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히는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느끼다.

2019년 5월, 눈과 시의 울림으로 가득한 봄의 향연을 만끽하고 왔다. 안양예술고등학교(교장 황영남)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의 울림, 풋풋하면서도 깊은 내면의 노래를 부르는 듯한 이야기 '눈·시·울(눈과 시의 울림)'이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안양아트센터 갤러리 미담에서 개최되었다. 안양예술고등학교 연암예술제는 연극영화과, 사진영상과, 무용과, 미술과, 문예창작과, 음악과 6개과에서 진행하는 축제로 해마다 예술성이 넘치는 공연 및 전시로 치뤄지고 있다.

 

설렘을 가득 안고 갤러리로 향한다.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작품은 일반 학생들의 수준 이상이며, 이미 문학적으로 탁월한 실력과 함께 작품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비록 글쓰기를 전공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독자로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전시를 돌아보기 전, '눈·시·울'을 소개하는 문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이야기는 곧 세상의 목소리가 된다. 별수롭지 않은 한 문장, 하나의 이야기로 보일지도 모른다. 허나 이런 순수한 이야기가 모여 세상의 소통이 되며 세상을 밝히는 눈이 된다. 이런 마음으로 모여진 글은 대한민국을 밝히는 눈동자가 될 것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방향 자체에서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의 남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감히 고등학생들의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다. 어느 작품 하나 가장 좋은 작품이라 손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세상 굴레의 속박에 갇혀 살아가는 본 기자의 머리와 마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작품들이 대다수였다. 작품 하나하나 학생들의 열정과 창의성이 그대로 묻어 나온 듯 하여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저 하나의 작품이겠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는 어린 문학 창작가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쉽게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한 글자씩 써 내려가는 창작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학생들의 인내와 고통의 시간들이 배여있는 작품들을 마냥 빠르게 감상하고 넘어갈 수 없었다. 위로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렇게나마 힘든 과정을 거치며 뛰어난 작품을 완성해낸 문예창작과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예창작과 학생들은 물론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이미 교정을 떠나신 스승님들까지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다. 아마 그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신 분들이기에 '눈·시·울' 작품전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고 계셨으리라. 제자들을 바라보는 진심 어린 선생님들의 눈빛을 바라보며 한층 더 작품들의 깊이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그저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글을 넘어 학생들의 인내와 노력, 그 뒤에서 함께 밀어주며 나아가는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사랑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하고 몸소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온몸에 감동으로 밀려 들어왔다.

 

더 많은 눈과 시의 울림이 퍼져나갔으면 한다. 영상 매체의 발전으로 문학이 발 디딜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단순히 시각적 자극을 즐기는 영상보다는 스스로 상상하며 감동할 수 있는 문학작품들이 더 많이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전시는 본 기자에게 매우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머지않은 때에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작품들이 세상을 밝혀줄 눈동자가 될 것이다. 어두운 밤바다에서 길을 찾아주고, 수평선 너머 사라진 태양을 건져 올려주는 대한민국 문학의 선구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 큰 희망과 꿈을 갈망하는 문예창작과 학생들, 앞으로도 눈과 시의 울림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순수함을 담은 글을 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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