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라이드 포 라이프(Ride For Life)’ 무대 극찬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오프닝 무대 직접 말 타고 등장 화제
승마 종목에 스토리 입히고 관객 소통까지 삼위일체 ‘콜라보’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2013년 페가수스 말 갈라쇼, 2015년 ‘영웅 레클리스’ 무대가 선사한 감동 그 이상을 재현했다. 한국마사회가 2018 말산업박람회 기간 선보인 말 문화 공연, ‘라이드 포 라이프(Ride For Life)’가 관람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조선시대 대화재 당시 종묘사직을 지켜낸 멸화군(滅火軍)처럼 ‘라이드 포 라이프’는 각종 재난과 불길에 빠진 우리 말산업을 구출해낸 부활의 서곡이었다.



서곡의 오프닝 무대에는 놀랍게도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등장했다. 웅대한 오케스트라 음악에 맞춰 ‘클레오’에 기승해 등장한 김낙순 회장은 “2018 말 문화 공연, 라이드 포 라이프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라며 “깊어가는 가을밤, 저희 한국마사회가 마련한, 야심찬 말 문화 공연에 와 주셔서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전 무대들이 말산업의 현재만 소개했다면, 이번 공연은 말(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승마 종목과 결합한 타임리프 스토리로 풀어내 더욱 빛났다. 과거는 조선시대 대화재 당시 멸화군 소속의 ‘마승족(오늘날 소방관)’이 포니를 조련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현재는 다리를 다친 소녀가 장애물 승마대회, 화려한 레이닝쇼 등을 보며 말과 함께 달리고 싶다는 꿈을 그려냈다. 미래는 화려한 공람마술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콜라보로 박진감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방점은 ‘클래식걸’과 전재식 감독의 마장마술 공연. 기존 클래식 음악이 아닌 유하영 명창팀의 판소리와 태평소, 북, 장구 소리에 맞춰 무대를 휘저으며 말 문화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조화가 가능함을 시사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한 이번 공연은 화려한 무대 연출이 빚어낸 다양한 색감과 국악·힙합·탱고 등 직접 제작한 음악 그리고 승마 종목을 결합한 완벽한 조화, 삼위일체 무대 그 자체였다. 무대 곳곳에 설치된 소품과 출연진 의상도 서양의 것이 아닌, 투박하지만 전통의 미를 담아냈고, 출연한 말들의 모색까지 ‘깔맞춤’하는 등 말산업에 대한 이해가 담긴, 치밀하고 꼼꼼한 기획이 엿보인 연출 전문가의 손길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015년과 2016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영웅 레클리스 공연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노하우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관람객과 소통한 무대라는 점도 이전 무대와 차별화된 점이었다. 주인공이 직접 공연 중간 중간 “말이 서서 자는 것을 아는지” 등 관람객에게 말에 대한 이해를 돕는 소개를 했고, 승마대회를 선보이며 사회자가 관람객과 대화하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이전 공연이 한국마사회 임직원과 말산업 관계자들로 무대를 메운 한계도 넘어 아이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 등 일반인 관람객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담요와 핫팩 방석 등 관람객 편의를 위해 제공한 물품도 공연 포스터와 같은 자주색으로 섬세하게 ‘깔맞춤’해 효과를 극대화했고, 공연 뒤 만족도 조사도 했다. 공연 무대장인 실내마장 바깥에는 고객 쉼터와 푸드트럭도 운영하며 관람객의 ‘의식주’까지 완벽하게 책임졌다.

말과 사람, 전통과 현재가 ‘콜라보’하며 만들어 낸 자유와 자긍심이 이번 공연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는 건 관람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던 점. 특히 과거 공연에서 특정인이 성과를 독차지하려는 모습이 옥의 티로 남았다면, 이번 공연은 무대가 끝난 뒤 출연 말과 사람들 모두 일일이 소개하고 격려하는 모습에서 끝까지 완벽했다는 평가. 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 산하 말산업기획부, 승마지원단 등 각 부처·부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유명한 연예인은 없었어도, 규모는 작았을지언정, 관계자들의 협업이 만들어 낸 내실 있는 무대는 우리 말산업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무대에서 선보인 곡처럼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 말산업은 현재와 분명 달랐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번 말 문화 예술 공연, ‘라이드 포 라이프’는 대한민국 말산업의 정상화를 국민에게 알린 서곡이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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