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8일 목요일 오후8시 롯데콘서트홀

 7월18일 목요일 20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아 솔로이츠 오케스트라의 창립9주년 기념음악회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고전음악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있다. 음악과 함께 세상 모든 이들과 따뜻한 감동을 나누고 싶은 목적으로 창단한 코리아솔로이츠 오케스트라는 작년 여름, 왕성환 활동을 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의 후베이 <카르멘환상곡> 협연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민간 연주단체이다.

7월18일 목요일 오후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아 솔로이츠 오케스트라 창단9주년 기념음악회 공식 포스터
7월18일 목요일 오후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아 솔로이츠 오케스트라 창단9주년 기념음악회 공식 포스터

 1부에서 연주되는 베토벤의 3중협주곡은 말 그대로 피아노,바이올린, 첼로, 세 개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이다. 이와같이 두 개 이상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의 전신은 멀리 바로크 시대로 거슬러 합주 협주곡(Concerto Grosso)에 기인한다. 독주 협주곡과는 달리 몇 개의 독주악기군이 전체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하는 양식인 합주협주곡은 이후 신포니아 콘체르탄테(Sinfonia Concertante)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18세기 후반 만하임 악파에 의해 전성기를 맞은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애용한 작곡가가 모차르트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해서 쓴 협주곡 외에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 등 〈4대의 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비롯해서 바이올린과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다양한 독주 악기의 조합을 시도하며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의 장르적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두 개 이상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은 예술적인 측면보다는 위촉자의 연주목적과 효용성적인 면에서 작곡되는 경우가 흔하다. 지인들과의 연주로 즐거움을 만끽하고 픈 주문자의 욕구와 오락적 목적이 작용한다. 이런 양식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합이자 두 개 악기간의 밸런스와 음색의 아름다움을 현저히 맛볼 수 있는 곡이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이다. 비록 이 날은 동 작곡가의 플루트 협주곡이 연주되지만 <플루트협주곡>과 <하프가 추가된 협주곡>을 같이 감상해보면 비슷한 악풍과 우아함에 천상의 조합이라 착각이 들 정도이다.

 피아노 삼중주와 관현악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어떤 연유였는지 확실하게 밝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막강한 후원자이자 피아노 제자였던 루돌프 대공과 루돌프 대공의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 칼 아우구스트 자이틀러와 에스테르하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였던 크라프트의 세 사람의 공동연주를 위해 작곡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즉 세 사람이 동시에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되는 작품을 쓴 것인데 그러다보니 구성이 산만해지고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같은 주제를 번갈아가면서 1번씩만 연주해도 3번이나 되니 길어지기만 하고 피아노3중주가 가진 실내악적인 매력도 없으며 합주악기군과 오케스트라와의 날카로운 대비도 반감되고 교향곡 같은 육중함과 생기도 없다.) 오늘날 베토벤의 다른 협주곡 가운데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연주되는 편이지만 한국에서 또는 한국 연주자들이 인원을 맞춰 외국에서 오케스트라와 종종 협연하는 작품이기도 하는데 그 속내는 더 이상의 설명을 생략한다.

코리아 솔로이츠 오케스트라 창립9주년 음악회 프로그램과 출연자 프로필
코리아 솔로이츠 오케스트라 창립9주년 음악회 프로그램과 출연자 프로필

 베토벤 음악의 단순한 구조와 강렬한 리듬은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하일리겐슈타트에서의 유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다시 일어선 생명력을 상징한다. 당대의 귀족과 권력층에게 당당히 맞서 예우와 존중을 받았던 예술가로서의 자존감과 당당함이 종속적이고 하부구조로 치부되는 우리 사회의 예술에 대한 인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사실 베토벤은 귀가 먹은 다음부터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과거의 양식을 결합한 고전주의를 완성하고 낭만주의의 물꼬를 튼 시대정신을 반영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베토벤 음악이 보여주는 궁극의 생동감 역시 그가 가진 불굴의 의지나 신체적 결함 보다는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대중의식의 변화와 차이(귀족과의)를 인식하고 그 정서를 최초로 음악에 반영한 것에 기인한다. 음악적 재료와 형식에서 샬리에르 등 기존의 궁정음악가들과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비슷한 음악 재능과 인식 능력을 가졌지만 음악의 흐름과 사상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점이 음악적 결과물에서 엄청난 차이를 드러낸 중요한 원인이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베토벤은 천재라기보다는 혁신가에 가깝다.

 그중에서 가장 활력 넘치고 혁신적인 교향곡이 7번이다. 작곡 수법과 구성, 악기의 편성과 악장들마다의 명확한 개성 등이 변화무쌍하고 내용적으로 풍부하다. 바그너는 이 작품을 '무도의 신화'라고 지칭했으며 그전까지 세계의 예술이 창조하지 못한 세상에 도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시민과 시대정신을 반영한 시민계급의 승리이자 완결점 그리고 대변인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7번 교향곡은 다른데도 아닌 빈 대학 강당에서 빈 시민들로 꽉찬 가운데 귀가 먹어 들리지 않는 베토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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