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사)대한재활승마협회장

국민들의 마음에 소망과 설램을 주었던 2018년이 아쉬움을 남긴 채 지나갔습니다.

전국의 교수들은 2018년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정했다 합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논어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입니다. 남한과 북한에 훈풍이 불어오고는 있지만, 앞으로 우리민족이 풀어야할 많은 국내외적 난제들을 생각할 때 공감이 가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또한 국내의 말산업과 재활승마의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보아도 이 사자성어는 역시 큰 공감이 갑니다.

말을 키우는 생산농가부터 승마와 경마를 즐기는 일반 국민, 승마를 통하여 삶이 달라지기에‘재활승마’를 목마르게 갈망하는 장애인과 가족들, 이들 모두의 말에 대한 사랑과 말을 통하여 희망을 찾고자하는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만, 우리사회에서 아직 그 문은 활짝열려져 있지 못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한해 대한재활승마협회에는 획기적인 두 가지 업적이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2021년 세계재활승마 총회를 유치하게 된 것입니다.
국제재활승마연맹(HETI: Federation of Horses in Education and Therapy International, A.I.S.B.L., 이하 HETI)은 1980년에 세계 각국의 재활승마 도입과 협력을 위해 비영리단체로 벨기에에서 등록, 창립된 후 30개국 50개 단체가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단체입니다. HETI는 재활승마에 관한 최신의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세미나, 워크숍 등 교육 훈련 기회를 제공하며, 3년마다 세계총회를 개최하여 회원 간의 교류, 협력, 학술적 발전 및 네트워크 형성 등 광범위한 말매개 활동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대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한 것은 재활승마의 발전을 위해 획기적인 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재활승마 세계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먼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국가 위상 제고’입니다. 승마와 경마는 ‘스포츠의 왕’으로 재활승마 부분의 봉사나 기부도 최고 단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HETI 총회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하는 말산업 및 복지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가 대거 참가하기 때문에 한국 재활승마 및 말산업에 대한 집중적 조명과 함께 K-POP, 음식, 태권도, IT 등 다양한 분야 노출로 국격 상승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 및 문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재활승마 세계대회는 우리나라 말산업 종사자가 세계재활승마 현황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총회에 직접 참여, 보고 느끼고 경각심을 갖는 변곡점 제공함으로서 말산업육성법의 목적(농어촌의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에 가장 부합되는 재활승마를 통해 한국의 말산업을 육성·발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사회 통합의 효과까지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애인과 정서·행동에 문제를 가진 사람은 물론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가 함께 참여하는 재활승마 세계총회를 개최함으로서 사회계층의 통합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교육부와 문체부는 물론 과기부(인터넷중독), 여가부(청소년), 보건복지부(장애인), 국방부(군부적응자), 법무부(부적응청소년)과 같은 다양한 부처가 참여하여부처간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도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뿐 아니라 재활승마 세계대회는 약 30억원가 량의 직접적 경제효과(관광산업)와 간접적인 한국 말산업의 이미지 상승 및 유,무형의 경제효과 발생 및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켜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2021 HETI 세계대회에 민관이 협력하여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업적은 세계 최초로 소방관을 대상으로 말매개학습(EAL, Equine Assisted Learning)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하고 그 효과에 대한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입니다.
소방관은 재난 현장에서 직접적인 부상이나 생명의 위협을 경험하는 1차 외상, 재난 피해자들의 고통, 참혹한 광경, 훼손된 신체 등을 목격하는 2차 외상 경험, 그리고 이런 사건에 1차적, 지속적 노출이 되어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데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찰 및 소방공무원들의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 수치는 높습니다. 해외에서는 소방관을 비롯한 군인, 경찰들을 대상으로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군인들에 대한 효과 연구는 이루어졌으나 소방관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우리협회는 랫츠런 재단의 위탁을 받아 국내 처음 시도된 EAL 연구의 현장 적용 가능성, 안전성, 그리고 심리적 효과를 성공적으로 검증하여 한국에서도 EAL 적용 가능성과 효과를 문화 보편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였습니다. 연구의 결과는 앞으로 소방관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위험 직종에 속하는 경찰관, 군인 등에게 EAL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재활승마 분야에서는 EAL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도입됨으로써 재활승마의 대상자를 기존의 지체 장애, 발달 장애, 정서행동 문제 보유 아동에서 심화된 심리적 문제를 가진 성인에게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기승의 도구로써 주로 사용되던 말의 가치를 고삐로 통제하지 않는 지상활동(ground activity)을 통해 사람과 동등한 관계에서 상호작용하며 상호 영향을 미치는 대상으로 말의 전체적 가치를 활용함으로써 말의 가치를 증가 시키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지만 저희는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말산업의 경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재활승마의 발전은 말산업에 종사하는 일자리 창출, 농촌 경제 활성화와 함께 소외된 국민의 어려운 삶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다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재활승마협회는 말을 통한 국민 건강, 국민 행복, 사회공헌을 실현하는 큰 힘이 되고자 2019년도 더욱 발돋움 할 것입니다.

2019년 기해년은 풍요를 상징하는 돼지의 해입니다.

올 한 해 동안 남북관계에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더 굳건하게 하는 계기가 마련될 뿐 아니라,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말산업의 중심에 재활승마가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한 해가 되어,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심신의 어려움을 겪는 모든 국민들의 삶의 질이 한껏 높아지는 풍요로운 기해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한재활승마협회장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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