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요즘 우리나라는 광우병과 수입소에 대한 내용으로 온통 난리법석이다. 미국의 수입소로 인한 촛불집회는 날로 커져만 가고 있고 어쩔 수 없이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재협상카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광우병과 관련된 것도 문제이지만 수입소로 인하여 생산농가의 위협을 받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다. 처음의 발단은 수입을 문제 삼았지만 그 후 광우병으로 움직여지더니 이제는 이명박정부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을 보면서 마필산업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생산농가의 붕괴 우려가 떠오른다. 여러 번에 걸쳐 각종 경마와 관련된 지면을 통하여 마필생산의 과잉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지난 해에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상황임에도 KRA에서는 신규로 8개의 생산농가를 등록해 주었다. KRA에서는 생산자 등록요건만 갖추면 등록을 해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로 인하여 요즘 몇 년 사이에 많은 생산농가의 증가를 가져왔다. 그러면 향후에도 생산농가의 등록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계속적으로 등록을 해 주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다른 한쪽에서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모든 것은 자율적인 경쟁을 통하여 성장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망하기도 하고 흥하기도 하는 것이다. 지금의 경주마 생산여건의 현실을 알면서도 생산농가로 등록할 조건을 갖추고 등록을 요청하면 KRA에서는 등록을 해 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의 기본은 자유이며 그 자유의 바탕에서 하고 싶은 일을 규제한다는 것은 문제이다. 그러나 지금의 경주마생산의 환경은 그러한 논리와는 조금 다르다. KRA에서 씨수말을 무료로 교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로 교배를 해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경주마생산에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생산자로 등록을 받게 되면 KRA에서는 소유하고 있는 씨수말 교배를 등록 첫해에는 3두의 교배권이 주어지고 그 다음 해 부터는 7두의 무료교배를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고가의 씨수말 교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경주마 생산농가 증가의 촉매제 역할이 되고 있다. 그러한 촉매제의 키를 KRA에서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순수 말을 키워 농가소득을 올려 보고자 시작하기 보다는 몇 마리만이라도 키워서 경주마로 투입하겠다는 마주들의 생산참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경주마목장은 소형이 주류를 이루는 슈퍼마켓식의 생산농가만을 양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여러 시설들을 들여 말을 키워보겠다는 목장은 생겨날 수 없을 것이다. 경쟁력을 갖춘 목장도 과잉생산 앞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계속된 생산농가의 신규 등록은 과잉생산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생산농가의 등록제가 아닌 지정제를 요구한 적이 있다. 등록제는 조건만 갖추면 누구나 해주어야 하는 것이지만, 지정제는 상황에 따라 몇 개 농가만 해 주어도 되는 것이다. 물론 향후 KRA에서는 무료교배 두수의 축소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매년 생산농가의 신규등록을 계속적으로 받아준다면 생산규모가 크고 작고를 떠나 모든 생산농가는 과잉생산으로 인하여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올해부터 더욱더 모든 생산농가에서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내년에 생산농가를 또다시 신규등록해 준다면 생산농가는 그 어려움의 원인이 KRA에 있다고 원성을 살 것은 뻔한 일이다. 본인의 망가진 원인을 본인에게 있다고 하지 않고 남에게 있다고 하려는 기본적인 마음에 기름을 부어주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생산총량제에 의한 생산농가의 등록을 받아주는 현실적인 접근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수요에 따른 공급이 적당히 상향되는 선에서 경주마 생산이 이루어지는 경주마 수급형태를 KRA에서는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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