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은 1차 2차 3차 4차산업이 융복합되어야 완성되는 6차산업이다. 어느 한 군데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일파만파로 그 파급이 번져나간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조화를 이뤄야하는 특징이 있다. 말산업은 지구상 120여 국가가 경마 혹은 승마를 하는 세계적인 산업이다.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식민지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국마사회라는 이름과 조직을 버리고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경마 시행은 현행 한국마사회법을 경마법으로 전환하여 말산업진흥공단 산하에 두어야 한다. 더 나아가 선진국들처럼 차제에 경마를 완전히 민영화 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 시장에 맡기면 시장이 알아서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말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긴급한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문을 닫는 목장과 승마장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경영의 어려움 때문에 속앓이를 하면서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승마장들의 속앓이가 도를 넘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지 않으면 단일 축종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말산업육성법이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경마산업도 위기가 엄습하기는 마찬가지다. 신규 경마팬이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의 경마팬마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져 부대산업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 생산자와 마주, 경마정보시장 종사자들까지 생계 곤란의 위험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말산업 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위기 상황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단 2명의 공무원이 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태조사 자체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복권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는 담당 공무원이 7명이나 되는 것에 비하면 말산업 육성 전담 공무원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실태조사를 하더라도 외부용역업체에 의뢰해 형식적인 결과만 도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위기 상황의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해야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처방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위해서는 말산업을 구성하는 단체들을 규합하여 가칭 ‘실태조사단’을 꾸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샘플조사가 아닌 목장이나 승마장 모두를 전수조사하여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말산업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책이 필요할까. 경마의 경우는 질좋은 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한 정책을 기본으로 복권이나 토토처럼 동네 편의점 등에서 마권을 판매해야한다. 복권이나 토토와 비슷하게 전국 7천여 판매소를 학보하면 문재인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또한 2009년에 폐지된 온라인 마권발매시스템(농협과 연계한 Knetz)을 부활시키면 신분이 확실하게 드러나 건전경마 정착에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사행산업은 업종별 규제 차이가 매우 심하다. 특히 참여 수단에서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90년대 이전엔 경마가 독점적으로 시행됨으로써 경마가 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경륜 경정이 도입되고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토토)이 생겼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생기면서 경마에 대한 집중적인 규제가 이뤄졌다. 불평등·불공정성이 심화되었다.

승마의 경우 위기상황 실태 조사 및 긴급 경영안정자금 및 사료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지원기관은 농식품부→농협중앙회→지역조합→승마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회와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고사하고 있는 말산업을 살려낼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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