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당신의 감정은 존중받고 있습니까?

 

 

당신의 감정은 존중받고 있습니까?

찰나의 순간 인간의 마음이 빚어내는 작은 인격체, 나는 그것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격체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사소하지만 나를 포함한 모든 감정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사소하지만 내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소한 내 감정에 너무 무관심했다. 나 자신보다는 타인의 감정이 우선이었다. 누군가의 감정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나를 향해 정면으로 날아드는 감정의 비수들을 피하지 못했다. 있는 그대로 모든 감정의 칼날을 받아들였다. 때로는 말로, 때로는 눈빛으로, 그리고 글로 인해 만들어진 상처들을 그대로 가슴에 묻어두었다. 보이지 않는 상처이기에 언젠가 아물겠지 생각했다. 사소했기에 나 스스로에게 소홀했던 것일까? 사소하기에 나보다는 타인의 감정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사소한 것에 무심하다. 우리 주변에는 사소하다는 이유로 지나치는 많은 것들이 있다. 특히 관계에 있어 더욱 그렇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실수를 한다. 우리들은 잘못된 무언가를 사소하다는 망각으로 덮어버리고는 한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행동과 함께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는 어떤 모습일까? 때로는 사소함을 넘어 익숙함이라는 핑계로 문제를 회피하기도 한다. 아마 사소함과 익숙함을 방패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에세이스트 조연주 작가의 신작 '사소하지만 내 감정입니다'는 내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특별한 이야기가 적혀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느꼈던 저자의 감정 일기가 진솔하게 그려진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내게도 저런 순간들이 있었는지 생각한다. 불쑥 찾아오는 감정의 얼굴들, 그런 감정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다. 순간의 감정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감정과 대면했지만 그저 그렇게 지나쳤을 뿐, 감정이 우리에게 미치는 깊은 의미에 대해 한 번도 고민해보지 못했다.

상처받은 감정의 모습,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밝은 감정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그려진 글이다. 저자는 감정 일기를 통해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감정에 대해 소개해준다. 특별히 어떤 감정이라 정의 내린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상상하며 어떤 감정이구나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저자가 A라고 느꼈을 감정이 독자에게는 B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이처럼 같은 순간이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모두의 사소한 감정을 이 책에서 마주할 수 있다.

감정의 존중, 결국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한 길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며 내가 아닌 누군가의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허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스스로의 내면을 더 돌아보게 되었다. 내 감정은 어떠했는가? 나는 왜 지금까지 내 가슴속 감정에 대해서는 배려하지 못했을까 생각했다. 내게 있어 나 자신은 어떤 존재인가? 지금까지 인생의 여로 중 나라는 존재를 존중했던 적이 있었던가? 아쉽게도 나 자신을 배려하고 존중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타인의 감정에 대한 존중, 더 나아가 스스로의 감정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내 감정이 편안하지 못하면 누군가의 행복을 기원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과 더불어 모두의 행복을 바란다면 지금 내 모습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무의식적으로 생각했을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감정에 대해 고민해보는 건 처음이다. 나도 모르게 지나쳤을 많은 감정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가슴에 묻어두었던 감정들, 다시 꺼내어 치유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나를 사랑하기 위한 첫 단추가 바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나를 돌아보는 것이 곧 내 감정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일이다. 사소하지만 내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바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이다.

조연주 작가는 감정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정답이 없을 것이다. 감정을 대하는 올바른 방법 역시 개개인에게 달린 문제이다. 다만 내가 지금 감정을 돌아봐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내 감정의 상태는 어떠한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내면의 자신과 대화가 필요한 순간이다. 나 자신도 몰랐던 감정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그동안 보살피지 못했던 스스로의 감정을 돌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에세이스트 조연주 작가의 신작 '사소하지만 내 감정입니다'를 내면의 마음을 통해 읽어보라고.

 

 

조연주 작가의 신작 '사소하지만 내 감정입니다' 출간기념 북토크가 2019년 6월 29일(토) 오후 2시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열린다. 감정에 대한 작가의 진솔된 이야기, 에세이 쓰기에 대해 관심 있는 독자라면 시간을 내어 참석해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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