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와 세계 강자 15두가 출전해 자웅을 겨룬 제3회 코리아컵(GⅠ) 경마대회는 일본 대표 디펜딩챔피언 ‘런던타운’(일본, 5세, 수, 마키타 조교사, 토루마키우라 마주)이 2년 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런던타운’의 경주력은 막강했고, 압도적이었다. 경주 초반 우승 유력 후보는 ‘런던타운’과 한국대표 ‘청담도끼’로 압축됐다. 공교롭게도 우승 후보 2두가 모두 선행마라는 점이 관심으로 꼽혔다. 경주 초반 선행은 ‘청담도끼’가 주도했으나 ‘런던타운’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선입 전개를 펼친 ‘런던타운’은 3C 이전 수월하게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엔 적수 없는 질주를 통해 낙승을 거뒀다. 제3회 코리아컵 경마대회에서 ‘런던타운’이 보여준 경주력은 소위 상대마를 의식하기보다는 연습 겸 경주를 치르는 듯한 인상을 보여줬다. 즉 전개 이점, 최적 전개, 페이스 안배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고, 상대마의 방해가 없다면 우승을 낙관한 듯한 경주전개를 펼쳤고, 이는 당초 예상대로 여유 있는 우승으로 이어졌다.

우승마 ‘런던타운’에 이어 준우승은 한국대표 ‘돌콩’이 차지했다. 경주 초반 중위권 전개를 펼친 ‘돌콩’은 종반 최선의 추진 속 역전을 노렸지만 우승마를 잡기엔 역부족이었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7세마 ‘클린업조이’는 최종 3위로 선전했고, 우승 후보로 거론된 ‘청담도끼’는 경주 중반부 역전을 허용한 후 동력을 잃어 최종 4위에 그쳤다.

일본대표는 국내에서 시행된 코리아컵 경마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제1회 대회에선 6세마 ‘크리솔라이트’가 우승을 차지했고, ‘런던타운’은 제2, 3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코리아컵을 통해 본 한국경마의 수준은 확실하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제1회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한국대표 ‘트리플나인’은 우승마와 16마신차를 보였고, 제2회 대회에선 4위를 차지한 ‘트리플나인’과 우승마와의 격차는 무려 21마신 차다. 제3회 대회에선 ‘돌콩’과 우승마와의 격차는 15마신차를 보였다. 한국 내 경마에서 15, 21, 16마신차를 능력으로 비유한다면 1등급 경주마와 4~5등급 경주마간 수준으로 비유된다. 한국은 제3회 코리아컵을 통해 국내 최강의 경주마가 출전했다. 부상을 당한 경주마를 제외하곤 한국에서 활동중인 최고 수준의 경주마 출전한 반면 일본은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런던타운’보다 능력이 우수한 경주마가 수두룩하다.

코리아컵을 통해 한국경주마 수준은 극명하게 확인이 됐다. 한국은 그동안 우수 씨수말의 도입, 경마 선진국에서 경주마 육성, 수준 높은 대회의 시행 등 다각도로 경주마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현재의 수준까지 올라온 점도 그에 따른 노력이 뒷받침됐다. 코리아컵을 통해 본 한국경마는 3년 동안 변화가 없었다. 경주마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생산, 육성, 체계적인 경주 운영과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말산업은 글로벌산업이다. 세계와의 경쟁을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구조다. 현대적 말산업은 경마와 승마로 대표된다. 지구의 절반정도 국가에서는 마육도 말산업의 중요한 부문을 차지한다. 일본에서 시작해서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 동유럽과 서유럽의 프랑스까지 많은 나라들이 말고기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취급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1922년 이후 대한민국은 경마산업이 말산업의 전부로 인식되어 왔다. 다른 나라에서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경마=도박으로 홀대받고 있다.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는 복마전으로 취급받고 있다. 경마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들이 이어졌지만 모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입견과 편견에 의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깊어졌다. 1차산업부터 2,3차산업을 포함하여 4차산업을 아우르는 말산업의 특성을 고려,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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