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빈도 외상사건 경험’ 소방관 대상 재활·힐링 승마 프로그램 제공

스트레스·우울감·PTSD 등 개선 효과 뚜렷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소방관을 대상으로 한 한국마사회의 재활·힐링 승마 프로그램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21일 올해 전국 소방관 1,000명에게 직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재활·힐링 승마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진행한 효과성 연구의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소방관 1,000명 중에서도 ‘고빈도 외상사건 경험’ 소방관 73명에게는 말을 이용한 특별 승마프로그램(이하 EAL, Equine Assisted Learning)을 적용해 9월 1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3개월간 참여자의 심리적 스트레스의 변화 연구 결과를 펼쳤다.

EAL은 EAAT(Equine-assisted Activities and Therapy, 말 매개 활동 및 치료)의 한 형태로 말을 활용하는 지상 활동(ground activity) 및 기승 활동(riding activity)을 통해 참여자의 교육적, 전문적, 개인적 목표를 위한 일상생활 기술 개발을 촉진시키는 경험 학습적 접근법이다. 기존에 실시됐던 재활·힐링 승마와 달리 EAL프로그램은 승마장에서 시행하는 학습 활동이 일상생활과 연계되도록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한국마사회는 EAL프로그램의 사전 사후를 비교한 이번 연구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여 국내 처음 도입된 EAL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고 자체 평가했다. 특히, 미국에서 퇴역군인을 대상으로 EAL프로그램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하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또는 트라우마 증상 개선 연구는 있었지만, 소방관 대상으로는 이번 연구가 최초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소방관 대상 EAL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PTSD, 우울, 정서조절 곤란 등으로 고통 받는 소방관에게 효과적인 중재 방법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뒀다.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보면, 자발적으로 참여한 73명의 연구대상자 중 출석일수 미달 등을 제외하고 6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6회의 지상활동(Ground Activity), 10회의 기승활동(Riding Activity) 등으로 구성됐으며, 63명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위험군은 사전에 31명에서 16명, 우울 위험군은 24명에서 9명, 해리경험(기억상실) 고위험군은 3명에서 2명으로 각각 감소됐다.

진단척도에 의한 점수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척도는 6.48에서 4.06, 우울감은 14.79에서 8.08, 정서조절곤란척도는 81.37에서 73.89로 감소되었으며 모두 높은 통계적 유의한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해리경험은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7.62에서 5.78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강습 도중에 발생한 혼재변수 대상자를 제외한 60명의 분석 결과는 감소폭이 더 확대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척도는 6.23에서 3.42, 우울감은 14.27에서 7.32, 정서조절곤란척도는 81.18에서 73.15, 해리경험은 7.35에서 4.85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김연희 교수는 “이런 결과는 앞으로 소방관뿐만 아니라 경찰관, 학교 밖 청소년, 보호관찰 청소년 등 다양한 대상자들을 EAL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충분하다”라고 평가했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은 “레저 승마인구 확산과 더불어 정서 및 행동문제를 가진 일반인을 위한 EAL프로그램의 확대 시행으로 말의 가치를 증가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재활·힐링 승마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효과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다른 직군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추가 연구와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현 대한재활승마협회장으로 있는 김연희 성균관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삼성서울병원 예방재활센터장)가 총책임자로 수행했으며, PTSD, 우울 증상, 해리 증상, 정서조절 곤란 증상 등 4가지 진단 척도를 사용했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21일 올해 전국 소방관 1,000명에게 직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재활·힐링 승마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진행한 효과성 연구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우울감·PTSD 등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사진= 한국마사회 홍보부).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