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대 방어율·사이영상·월드시리즈 첫 승 그리고 우승 반지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99점(본인 평가)으로 마친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후반기 목표는 4가지다.

우선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 꿈이었던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팀에서 7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메이저리그로 올 때 다른 것은 몰라도 방어율만큼은 2점대를 유지하려는 목표를 세웠었다. 현재로서는 매 경기 평균 7이닝을 던지는 동안 1점 또는 2점 정도를 주거나, 실점을 하더라도 에러가 곁들이기 때문에 2점대는 물론 1점대 방어율까지도 가능하다. 8월 1일 현재 방어율은 1.66으로 2위를 달리고 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22살 무서운 신예 투수 마이크 소로카(2.37)보다 월등히 앞선다.

두 번째는 사이영상 수상이다.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각 최고의 투수에게 사이영상을 수상한다. 사이영상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에 소속된 기자들이 후보에 오른 투수를 대상으로 각각 1위 표, 2위 표, 3위 표 등을 던지게 되는데, 1위 표를 가장 많이 받는 선수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이영상을 수상하려면 개인 기록이 좋아야 한다. 18승은 기본이고 방어율도 2점대를 유지하면서 200이닝 정도 던지면 수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는 겨우 10승밖에 올리지 못한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 투수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러니까 다승만으로 보면 벌써 11승을 넘긴 류현진은 자격이 차고도 넘친다.

디그롬은 지난해 10승(9패)밖에 올리지 못한 반면, 방어율이 1.70이었고, 217이닝이나 던졌다. 그러니까 디그롬만 마운드에 오르면 뉴욕 메츠 타선이 마치 물먹은 솜처럼 풀이 죽었고, 야구전문 기자들도 그 점을 높이 사서 사상 최소 승(10)에 그쳤지만, 1위 표를 몰아줘서 사이영상 투수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이영상을 수상하려면 기록이 좋아야 하지만,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투수들의 성적이나 기록 내용이 류현진에 미치지 못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월드시리즈 첫 승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로 나왔지만, 패전투수가 되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10월 25일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와서 4와3분의2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결국 2-4로 재역전패해 패전 투수가 됐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은 워낙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고, 커맨드가 좋기 때문에 아메리칸리그 어느 팀(현재는 뉴욕 양키즈가 유력)이 월드시리즈에 올라와도 자신을 갖고 있다.

네 번째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것이다.

LA 다저스가 지금 같은 추세대로 나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하고, 디비전시리즈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라는 고비를 넘어서야 하고, 뉴욕 양키즈도 아메리칸리그에서 같은 절차를 극복해야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게 되지만, 지금으로 볼 때는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LA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2018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었다.

LA 다저스는 1988년 6번째 우승을 마지막으로 무려 31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고, 뉴욕 양키즈는 2009년,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10년 만에 28번째 우승을 노리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팀이다.

류현진이 8월 1일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6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서 방어율을 1.66으로 낮춰 절반의 성공을 거둔 후 LA로 돌아와서 LA 중심가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99점으로 마친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후반기 목표는 4가지다(사진= 로이터 갈무리).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99점으로 마친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후반기 목표는 4가지다(사진= 로이터 갈무리).

배지현 ; 당신 올 시즌 목표가 하나둘 이뤄지는 것 같지 않아요?

류현진 ; 우리가 올스타전 이후 얘기했었던 4가지 목표, 2점대 방어율, 사이영상, 월드시리즈 첫 승 그리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말이지.

배지현 ; 특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김)병현 씨가 예능 프로에 출연해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이사하다가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다는 말, 정말 당신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지 않아요?

류현진 ;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나만 없는 게 아니잖아, (박)찬호 선배, (김)선우 선배, (최)희섭 선배 등 선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간 오승환 그리고 강정호, 최지만도 그렇고.

배지현 ; (말을 끊으며) 그런데 (김)병현 씨는 2개나 되잖아요.

류현진 ; 그렇지 2개 맞아, 하지만 나도 가능성이 남아 있다구. 우선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는 방어율 관리를 잘 해 가면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포함해서 4가지 목표 다 이룰 거야, “물들어 올 때 배 저어라”라는 말도 있잖아.

배지현 ; (혼잣말로) 배가 아니라 노겠지.

류현진 ; 다~ 들려, 배가 아니라 노란 말이지.

배지현 ;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그러면 우리 첫아기 계획은.

류현진 ; 그~건, ‘4 플러스알파’라구.

배지현 ; (혼잣말로) 플러스알파라, 역시 야구가 우선이군~

<말산업저널>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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