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15] 박태환 수영 선수 아홉수 타령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15] 박태환 수영 선수 아홉수 타령
  • 기영노 전문기자
    기영노 전문기자 kisports@naver.com
  • 승인 2019.07.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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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인 박태환 선수, 출전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스포츠 역사의 명장면을 꼽으면, 1992년 8월 10일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황영조 선수가 1936년 일제 치하의 베를린 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 선수를 몬주익 언덕 내리막길에서부터 따돌리고 메인스타디움까지 독주를 해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만약 모리시타가 금메달을 땄다면 손기정 옹의 심정은 어땠을까?).

또한 2010년 2월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김연아 선수가 228.56점을 획득, 205.50점에 그친 일본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하던 순간. 그리고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 이운재 골키퍼가 스페인의 호아킨 선수의 승부차기 슛을 막아내고 우리나라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 선수가 슛을 성공시키며 4강에 오르던 순간. 그리고 또 하나는 2007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을 빼놓을 수가 없다.

당시 박태환 선수는 겨우 17살이었었다. 불과 3년 전, 대청중학교 3학년 때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발길질 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탈락, 김봉조 감독의 눈을 피해 2시간 가까이 화장실에서 눈물을 마구 쏟던 소년이었다.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 아시아에서 온 17살 소년을 의식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2위에 그쳤었고, 그래서 5번 레인을 배당받았다.

박태환 선수는 2007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에서 3분 44초 30 아시아 신기록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1위를 했다(사진 제공=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홈페이지)
박태환 선수는 2007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에서 3분 44초 30 아시아 신기록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1위를 했다(사진 제공=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홈페이지)

박태환은 350m 지점에서 턴을 할 때 만해도 3분 18초 24를 기록하며 멜루리(3분 17초 47), 프릴루코프(3분 17초 78), 해켓(3분 17초 81)에 이어 4위로 처져서 메달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50m 스퍼트는 그야말로 혼신을 다한 역주였다. 그때부터 박태환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350m 지점, 마지막 턴을 한 뒤 박태환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상체가 거의 물 위에 드러난 채로 팔을 빠르게 휘젓고 덩달아 발장구도 빨랐다. 박태환은 드디어 골인 지점을 20여m 앞두고 선두로 올라섰다.

그때부터는 박태환의 독주였다.

초반에 힘을 빼버린 세계의 강자들은 박태환의 막판 스퍼트를 계산에 넣지 못했었다. 결국 박태환은 2위 멜루리를 0.82초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결승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마지막 50m 폭풍 질주는 한국 스포츠 사의 가장 화려했던 24초였다고 할 수 있다.

박태환의 금메달 기록은 3분 44초 30.

아시아 신기록이었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자유형 400m 금메달이었다. 은메달은 3분 45초 12를 기록한 튀니지의 우사마 멜루리, 그리고 지난 2005년 몬트리올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 종목 우승자이자 박태환의 우상이었던 개최국 호주의 그랜트 해켓은 3분 45초 43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박태환은 멜버른 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 등 2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박태환은 이듬해인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출전, 2008년 8월 10일에 벌어진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 41초 86의 기록으로 호주의 그랜트 해켓, 개최국 중국의 장린 등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어 8월 12일에 벌어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 44초 85의 기록으로 세계수영의 전설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박태환은 이듬해 벌어진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 400m, 1,500m 전 종목 예선탈락이라는 부진에 빠지게 된다. 광고 촬영 스캔들이 터진 데다 전신 수영복에 대해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1월 1일부터 국제수영연맹이 전신 수영복을 금지하면서 다시 한번 재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세계수영계의 혁명을 일으켰었던 전신 수영복.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전신 수영복 쇼크로 무명선수들의 세계신기록이 쏟아져 나왔고, 수영 실력보다 전신 수영복이 더 중요하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2010년 1월부터 전신 수영복은 전면 금지되었다. 그리고 수영복 재질도 '직물'을 사용한 수영복으로 제한되었다. 100% 폴리우레탄 수영복도 입지 못하도록 했다. 박태환 선수는 전신 수영복을 입었을 때 기록이 오히려 떨어지는 데다 팔 동작을 하는 데 불편을 느껴서 전신 수영복을 입지 않았다).

박태환은 2011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명예를 회복했고, 2012 런던 하계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은메달을 따내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그 후 박태환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약물 파동, 2016 런던 올림픽 전 종목 예선 탈락 또는 기권 그리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국내 예선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 모두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땄지만, 대회 직전에 컨디션 난조를 핑계로 기권했다.

박태환 선수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박 선수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사진 제공=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블로그).
박태환 선수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박 선수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사진 제공=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블로그).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인 박태환 선수가 대회를 앞두고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 자격으로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손석희 ; 지금 한창 바쁘실 텐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나경 아나운서가 박태환 선수 팬이라고 합니다.

박태환 ; 나도 안나경 씨 팬입니다. 멘트가 귀에 속속 잘 들어옵니다.

안나경 ; 이번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안 나가시는 이유가 뭐예요? 10월에 전국체전은 나오신다면서요?

박태환 ; 제가 아홉수가 있어서요?

손석희 ; 아~ 홉~ 수라면.

박태환 ; 네, 제가 1989년생 29살 이구요,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자유형 200m, 400m 등 전 종목 예선 탈락했잖아요. 이번 대회가 꼭 10년 만인 2019년에 치러지는 대회라. 웬 지······거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도 올 시즌 10승, 메이저리그 통산 50승을 달성하는데 아홉수에 걸려서 5번 만에 겨우 성공을 했잖아요.

안나경 ; 오! 맞아요, 아홉수 그거 무시 못 해요. 저도 1989년생 29살이라 그런지 생각지도 않은 스캔들이 나질 않나···.

손석희 ; !?!

<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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