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승부 속 근성 좋은 걸음 통해 제주 최강마로 거듭나
-2% 부족했던 ‘번개왕자’ 준우승에 ‘으뜸공신’ 아쉽게 3위에 그쳐

2018년 제주마 부문 최강자를 선정하는 제주일마배 경마대회에서 노장마 ‘백호신천’(제주마, 8세, 수말, 김영래 조교사, 신상섭 마주)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제주마 11두가 출전해 자웅을 겨룬 제주일마배 경마대회는 1위부터 7위까지 불과 0.4초차 밖에 나지 않아 대혼전 속 우열이 가려졌다.

경주 초반의 분위기는 ‘번개왕자’가 이끌었고, ‘특등대부’, ‘백호신천’, ‘한라영산’이 뒤를 따랐다. 본격적인 승부는 4c 이후 직선주로에서 펼쳐졌다. 당초 선행을 주도한 ‘번개왕자’를 필두로 추입력을 앞세워 새롭게 가세한 ‘태왕별’과 선입 전개를 펼친 ‘특등대부’, ‘백호신천’ 등이 우승 경쟁을 펼친 것. 결승선 전방 100m를 남겨둔 시점에선 ‘태왕별’, ‘번개왕자’, ‘백호신천’ 등이 치열한 경합을 펼쳤으나 근성에서 우위를 점한 ‘백호신천’이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았고, ‘번개왕자’와 ‘으뜸공신’이 2, 3위를 차지해 경쟁력을 보였다.

우승마 ‘백호신천’은 8세마다. 2018 제주일마배 경마대회에 출전한 11두의 경주마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경주마이자 역대 제주일마배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주마 중 최고령마로 이름을 남겼다.
‘백호신천’의 통산 성적은 95전 20승 준우승 13회다. 통산 20번의 우승 중 경마대회에선 3차례 우승을 차지한바 있고, 2015년 2번의 경마대회 우승에 이어 무려 5년 만에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값진 성과를 얻었다.
‘백호신천’의 우승으로 신상섭 마주와 김영래 조교사, 원유일 기수도 기쁨을 같이했다. 제주 내 조교사 중 최다승을 기록 중인 김영래 조교사는 2017년 ‘으뜸공신’에 이어 2연 연속 제주일마배 우승과 함께 통산 4번째 제주일마배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현장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준 원유일 기수는 최고의 대회에서 데뷔 첫 경마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2018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원유일 기수는 경주 후 "경마대회 우승은 상당히 어렵다. 좋은 말들이 출전하는 데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라며 "우승까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역전우승을 하게 돼 상당히 기쁘다"라고 밝혔다.

준우승은 ‘번개왕자’가 차지했다. ‘번개왕자’는 경주 초반 기습 선행 작전으로 변칙적인 운영을 펼쳤다. 물론 선행과 추입이 모두 가능했던 마필로 초반 출발이 좋았다는 점과 상대마가 선행을 피했다는 점에서 부득이한 상황으로 볼 수 있었지만 작전은 신선했다. ‘번개왕자’의 작전과 이를 뒷받침할 능력은 부족함이 없었으나 결승선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백호신천’과 반마신차의 승부를 극복하지 못한 것. 제주일마배에 출전하기 이전 ‘번개왕자’는 막강한 추입력으로 5연속 입상을 기록한바 있다. 결과론적으로 선행 작전보다는 추입 작전을 펼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경주 시작 전 우승 후보로 꼽힌 ‘으뜸공신’은 다소 늦은 추입력으로 최종 3위를 차지했고, ‘태왕별’과 ‘군자삼락’은 각각 4, 5위를 차지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8 제주일마배 경마대회는 박진감 넘치는 경주와 함께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최종 결과를 통해 주요 경주마의 희비가 갈렸지만 우승마와 7위마까지는 큰 격차 없이 경주가 진행된 만큼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경마대회 우승은 운이 따라야 한다. 당일 경주마의 컨디션은 물론이고, 준비해온 작전이 경쟁마의 작전과 일정 부분 합이 맞아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나온 경주 운영도 기대 이상,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 제주일마배 경마대회를 통해 본 제주마 부문의 서열 구도는 혼전 양상이다. 저연령마와 고령마의 구분 없이 절대 강자가 없음이 입증됐다. 한층 흥미롭게 진행될 2019 제주마간 서열 경쟁이 기대되는 이유다.


▶2018 제주일마배 경마대회 성적
순위>경주마>산지>연령>부담중량>기수>조교사>마주>기록(도착 차)
1>백호신천>수>8세>57>원유일>김영래>신상섭>1:37.6
2>번개왕자>거>5세>57>안득수>강대은>윤은옥>1:37.7(½)
3>으뜸공신>수>5세>57>강수한>김영래>김영구>1:37.7(½)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2018 제주일마배 경마대회 우승마 `백호신천` 경주장면>
심호근 기자 keunee120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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