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1월30일 침체한 국내 승마 활성화와 말산업 확대 견인을 위해 2월1일부터 승마단을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승마단은 일부 인사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해체됐다. 그러나 자체 적폐청산위원회는 이를 개인 일탈로 결론짓고 승마계의 부활 요구를 받아들여 다시 운영키로 했다.

감독은 전재식 전 코치가 맡고 해체 후 일반 부서로 배치했던 방시레 등 선수 5명도 선수단으로 다시 불러들인다. 2월부터는 각종 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침체한 말산업 활성화를 이끄는 동시에 승마 재능기부 확대로 유소년·학생과 생활체육 승마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승마단의 역할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엘리트 승마, 특혜 승마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과 함께하는 승마단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26일 선수단관리위원회를 열고 작년 7월 전격 해체된 승마단의 재창단 여부를 결정했다. 올해 연초부터 말산업계를 중심으로 마사회 승마단의 재창단에 대한 여론이 무르익었고, 현장에서의 재창단 요구가 이어졌다.

2002년 창단돼 16년간 운영되어 온 한국마사회 승마단은 작년 7월 12일 전격 해체됐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적폐로 찍혀 정치권으로부터 매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던 탓으로 마사회에서는 승마단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결국 한국마사회는 당시 소수의 승마선수를 지원해오던 기능을 국민을 위한 생활승마 지원으로 확대·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해체의 명분으로 삼았다.

하지만, 해체 후 말산업계를 중심으로 승마단 해체와 관련해 많은 비판과 재창단 요구를 받아왔었다. “승마를 포함한 말산업 전반의 육성을 전담하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가 승마단을 없애면 누가 승마단을 운영하려고 하겠느냐”는 이야기부터 “마사회 승마단을 목표로 열심히 말 타던 아이들이 목표점을 잃었다”는 학생승마 선수들의 학부모들까지 다양한 요구들이 빗발쳤다.

특히 유소년·학생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작년 9월 경북 구미에서 열린 ‘제48회 전국 학생승마선수권대회’에서 재창단 요구 탄원서를 작성해 마사회에 전달하기도 했었다. 이런 요구에 반응해 한국마사회는 작년 연말에 열렸던 적폐청산위원회에서도 승마단 재운영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적폐청산위에서는 승마단 자체가 최순실 국정농단에 관여됐던 게 아니라 개인이 관여했던 사안이라고 결론 내리고 재창단에 긍정적인 기류를 보였다.

승마단은 재창단보다는 재운영의 성격이 짙다. 26일 선수단관리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승마단의 재창단 여부가 결정된 후 실무부서에서의 운영 계획 수립 및 보고를 통해 향후 운영 방향을 정했다. 실무부서에서는 기존처럼 운영하되 말산업에 대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검토했다.

한편 기존 운영 형태로만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도 팽배해 있다. 적폐로 낙인 찍혀 해체됐던 승마단이 재운영될 때는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서야 한다며 대규모 확대는 불가하더라도 기존보다는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해체된 당시 승마단의 감독과 선수 등 6명이 한국마사회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재창단할 수 있었다.

말산업저널은 1월17일 [연초부터 ‘한국마사회 승마단 재창단’ 요구 여론 빗발], 1월18일 말산업칼럼 [말산업육성전담기관 한국마사회는 폐지한 승마단을 즉각 부활시켜라], 1월25일 [한국마사회 승마단 재창단 가시화] 등의 보도를 통해 승마단 재창단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그는 식의 정책을 버린 것은 불행 중 다행스런 일이다. 이왕 재창단한 한국마사회 승마단이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을 올바로 이끄는 선봉에 서기를 기원한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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