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제3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마지막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 가운데 시민단체를 대표해 나온 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대표는 불법 사행산업 근절을 위한 일환으로 제시되고 있는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과거 매출총량제의 강력한 시행을 통해 기존 합법 사행산업의 근절을 소리쳤던 그가 이제는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를 적극 찬성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일까. 부정적 편견에 갇혀 있던 무지몽매에서 깨어난 것일까. 공청회장에서 만난 그는 말산업저널 기자에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과거와 지금의 사행산업 환경은 굉장히 바뀌었다. 사감위 출범 초기에는 불법을 크게 염려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온라인으로 불법도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급속도로 불법도박이 늘어나고 있고, 합법도박의 3~8배에 이르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불법 사행산업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합법 사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불법으로 갔던 이들이 합법으로 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다만, 합법 사행산업에서도 자칫 도박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합법 사행사업자들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치와 안전장치를 잘 마련하고, 이용자가 도박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합법 사행산업이 이러한 모습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불법도박을 막아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불법도박을 할 경우는 강력한 처벌과 사회적 공분을 일으켜서 우리 국민들 가운데 스스로 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 토토 등 스포츠 베팅류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니 청소년과 일반인이 불법이라고 생각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감위 차원의 불법도박 근절에 대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하고. 불법 도박 시행자에게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온라인을 합법화하는 게 중요한 요소가 기존 사행산업들은 특정한 장소로 가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요즘 스마트폰이 발달돼 그런 곳에 가지 않더라도 어느 장소에서나 편한 시간대에 맘대로 도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이런 불법도박의 경쟁력을 오프라인의 합법 사행산업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합법 사행산업도 온라인화를 통해서 이용자들로 하여금 편의성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불법으로 갔던 사람들이 합법으로 유인할 수 있다. 불법과 비교할 때 게임의 종류나 종목 수나 베팅금액 등 제약이 많다보니 불법으로 많이 간다. 불법에 뒤처지지 않는 내용 전환과 일부 베팅금액의 상승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온라인에 담아내야 불법도박을 막아낼 수 있다.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 합법화가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에 대해서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이들의 걱정과 염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불법도박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더 많은 중독자를 양산하는 일이다. 불법도박을 잡기 위해서는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는 불가피한 일이다. 만약에 합법 사행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온라인화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와 관련된 규제와 정책으로 불법도박업자의 배를 불리고 그들의 수입을 극대화시키는 꼴밖에 안 된다.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온라인화 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불법의 부작용들 막을 수 없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 허용에 반대를 외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규호 대표의 주장이다. 구구절절이 옳다.

합법을 규제하면 불법이 늘어난다는 풍선효과를 주장할 때 그는 합법이 커지면 불법도 커진다는 기관차효과를 주장하며 합법규제에 열중했던 그가 이런 변화를 보인 것은 놀라운 일이다. 김규호 대표의 변화를 본받아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도 제발 공부 좀 제대로 해서 무지몽매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부정적인 편견에 갇혀 현상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를 이제는 그만 범하라.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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