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3일 금요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2012년 런던의 ‘월드 피아니스트 시리즈’에서 작곡가 진은숙의 피아노 에튀드를 연주하여 “내면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감수성, 뛰어난 테크닉이 어우러진 연주”라는 찬사를 받는 등 전세계에서 연주 활동을 활발히 펼치면서 현재 이태리 L. Canepa 국립음악원 객원교수, 경희대 겸임교수, 추계예대, 예원 서울예고에 출강하며 후학 또한 양성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민정의 피아노 독주회가 8월23일 금요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 백민정 독주회 공식 포스터
피아니스트 백민정 독주회 공식 포스터

 그녀의 독주회 소식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주옥같은 피아노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음악회'라는 페이스북 홍보를 통해 우연차게 알게 되었다. 멘트에서 '유일한'이라는 문구가 저돌적이어서 (사실 유일하지도 않다. 지난 6월 20일 피아니스트 강소연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과 파가니니 광시곡 등으로 리사이틀을 개최하였다) 검색해보았다. <코렐리변주곡>을 필두로 에튜드와 전주곡 등을 거쳐 <소나타 2번>으로 마무리하는, 어찌보면 주옥 같은 라흐마니노프의 독주 피아노곡들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스탠다드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미 올해 6월에도 인천에 위치한 엘림아트센터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독주회를 개최하였으며 곡명이 적혀있지 않아 확실하진 않지만 7월 10일 미국 카네기홀 데뷔 연주회에서도 works by All-Rachmaninoff 라는 타이틀의 포스터를 살펴 보건데 同 프로그램이었을 확률이 크다.

올 7월의 미국 카네기홀 데뷔 음악회 포스터
올 7월의 미국 카네기홀 데뷔 음악회 포스터

 내친김에 더 나아가 유튜브에서 그녀를 검색해 보니 작년 9월에도 엘림아트홀에서 코렐리변주곡을 친 영상이 있어 감상해보았는데 테크닉과 박력 거기에 섬세함을 두루 갖춘 혼신의 연주였다. 연달아 밑에 있는 Minjung Baek-Pianists of the World Series라고 1년전에 업데이트 되었지만 2012년 1월에 연주한 50분짜리 영상을 이어 감상해 보았다. 그 영상에는 라흐마니노프가 아닌 클레멘티와 진은숙 그리고 리스트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그녀의 학구적인 자세와 곡에 대한 깊은 이해를 느낄 수 있었다. 런던의 St.Marin in the fields에서 연주한 것까지는 알겠는데 2012년이면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고 50분이나 되는 영상을 통으로 보면서 누구 곡인지, 어떤 목적과 상황에서의 연주실황이나 녹화인지 예측하기 힘들다. 곡 설명도 없으며 타임 스케줄이 없기에 첨부터 쭉 듣고 있지 않으면 언제 진은숙이 시작하는지(혹시 들어보고 싶어하은 독자가 있을까 싶어 공개한다. 11분 44초경부터 진은숙이다. 진은숙은 역시 악보 보고 친다. 암보로 칠 수 없는 곡이기도 한다. 뒤의 다른 곡들은 직접 찾아 보는 수고를 감내해야한다.) 언제 듣고 싶은 <페트라르카의 소네트>가 연주되는지 알길이 없다. 물론 이런 점은 연주력 외의 마케팅 차원의 업무이지만 백민정이란 피아니스트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독주회를 홍보 할 줄도 알고 개인 홈페이지까지 소유하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싶어하는 인상을 받아 영상에 대한 미비한 설명이 아쉬움ㅇ으로 남는다. 대중들의 지지와 팬덤 확보를 위해선 일반 감상자와의 소통이 필수일진데 음악가들끼리만 유통되는 공간인 잡지나 학계 내에서의 움직임은 그녀가 비상 할 수 있는 더 큰 세계에 비하면 너무나 좁은 듯 하다. 카네기 홀에서 독주회 하는지도 몰랐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백민정은 주목을 받아야 하며 실력도 검증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순수공연예술계에서는 공급자, 즉 연주자의 실력과 학벌, 학력 등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고 최고이고 세계수준이다. 허나 인적 자본의 능력에 대비, 공연예술의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예술의 수요창출실패가 되었다. 공연은 관객이 동반되어야 완전체가 될 것이며 공연예술은 어떤 예술보다도 소비자를 필요로 하는 예술인데 이제 더 이상 종전의 자기충족성 혹은 자기만족성으로는 버티지 못한다.세상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전하면서 공존해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백민정이라는 피아니스트의 뚜렷한 색깔과 개성을 부각하는 매니지먼트가 같이 병행된다면 조금 더 그녀의 존재가 세상에 부각되고 사람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고 뇌리에 새겨질 것이다. 지금까지 불친절한 영상과 검색으로 인한 자료만으로도 그녀의 연주력과 잠재력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이 충분히 증명이 되었다. 그래서 8월의 독주회가 기대된다. 직접 가서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그녀를 만나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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