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에 펼쳐진 무지개 행렬
가부장제는 여성과 성소수자의 성적 욕망을 부인
법망을 빠져 나가는 VVIP 의 권력형 성범죄
아시아에서 성문화 구도의 길과 분리되지 않아
모든 인간의 몸은 귀하며,
사랑의 기쁨을 누리겠다는 축배의 장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전쟁없는 세상,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는 시민단체 @최형미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전쟁없는 세상,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는 시민단체 ⓒ최형미

지난 토요일 무지개 물결이 시청 앞 광장에 펼쳐졌다. 스무 번째 서울 퀴어 문화축제가 열린 것이다. 퀸을 상징하는 무대가 열리고서, 섹시하고 힘찬 프레디 머큐리 특유의 여흥이 퍼져갔다. ‘에오!’ ‘에호!’ 없는 척, 모르는 척, 못 본 척 비가시화되었던 성소수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랑은 범죄가 아니다’, ‘다양성속에서 함께 누리는 행복’ ‘메달보다 인권등의 깃발과 휘장이 휘날린다. 기독교, 불교, 성공회 등 종교단체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각국의 대사관들과 인권단체들이 부스를 차리고 퀴어퍼레이드 지지했다.  40대의 여성이 리플렛을 내민다. 성소수자 부모들이 나선 것이다.

성적 욕망은 권력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우리사회는 열녀문을 세우고, 돌로 쳐 죽여서까지 여자들의 욕망을 부정했다.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영웅 권력가들의 성적욕망은 어떤 방식이든 누구를 향하든 용인되고 보호되어왔다. 과장되었나? 최근 VVIP들이 의사 수혈까지 시키며 피흘리는 여성들을 촬영한 잔혹한 성범죄,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은 모두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권력을 등에 업은 성적욕망은 여전히 거칠 것이 없나보다.

식민지 개척시대에 선교사들이 남아시아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간성, 트렌스젠더 등이 함께 어울려 다채로운 사랑이 만연해 있었다. 옥복연 (종교와 젠더 연구소장)은 남아시아에서 카마수트라 뿐 아니라 성전 벽에 자유로운 성행위 벽화를 보며 성인의 문턱에 들어선 사람들은 몸이 누리는 행복한 순간을 구도의 길로 긍정적으로 승화시켰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몸과 욕망을 더러운 것으로 여겨온 서구 선교사들의 눈에 그것은 악마적 야만이며 도덕적 타락이었다. 선교사들은 복음만 전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섹스포지션(missionary position)까지 가르쳤다. 그들은 몸의 쾌락에 죄책감을 심었고, 섹스의 유일한 목적은 자손번식이라고 여겼다. 성적으로 난잡한 야만인들을 계몽하고 가르쳐야 한다며 본국에 보고했다. 식민지를 개척한다며 서둘러 아시아로 달려온 사람들은 축첩과 성적 판타지를 꿈꾼 남성들이었다. 동양은 오랫동안 성애의 대상이었다.

지금 몇몇 유럽 국가는 아시아 난민들이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훼손한다며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성소수자 인권을 훼손한다면서 자신들의 야만적 공격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이전에 아시아 지역은 성소수자들이 만연하다고 공격당했지만, 지금은 성소수자들을 차별한다고 공격당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일까? 성은 권력자들의 전유물이며 정치적 도구임을 보여준 사례다.

퀴어퍼레이드에서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몸이 도구가 되고, 인간의 욕망이 끔찍한 범죄가 되어버린 시대에 사랑을 외치고 있다.  모든 인간의 몸은 귀하며, 사랑의 기쁨을 누리겠다며 광장으로 달려나와 기쁜 축배를 들고 있다

불교 부스에서 스님에게 무지개 팔찌를 선물받은 손이레씨는 어린 딸의 손을 잡고 퀴어축제에 참여했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퀴어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최형미
불교 부스에서 스님에게 무지개 팔찌를 선물받은 손이레씨는 어린 딸의 손을 잡고 퀴어축제에 참여했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퀴어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최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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