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파트Ⅰ 진입을 위한 한국 경마의 국제·세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10월 21일부터 뉴질랜드에 한국 경마 실황 수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6월 경마 종주국 영국에 수출하는 성과에 이어 뉴질랜드 시장까지 진출하며 또다시 수출국을 추가하는 쾌거를 이룬 것. 수출 계약 파트너는 뉴질랜드 현지 경마 및 발매 총괄 기구인 뉴질랜드경주위원회(NZRB : New Zealand Racing Board)다. 지난 2017년 12월 말부터 양사의 수출 논의가 시작됐으며 약 11개월간 긴 협의 끝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뉴질랜드는 2016년 8월~2017년 7월 시즌 기준 총 308일, 2,564경주를 시행하며 마권 매출 규모는 약 3천억 원에 달한다. 경마 시행체 중 최고 레벨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Ⅰ 국가다. 매주 일요일 한국경마 실황 중 일부가 뉴질랜드 현지에 중계 및 발매된다. 연간 약 250개의 경주를 수출할 예정이며, 수출 규모는 양사간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2016년 3월 25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펼쳐지는 10개 경주가 호주로 수출되어 한국경마 세계에 알리기가 가속화되었다. 호주는 현재 마권매출에 있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연 매출이 약 146억 유로이며, 한화로는 약 19조에 이른다. 한국 경마시장의 연 매출액이 8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호주의 경마시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호주 경마시장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호주는 한국과 달리 주중에도 경마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은 단일 시행체로 금, 토, 일 3일만 경마가 열리지만, 호주는 경마장만 37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시행체가 존재하고 있다. 더하여 호주국민들은 경마 사랑이 그 역사만큼이나 유별나 ‘140년 전통의 멜버른 컵’ 결선이 치러지는 11월 첫 번째 화요일이면 전 국민이 하던 일을 멈추고 TV를 지켜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3년 12월 싱가포르와 정규수출을 체결한 이래, 프랑스와 말레이시아 등 매년 범위를 확대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3개국(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831경주를 수출하며 387억 원의 해외매출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2016년에 경주 수출을 더욱 가속화했다. 같은해 3월, 말레이시아와 정규수출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11월부터 진행한 시범수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은 결과였다.

호주와 경주실황 수출 계약 성과는 레이팅제도를 비롯한 국제표준시스템 도입, 국산마의 해외 경주출전 확대, 국제경주오픈 등과 같은 다양한 경마혁신 노력들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었다. 호주와의 경마중계 수출합의는 한국마사회가 경주 수출 사업을 개시한지 3년 만에 비로소 서구권 메이저 경마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올해는 6월 영국과 수출 계약을 맺으며 스페인, 아일랜드, 벨기에까지 4개국을 추가했고, 이번 뉴질랜드 계약 체결로 수출국은 총 13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한국경마는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의 주요 경마 시행국 대부분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2014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한국경마 실황의 해외 수출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2017년까지 말레이시아, 프랑스, 호주, 홍콩, 마카오, 미국을 포함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미주 4대륙으로 그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017년 기준 8개국으로 수출, 해외 매출액은 약 629억 원에 이른다.

이렇게 해외에서는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경마가 정작 국내에서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마=도박의 황제 라는 프레임에 갇혀 발전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박성이 훨씬 높은 복권과 스포츠토토에 비해 편파적 규제를 당하면서 끝간데없이 추락하고 있다. 경마 자체의 매출은 물론이고 관련 산업종사자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적어도 복권이나 토토와 같은 수준의 정책이라도 시행되길 간절히 바란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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