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한 가지 일에 대하여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지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는 너무나 자주 볼 수 있다. 이렇듯 옳고 그름의 딜레마에 빠져 끊임없이 의견충돌을 가져오는 일들이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주변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요즘의 외국산마 구매방식이 바로 그러한 일이다.

필자는 서울과 부산경남의 마주들을 자주 접할 기회가 많다. 서울과 부산 할 것 없이 외국산마 일괄구매에 대하여 한목소리가 나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는 일괄구매와 개별구매를 반복해 오다가 최근에 다시 일괄구매로 방침을 정하였다. 부산의 경우는 경마장 개장부터 지금까지 외국산마의 구매는 KRA에서 일괄구매를 한 후 다시 마주에게 재경매 형식을 통하여 마필을 보급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아직 마주들이 말에 대한 이해와 식견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러한 외국산마 구입의 방식에 대하여 앞으로의 계획은 전혀 상반된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개별구매에서 일괄구매로 가겠다는 계획이고 부산의 경우 향후 1,2년 후에는 개별구매를 허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렇듯 한 가지 일에 대하여 서울과 부산이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개별구매에서 일괄구매로 돌아선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개별구매의 구입 상한선인 2만불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KRA에서 지급하는 외국산마의 상금액이 개별구매의 가격을 보존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하여 KRA에서 지급해주는 외국산마의 상금규모의 범위에 맞는 액수에서 일괄구매 하겠다는 생각이다. 부산의 경우 경마장이 개장한지 3년이 넘었고 마주들도 마필구매의 방식과 상황에 대하여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상태이니 개별구매를 허용해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양상이다. 서울과 부산이 한 가지 방식을 놓고 의견이 상충되어 가고 있으며, 같은 경마장내의 마주들 사이에서도 또다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모든 사회집단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전체 다수의 의견이 중요하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마주들이 일괄구매를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KRA에서 지급하는 외국산 마필에 대한 상금액의 차이이기 때문에 당분간 그 해결책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새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방향을 잡아나갈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각자의 의견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외국산마의 구매 방식에 대하여 다각도로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저런 의견을 무시하고 일괄구매로만 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일괄구매와 개별구매의 혼합형태로 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 회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재검토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개별구매를 일부 허용한다면 목장에서의 개별구매는 마필구입 금액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들이다. 비교적 투명성이 보장되는 경매를 통한 개별구매만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약 경매를 통한 구매에서 이면 계약이 밝혀 질 경우 마주의 자격상실은 물론 그 마필의 이면 계약을 도왔던 에이전트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제도의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한 투명성이 보장될 때 일부 개별구매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단, KRA가 정한 마필 구입의 상한액은 다시 마주들과의 협의를 통해 재조정할 수도 있다고 본다. 외국산 마필의 구매 방식을 놓고 앞으로 일부 개별구매를 허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다시한번 심사숙고 해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요즘이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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