ‘리캡처더글로리’(5위) 만이 출전신청을 하고 있고 거의 대부분의 출전마들이 새로운 페이스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내로라하는 3세마들이 소위 “꼬랑지를 내렸다”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美 포탈사이트 ‘야후’와 유력 리서치 기관인 ‘RHTB’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빅 브라운이 올해 3관을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82%가 “그렇다”라고 답해 2006년 ‘바바로’ 이후 가장 높은 삼관달성 확률을 나타내고 있어 1978년 삼관마 ‘어펌드’(Affirmed) 이후 30년을 기다려온 트리플크라운 탄생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아만 가고 있다.
이날 켄터키더비를 보기위해 처칠다운즈 경마장을 찾은 관중수는 157,770명으로, 역대 2번째로 많은 관중을 기록해 대회전 스타부재로 흥행을 고심하던 주최 측의 고민이 기우(杞憂)였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날 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암말 ‘에이트 벨’(Eight Belle)은 결승선 통과 직후 양쪽 앞다리 골절로 인해 경주로를 떠나지 못한 채 안락사되는 비운을 맞았다.
“비극(Tragedy)이 빅브라운의 우승을 가리웠다(overshadow)”라는 현지 유력지 기사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빅 브라운’이라는 스타 탄생 못지않게 ‘에이트 벨’의 사고에 대해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또다시 경주로의 안전과 경주마 보호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 암말로서는 유일하게 출전한 ‘에이트 벨’은 암말로는 에 10년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지난해 에서 우승을 차지한 암말 ‘래그즈 투 리치즈’에 이어 암말 강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예기치 못한 불상사로 인해 전세계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총 20두 출전, 5위 이하 생략)
순위 출발
번호
경주마명 부마 모마(외조부마) 기록
및 착차
기수 조교사 마주
1 20 Big Brown Boundary Mien
(Nureyev)
2:01.82 켄트 데저무 리차드 듀트로우 Jr. IEAH stables
2 5 Eight Belles Unbridled`s Song Away
(Dixieland Band)
4 3/4 가브리엘 사에즈 래리 존스 팍스 힐 팜
3 16 Denis of Cork Harlan`s Holiday Unbridled Girl
(Unbridled)
3 1/2 캘빈 보렐 데이빗 캐롤 워렌 Jr. 부부
4 2 Tale of Ekati Tale of the Cat Silence Beauty
(Sunday Silence)
2 3/4 에이바 코아 바클레이 택 찰스 핍케
5 18 Recapturetheglory Cherokee Run Cold Awakening
(Dehere)
3/4 E.T. 베어드 루이 러셀 Ⅲ세 루이 러셀 Ⅲ세


(배당률)
단승식(Win) 20 6.8배 연승식(Show) 20 4.8배 ⑤ 6.4배 16 11.6배
쌍승식(Exacta) 20-⑤ 70.8배 삼쌍승식(Trifecta) 20-5-16 1,722.8배 사쌍승식(Superfecta) 20-5-16-2 29,368.9배
입장인원 157,770명 매출액 $47,956,786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