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화 요구·장외발매소 규제 심화·사감위 계획 등 대내외 불안 요소 산적
산업 구조 고착·경쟁력 부족…관련 비용은 지속 증가해 악순환 반복 한계

한국마사회, 사업 구조·조직 재설계 등 근본 체질 개선 및 중장기 대응 마련
부경·서울 통합 및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 도입 등 경마산업계 한목소리 필요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2018년 말까지 추정되는 경마산업 매출액은 7조5753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262억 원, 2.9% 하락해 2011년 이후 최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정부의 건전화 요구와 장외발매소 규제 심화 그리고 제3차 사행산업종합계획으로 인해 2019년 매출액은 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경마산업은 최악의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반도체 단가 하락 등으로 인한 수출 증가제 둔화 그리고 가계 부채 상환 부담 영향 등으로 내수 침체를 우려하며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6월 확정된 정부의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공성 강화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추진 목표에 반응해야 하는 말산업, 경마산업은 무엇보다 사행산업에 대한 정부의 건전화 요구가 강해지며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잃었다.

2010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복권·로또와 달리 경마와 경륜 등 경주류 사행산업은 총가계처분가능소득(가계 부문의 총 처분가능소득을 인구로 나눠 계산한 지표, 가계 구매력을 가장 정확히 가늠한다)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2017년 우리나라는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 부채 비율 비중이 185.9%로 부채가 소득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사행산업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최근 5년간 완만한 보합세를 보였던 경마산업 매출액과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던 입장객 수치가 올해부터 모두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집계되면서 내년 상황은 더욱 암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마산업 누적 입장 인원은 최종 1272만2천 명으로 지난해 대비 20만8천 명,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밝힌 것처럼 매출액은 7조5753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262억 원, 2.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와 더불어 정부의 사행산업 건전화 요구와 장외발매소 설치 등 규제가 심화돼 경마산업은 날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2023년까지 적용되는 제3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에 따르면, 경마를 포함한 사행산업 규제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암울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감위가 11월 26일 최종 의결한 ‘제3차 종합계획’은 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통한 여가 문화 증진이라는 비전과 더불어 △사행산업 건전 발전 △도박 중독 예방 및 치유 재활 서비스 고도화 △불법 사행산업 근절 △사행산업 정책 기반 강화라는 4대 목표와 13개 세부 추진 과제를 마련했다.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출총량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경마 등 경주류 업종의 전자카드 이용 문화를 조성, 확산한다고 사감위는 밝혔다. 또한 최근 첨예한 논란이 되고 있는 장외발매소 개설 문제로 인한 지역사회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사행산업 영향 평가를 제도화하고, 장외발매소의 신설·이전·확장 시 사전 협의를 추진하는 등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섰다.

제1·2차 종합계획이 ‘실패작’으로 지적받고 사감위 스스로도 불법 사행산업 단속과 함께 사행산업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필요를 지각했지만, 장외발매소 감독 강화 및 외국인 대상 업장만 제외한 매출총량제 규제 기조 유지와 수사 및 단속 권한 확장만을 내세워 반쪽짜리 대안이라는 반발이 잇따르고, ‘풍선 효과’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계속되는 상황.

특히 경마산업계를 중심으로 대표적 숙원 사업으로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Knetz)은 되려 온라인전자카드 제도 보완 및 확대 운영이라는 역차별 규제 정책에 부딪혔다. 불법 사행산업이 시시각각 확산되고 있는 지금, 근본적이고 강력한 계획과 급진적 실행이 절박하지만 업종간 규제 불균형은 그대로 방치한 채 사행성이 가장 낮은 경마에 대해 전국 3개 경마공원과 30개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발을 꽁꽁 묶은 형국으로 전문가들은 로또와 복권 등과 비교해 접근성에서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일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행산업 순매출(8조450억 원가량) 비중이 0.54%인 우리나라는 OECD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중간 수준으로 GDP 증가에 따라 사행산업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산업 구조가 고착화되고 시장 정체와 경쟁력 부족으로 ‘성장도 쇠퇴도 없는 고정된 산업 구조’가 고착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규 고객 유입은 미흡하고,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여전하며 장외발매소는 규제 대상 시설로 인식하는 등 국민 인식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경마 상금 및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 이익 보전 한계에 부딪히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프라 등 투자는 위축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내외적인 악재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고, 혁신 주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마사회는 사업 구조 및 조직 재설계를 통해 근본적으로 조직 체질을 개선하고 2023년까지의 중장기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초 인사 이동과 더불어 발표될 새 중장기 전략은 근본 사업 구조 및 조직을 재설계해 한국마사회가 사회적 가치 증대 및 공공기관으로서 추진하는 혁신을 구체화하는 목표를 내세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도 실시해 내년 사업 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으로 조직의 혁신적 개편 또는 선진국처럼 시장 경제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단기적으로 한국경마 도입 100주년인 2022년 파트Ⅰ국가 진입을 통해 대한민국 경마산업이 반등할 초석을 마련하고 2030년 이후까지 내다보는 장기 계획 설립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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