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친일파와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있어야 미래 열릴 것

과거 침략과 침탈, 숱한 만행을 일삼았던 군국주의 국가 일본이 21세기 들어서도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과 함께 외교 안보 분야에서 공격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면수심의 행태며, 인간의 근본적 삶의 양식인 휴머니즘을 거부하는 악마적 행태까지 연상시키는 저급한 모습이다. 오죽하면 <블룸버그 통신>이 아베 총리와 일본정부의 조치를 위선적 행태이라고 질타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비판적 시선이 잇따르는 상황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침략과 약탈을 지지하고 옹호한 친일파의 역사

친일파(親日派)는 친일반민족행위자(親日反民族行爲者)로 칭하기도 하는 역사적 용어다. 동아시아 역사에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가 동아시아 각국을 침탈할 무렵에 일본 제국에 가담하여 그들의 침략과 약탈 정책을 지지하거나 옹호하여 추종한 무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얻어온 친일파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대한제국 시절 한일병합에 적극 찬성하거나 참여한 자와 당시 고위 관직자 근무자 등 일제 강점기에 친일 행위를 한, 즉 당시 일본의 정책을 지지한 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부를 쌓고 권세를 누린 자들, 그 후손으로 일본을 칭송하고 일본의 과거 식민지 운영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한국의 이익보다 일본 편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역사적으로 친일파는 일제 강점기에 활보하며 가승을 부리면서 해방 이후 기득권 세력으로 다시 자리잡았다. 1945년 해방 후 한반도 이남지역에 입성한 미군은 군정을 선포했고, '맥아더 포고령'을 통해 과거 일제시대때 부역행위를 한 관료출신이나 경찰, 군인출신들을 대거 등용함으로써 친일파세력들은 득세를 하게됐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제헌 국회가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제정하고, 이에 따라 반민족행위자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구성해 친일파 청산을 시도했다. 그러나 초대 대통령 이승만 정부 및 내각구성원의 일원인 친일파의 조직적인 방해로 결국 반민특위가 해산되고, 친일파 청산작업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일제에 충성을 바치며 독립투사를 탄압했던 상당수 친일파들은 해방 이후 처벌을 받지 않았고, 정치적 지지세력이 있어야 했던 정권과 결탁하여 철저한 반공주의를 내세운 정치활동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연장해나갔다. 특히 일부 군·경 친일인사들은 이승만 정부로부터 과거행적과는 무관한 현재의 공적 위주로 평가한 '반공투사'로 칭송받는 등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제1공화국때 주요직을 겸직하며 그들의 권위를 누린 자들이 많았고, 친일파 청산이 되지않은 채 친일의 흐름이 이어진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 친일파들, 21세기에 부활하다

친일파는 일제 강점기 35년간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1948년 제정된 반민족행위처벌법의 친일파 규정에 따르면 일본정부와 통모하여 한일합병에 적극 협력했거나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조약 또는 문서에 조인한 자, 일본정부로부터 작위를 받았거나 일본제국의회 의원이 되었던 자, 독립운동자나 그 가족을 악의로 살상·박해하거나 지휘한 자, 습작(襲爵)한 자,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고문·참의, 칙임관 이상의 관리, 밀정행위자, 독립 운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거나 그 단체의 수뇌간부로 활동한 자, ·경찰의 관리로서 악질 행위를 한 자, 군수공업을 책임경영한 자, ·부의 자문 또는 결의기관의 의원이 된 자 중에서 일제에 아부하여 죄적이 현저한 자, 관공리 중 악질적 죄적이 현저한 자, 일본국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각 단체 본부의 수뇌간부 중 악질적인 자, 종교사회문화경제 기타 각 분야에서 악질적 언론 저작과 지도를 한 자, 일제에 대한 악질적인 아부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등으로 분류됐다.

또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광복회가 규정하고 작성한 친일파 708인 명단은 더욱 광범위하다. 을사오적 · 정미칠적 · 일진회 · 경술국적 · 조선귀족 · 일본 귀족원 의원 및 제국의회 의원 · 중추원 · 도지사 · 도 참여관 · 조선총독부 국장 · 조선총독부 사무관 · 조선총독부 판검사 · 조선총독부 판사 · 조선총독부 군인 · 애국자 살상자 · 밀정 · 경시 · 고등계 형사 · 군수산업 관련자 · 친일단체 · 기타 · 사회, 문화, 예술계에 포진한 친일파 중 그 죄악이 크고 친일행적에 대한 심판이 필요한 이들만 해도 7백명이 넘는 규모다. 그중에서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친일파는 을사오적과 정미칠적이다. 을사오적은 이완용(학부대신, 후작), 이근택(군부대신, 자작), 이지용(내부대신, 백작), 박제순(외부대신, 자작), 권중현(농상공부대신, 자작)이며, 정미칠적은 이완용, 송병준, 이병무, 고영희, 조중응, 이재곤, 임선준으로, 사실상 우리나라를 일본에 팔아넘긴 매국노 중의 핵심 매국노인 셈이다.

을사오적이자 정미칠적으로 독립투사들의 테러 핵심대상이 되었던 이완용은 191913·1운동이 확산되자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3회에 걸쳐 '경고문'을 게재했다. 이완용은 특히 세 번째 경고문에서 "소요 당시 본인의 두 차례에 걸친 경고에는 단지 조선독립이라는 말이 허망한 것이니 망동하여 생명을 사상(死傷)하는 화에 빠지지 말고 급히 구하라는 뜻으로만 말하였거니와, 이번에 여러분이 지난 잘못을 후회하는 때가 오니 본인이 다시 한마디를 더하는 것은, 독립이라는 주장이 허망함을 여러분이 확실히 깨닫는 것이 우리 조선 민족의 장래 행복을 설계하는 것임을 말하려는 것이다."라며, 일제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친일파들의 행태에 대해 일본은 무척이나 든든해 했다. 조선의 마지막 총독인 '아베 노부유키'는 당시 조선을 떠나면서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것(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고 말하는 등 한국에 심어놓은 식민교육에 동화된 친일파들의 역할에 대해 크게 기대했다.

총독부의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근무하며 친일시를 쓴 여류시인 노천명은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라는 친일시를 통해 조선청년들에게 자원해 징용과 징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남아면 군복에 총을 메고/나라 위해 전장에 나감이 소원이리니//이 영광의 날/나도 사나이였드면 나도 사나이였드면/귀한 부르심 입는 것을//갑옷 떨쳐입고 머리에 투구 쓰고/창검을 휘두르며 싸움터로 나감이/남아의 장쾌한 기상이어든//이제/아세아의 큰 운명을 걸고/우리의 숙원을 뿜으며/저 영미를 치는 마당에랴//영문(營門)으로 들라는 우렁찬 나팔소리//오랜만에/이 강산 골짜구니와 마을 구석구석을/흥분 속에 흔드네‘(전문) 징용과 징병에 동참해 일본의 태평양 대동아전쟁에 동참하자는 내용으로, 같은 민족을 사지로 몰아넣으면서 일제의 만행을 적극 장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일파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시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를 맞아 국민들의 분노와 단합이 커지는 반면, 그동안 숨어있던 친일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일파와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참회와 배상 등 제대로 된 과거사 해결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우정과 이웃국가로서 미래가 열릴 것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를 맞아 국민들의 분노와 단합이 커지는 반면, 그동안 숨어있던 친일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일파와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참회와 배상 등 제대로 된 과거사 해결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우정과 이웃국가로서 미래가 열릴 것이다.

 

이들 친일파들의 행태는 과거에 대한 참회, 반성, 부끄러움이 없이, 과거사를 부정하며 한국에 보복하는 아베 정권을 비판하지 않고,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등 사실상의 친일행위에 다시 나선 양상이다. 일본의 과거사 부정과 숱한 만행에 대해 항의하기는커녕 자위대 행사, 일왕의 생일 등에 참석해 일본에 찬사를 보내고, 친일 청산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나 학자들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등 매국노적 행태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경제보복을 자행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 잘못해서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 역시 대표적인 친일파 행태일 것이다.

그동안 주홍글씨로 박혀 있던 친일파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람들이 일본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는 공격을 해오자 우리 정부를 공격하며 일본 편을 들고 있는 것은 참으로 추하기만 하다. 머리는 겨우 숨겼지만 꼬리가 드러나 보이는 모습을 의미하는 한자성어인 장두노미’(藏頭露尾)를 떠오르게 한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거의 아픈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치졸하고 추악하며 졸렬한 일본의 참회와 반성과 함께 우리 내부를 혼란스럽게 하고 민족정기를 가로막아온 친일파에 대한 청산은 중요한 역사적 과제라고 할 것이다.

이번에 제대로 반민특위 운동을 펼치고, 반성하고 참회하는 일본만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오늘의 일본 행태는 사자성어 문과식비’(文過飾費, 허물을 꾸미고, 잘못을 변명함. 잘못이 잇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침 없이 숨길뿐 아니라 도리어 외면하고 잘난척함)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쳐 착하게 된다는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길로 돌아서서, 진정한 친구이자 우방이며 이웃국가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친일파들의 절절한 반성과 참회, 역사와 국민, 피해자들에 대한 석고대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와 다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친일파들에게 고하려 한다. “친일파여, 역사에 대한 죄업과 조국을 배신했던 구차한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그대들을 살릴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역사의 무서운 교훈을 기억하고 두려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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