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대표하는 음식은 냉면과 삼계탕이다. 서민들도 삼복더위엔 냉면 한 대접에 더위를 식히고, 삼계탕 한 그릇으로 더위를 이겨왔다. 하지만 이제 서민들이 이름 깨나 알려진 식당에서 냉면이나 삼계탕을 먹는 게 호사가 될 지경이다.

본격적인 삼복더위를 앞두고 냉면 가격이 뛰었다. 서울 중구 주교동과 대치동에 있는 우래옥은 얼마 전에 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올렸다. 2011년에 1만원을 돌파하고 8년 만에 40%가 오른 셈이다. 1인분 3만5,000원짜리 불고기와 냉면을 둘이 먹으면 9만8,000원이다.

송파에 본점이 있는 봉피양도 평양냉면 가격을 1만4,000원으로 올렸다. 메밀 100%를 사용하는 순면은 1만7,000원을 받는다. 평양냉면 사대천왕으로 불리는 충무로의 필동면옥과 을지면옥, 마포의 을밀대도 나란히 냉면 값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여름철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 가격도 해가 갈수록 오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 오찬을 가진 곳으로 유명한 종로구의 토속촌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삼계탕 가격을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렸다. 토속촌의 오골계 삼계탕은 3만원이다.

1960년에 문을 연 대표적인 노포인 서소문의 고려삼계탕의 삼계탕 가격은 1만6,000원이다. 명동의 터줏대감 백제삼계탕도 1만6,000원이다. 청담역 인근 청담삼계탕의 일반 삼계탕은 1만7,000원, 전복삼계탕은 2만8,000원이다. 이밖에 서울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삼계탕 가격을 1만3,000원~1만5,000원대로 받고 있다.

이 같은 냉면과 삼계탕 가격의 가파른 인상에 서민들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이다. 아무리 인건비와 재료값이 올랐다지만 너무 과하다는 불만이다. 한국육계협회의 닭고기 시세정보에 따르면 11일 현재 삼계탕용으로 많이 쓰이는 생닭 가격은 2,380원이다.

이창호 전문기자 mice8520@gmail.com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