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운동회 ‘아육대’, 추석특집 방송에 승마 종목 신설
동물권단체 무브, 승마 채택 규탄···“마사회 이미지 쇄신 도구 전락” 비판
아육대 측, “관계 단체와 협조···안전문제 문제 없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10주년을 맞은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가 승마 등 7개 종목으로 치러진다고 MBC가 8일 밝혔다. 말과 교감할 수 있는 승마를 비롯해 e스포츠, 투구 등 3개 종목이 신설됐으며, 씨름이 다시 부활했다.

‘승마’ 종목 선택을 놓고 동물권단체 ‘무브(MOVE)’는 “아육대의 반생명적 결정을 강력 규탄하고 승마 채택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말을 이윤 수단으로 이용하고 학대를 자행하는 현 한국사회에서 ‘말과의 교감’을 내세우는 것은 기만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살아있는 동물을 인간이 타고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학대하는 것은 반생명적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아육대 ‘승마’와는 무관한 동물권 단체 ‘페타’의 고발 내용을 끌어들여 ‘말산업’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있다. 또한, 올해 초 페타가 공개한 경주퇴역마 학대사건과 함께 6월 숨진 국내 최고 씨수말 ‘메니피’가 무리한 학대로 죽었다는 내용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말(馬)을 이용한 산업 전체를 부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고 있다.

이어 아육대의 승마 종목 채택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강하게 비쳤다. “페타의 폭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아육대 새 종목으로 승마가 채택한 것은 말산업을 의도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게 아니냐”며, 아육대 최민근 PD에게는 한국마사회의 이미지 쇄신에 의도적 조력한 게 아닌지 해명을 요구했다.

일부 아이돌은 방송 촬영 또는 취미 목적으로 승마를 즐기고 있다고 알려졌다. 재활힐링승마 홍보대사 배우 김재경은 7월 28일 말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개인 SNS를 통해 공개했다(사진 출처= 김재경 인스타그램).
일부 아이돌은 방송 촬영 또는 취미 목적으로 승마를 즐기고 있다고 알려졌다. 재활힐링승마 홍보대사 배우 김재경은 7월 28일 말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개인 SNS를 통해 공개했다(사진 출처= 김재경 인스타그램).

동물권 단체,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까지 관여(?)

‘무브’, 동물복지 단체 아닌 동물권 단체

동물권 단체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동물 학대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의 제작 방향까지 요구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방송사 내부에서 제작에 대한 조율을 있을 수 있어도 전혀 상관없는 동물권 단체에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빼라고 요구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경직된 사회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한국사회가 승마에 대해 익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 세계 다양한 형태로 향유하는 ‘승마’를 부정하고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승마 자체가 불법적이거나 승마 중 말 학대행위가 예상된다면 막을 일이지만, 무조건적인 반대는 다분히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들기까지 한다.

아육대 승마 종목 채택을 규탄한 동물권 단체 ‘무브’는 일반적인 동물복지단체와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동물복지(Animal Welfare)’가 인간의 만족과 즐거움을 위해 동물 학대를 금지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 존중하는 개념인 반면, ‘동물권(Animal Right)’은 동물은 본래의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권리를 갖고 음식, 옷, 실험용, 오락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무브’는 동물권을 주창하는 단체이다.

또한, 방송에 등장하게 될 종목은 정작 ‘경마’가 아닌 ‘승마’임에도 동일 시 하면서 몽땅 비판하는 행태가 그 의구심을 더욱 크게 한다. 한국마사회가 이윤을 벌어들이는 것은 ‘경마’이지 ‘승마’가 아니며, 오히려 승마에 대해서는 말산업 육성전담기관으로서 전방위 지원하는 모양새이다.

일각, 승마는 위험하다? 낙마 위험성 우려

첫 대회인 만큼 ‘유소년 승마 입문 수준’으로 치러질 듯

기량 검증 등 거쳐 출전 아이돌 엄격 선발

일부 매체에서는 승마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간접적으로 승마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승마는 낙마가 빈번이 발생하는 종목이기에 부상의 위험이 있고, 살아 있는 동물과 함께 열리는 승마 특성상 아이돌 그룹 팬덤 통제에도 어려움을 겪는 다는 것이다.

아육대 승마 종목은 처음 열리는 만큼 안정성을 고려해 유소년 승마선수 입문 수준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승마라고 하면 높은 장애물을 넘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전문 체육선수 또는 숙련된 생활체육 선수가 아닌 이상 쉽지 않다. 한국마사회가 시행하고 있는 ‘기승능력인증제 7급’ 수준이면 적당하다는 게 승마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승마 활성화와 안전한 승마문화 정착을 위해 한국마사회가 시행하는 ‘KHIS 기승능력인증’ 모습 ⓒ말산업저널 황인성
아육대 승마 종목은 처음 열리는 만큼 안정성을 고려해 유소년 승마선수 입문 수준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승마라고 하면 높은 장애물을 넘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전문 체육선수 또는 숙련된 생활체육 선수가 아닌 이상 쉽지 않다. 한국마사회가 시행하고 있는 ‘기승능력인증제 7급’ 수준이면 적당하다는 게 승마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승마 활성화와 안전한 승마문화 정착을 위해 한국마사회가 시행하는 ‘KHIS 기승능력인증’ 모습 ⓒ말산업저널 황인성

하지만, 이것은 기우이다. 아육대 측은 승마 종목을 신설하며 한국마사회와 농림부, 대한승마협회 등 각계 전문가들과의 회의를 통해 다각적인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를 원한 아이돌이 한국마사회의 협조를 받아 승마 교육에 들어갔으며, 안전조끼, 헬멧은 물론 선수들의 승마 능력에 따라 순하거나 작은 말들을 타게 해 경기에서 무리수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말 타기가 가능한 아이돌만을 승마 종목에 출전시킨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승마 능력을 갖추거나 취미로 승마를 즐기고 있는 아이돌은 생각보다 적지 않다. 더불어 출전하는 아이돌을 선발을 위해 승마 전문가가 대동해 기량 테스트를 받게 해 안전사고 문제에도 철저히 대비한다. 평소 승마를 즐긴다고 하더라도 기량 테스트를 통해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참가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번 아육대 승마 종목은 처음 열리는 만큼 안정성을 고려해 유소년 승마선수 입문 수준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승마라고 하면 높은 장애물을 넘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전문 체육선수 또는 숙련된 생활체육 선수가 아닌 이상 쉽지 않다. 한국마사회가 시행하고 있는 ‘기승능력인증제 7급’ 수준이면 적당하다는 게 승마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아육대, 전 국민이 보는 추석 특집 방송···말산업 홍보 기회의 장

승마, 새로운 레저문화 확산 기대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국내 승마산업은 과거에 비해 점진적인 성장을 해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큰 타격을 입어 이미지가 훼손됐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산업의 규모나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 이번 아육대 승마 종목 신설은 말산업계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홍보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마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친숙도와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제한선이 있던 승마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일 수도 있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전문체육이 아닌 이상 승마를 생활 스포츠로 즐기고 있다. ‘워라벨’, ‘삶의 질’ 등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새로운 레저문화 선두에 승마가 서길 바라본다.

10주년을 맞은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가 승마 등 7개 종목으로 치러진다고 MBC가 8일 밝혔다. ‘승마’ 종목 선택을 놓고 동물권단체 ‘무브(MOVE)’는 “아육대의 반생명적 결정을 강력 규탄하고 승마 채택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10주년을 맞은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가 승마 등 7개 종목으로 치러진다고 MBC가 8일 밝혔다. ‘승마’ 종목 선택을 놓고 동물권단체 ‘무브(MOVE)’는 “아육대의 반생명적 결정을 강력 규탄하고 승마 채택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사진= M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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