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한복판에서 벌어진 암살 총격
이혼 후에도 잘사는 부인에 대한 분노
여성만이 성장한 사회는 여성을 죽이기까지 혐오
서방의 평화브로커 오히려 여성문제를 악화시켜

출근길에 살해당한 아프가니스탄 국회 자문관

페미니스트 언론인이었고, 현재 국회 자문관 미나 망갈씨. ⓒ유튜브 캡쳐
페미니스트 언론인이었고, 현재 국회 자문관 미나 망갈씨. ⓒ유튜브 캡쳐

지난 토요일 아침 카불 시내 한복판에서 두 명의 남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한 여성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죽은 여성의 이름은 미나 망갈(Mina Mangal), 여성인권을 옹호해온 페미니스트 언론인이었으며 현 국회 자문관이다. (Euro)뉴스 등 언론들은 그의 죽음은 살인이 아니라 암살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미나 망갈의 시신 옆에서 어머니는 그를 죽인 범인들은 바로 전남편 측이라고 울부짖었다. 파슈톤(Pashtun)족 출신인 그녀는 2년 전에 이혼을 했지만 전남편에 의해 끊임없이 살해 협박을 당했다. 거주지를 세 번이나 옮겨야 했으며 암살당하기 3일전 미나 망갈씨는 사회관계망에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협박을 받고 있지만, 강한 여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를 사랑한다.”

기자와 직접인터뷰한 아프가니스탄 인권운동가 아마존(Ama zon)씨는 “남편은 이혼 후에도 잘 살아가는 망갈씨를 보고 화가 났을 것이다. 파슈톤족은 여전히 명예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이 사건은 얼핏 보면 부부 사이의 사적인 원한관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이 일어난 사회적 맥락과 사회적 파장을 볼 때 공적인 문제라고 세계 여러 언론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결국 여성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공적인 협박이며,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여성리더를 보호하지 못하는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유로뉴스가 인터뷰한 안전 분석 전문가는 주장한다.

가디안(Guardian)지는 이 사건을 다루면서 지난 2001년 탈리반에서 여성들을 해방시켜준다며 아프가니스탄 정치에 관여했던 서방국가들을 언급했다. ‘서구의 평화 브로커나 군대들은 여성문제는 제쳐놓고 다른 일 만 했다. 결국 지역을 이해하지 못한 어설픈 여성정책과 교육은 여성이슈가 서구 열강의 전략이라는 반감만 주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은 더욱 보수화 되어갔다. 2001년 평화 군이 정착한 이후, 조혼, 명예살인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이 더욱 증가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망갈씨가 살해되기 며칠 전, 탈리반은 국제원조단체를 공격했다. 탈리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Zabihul­lah Mujahid)씨는 국제원조 단체가 여성인권운동을 앞세워, 남성과 여성들을 함께 어울리게 하는 서구적 행동을 한다며 이것을 경고하기 위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여성인권증진은 여성교육만으로 불가능하다. 여성들은 성장했지만, 함께 성장하지 못한 사회가 여성들을 죽이기까지 혐오한다는 것을 이 사건은 보여준다. 전 사회가 함께 훈련받아야 한다. 소수자의 문제가 소수자들의 책임과 자각에만 의존될 때, 그들에 대한 폭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것은 아프가니스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나 망갈씨의 장례식, 울고있는 여성들. ⓒ유튜브 캡쳐
미나 망갈씨의 장례식, 울고있는 여성들.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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