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공식 입장 발표, “모든 승마인이 적폐는 아니다”

“말산업 발전에 전문 승마인 활용할 시점…유소년 선수 위해 렛츠런 승마단 존치해야”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국내 전문체육 승마선수들로 구성된 ‘전국승마선수협의회(회장 우정호, 이하 선수협)’가 한국마사회 ‘렛츠런 승마단’ 해체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선수협은 7월 27일 ‘한국마사회 승마단 해체인가? 말산업 해체인가?’란 입장문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 한국마사회의 승마단 정상화 촉구, 말산업 발전 위한 전문 승마인의 활용, 승마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등에 대해 말했다.

우선, 선수협은 ‘렛츠런 승마단’ 해체와 관련해 전반적인 아쉬움을 드러냈다.

승마계가 국정농단 여파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시점에 ‘렛츠런 승마단’ 해체 소식은 전문체육 승마선수들에게는 큰 악재이자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반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할 한국마사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큰 우려감을 드러냈으며,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추진하는 말산업 육성과 관련해 전문 승마인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간접적인 입장도 전했다.

선수협은 “말을 이용한 수익 창출은 생산과 조련, 우수한 대회 성적 성취 등을 통해 말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뤄진다”며, “생산은 생산자가, 조련을 포함한 우수한 대회 성적은 전문 승마선수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전문 승마선수들이 힘을 보태야 빛이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승마가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재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유소년 승마선수들이 많다는 현장의 모습도 전달했다. 선수협은 “지금의 유소년 승마를 들여다보면 말을 좋아하고 즐거워서 승마를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이며, 이 아이들은 열심히 하면 한국마사회 승마단에 들어가 지원받을 수 있다”며, “한국마사회 승마단 해체로 인해 이제 그 답도 해주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민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으며, 적폐로 낙인찍힌 승마인의 항변도 펼쳤다. “정유라가 승마선수였었기에 승마가 태풍의 눈이 되었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지만 모든 승마인이 적폐로 취급되는 것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한국마사회의 승마단 해체가 구족을 멸하는 케케묵고 잔인한 처벌방법을 되살리는 것 같은 느낌으로 우리 승마선수들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전국승마선수협의회 입장문 전문이다.


‘한국마사회 승마단 해체인가? 말산업 해체인가?’

한국마사회가 지난 7월 12일 2002년 창단해 운영해오던 한국마사회 승마단 해체를 발표했다.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인한 파벌과 밥그릇 싸움, 장기간의 회장 공백 사태로 진퇴양난에 빠진 승마계에 또 다른 충격을 주었다.

한국마사회 승마단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승마선수단의 지원을 끊고 국민생활승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 생활승마 확대는 승마를 대중화시키는 중요한 목적 사업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골프에 박세리가 있었고, 피겨스케이팅에 김연아가 있어 두 종목이 국민적 스포츠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동반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할 한국마사회가 이런 우매한 결정을 내린 것에 한숨만이 나올 뿐이며, 말산업의 고른 성장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말산업은 농가들에게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또한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 말을 이용한 수익 창출은 생산과 조련, 우수한 대회 성적 성취 등을 통해 말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뤄진다. 생산은 생산자가, 조련을 포함한 우수한 대회 성적은 전문 승마선수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올해부터 국내산 어린 말 승마대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또한 전문 승마선수들이 힘을 보태야 빛이 발할 것이다. 이런 말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적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전문 승마선수들의 지원을 끊는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마사회 승마선수단은 아시안게임에서의 좋은 성적 외에 눈에 드러나지 않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소외지역 유소년 승마단 재능기부, 승마 대중화를 위한 말 문화공연 등이 그것이다. 더 이상 승마는 결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며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닌 것을 한국마사회는 인지하여야 한다. 전국에 한국마사회의 지원을 받고 창단한 유소년 승마선수들의 꿈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이 아이들의 꿈도 그들만의 리그인가?

현실을 직시하면 예전에는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이 되는 아이들 소수가 승마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유소년 승마를 들여다보면 말을 좋아하고 즐거워서 승마를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이다. 이 아이들은 선배들에게 묻고 있다. “코치님 열심히 잘 타면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요?” 이제 우리는 답을 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열심히 해서 한국마사회 승마단에 들어가면 지원을 받아 나갈 수 있어’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다. 정유라가 승마선수였었기에 승마가 태풍의 눈이 되었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승마인이 적폐로 취급되는 것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마사회의 승마단 해체가 구족을 멸하는 케케묵고 잔인한 처벌방법을 되살리는 것 같은 느낌으로 우리 승마선수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전국승마선수협의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마사회 승마단을 정상화하는 말산업 육성 전담 기관 한국마사회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2018. 7. 27.
전국승마선수협의회

▲국내 전문체육 승마선수들로 구성된 ‘전국승마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한국마사회 ‘렛츠런 승마단’ 해체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선수협은 27일 발표문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 한국마사회의 승마단 정상화 촉구, 말산업 발전 위한 전문 승마인의 활용, 승마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등에 대해 말했다. 사진은 한국마사회에서 열린 2016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승마대회.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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