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희망 대한민국: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

일본의 경제침략 선전포고와 보복행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74주년 광복절을 맞는 대한민국은 어떤 좌표와 비전을 갖고 21세기를 열어갈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연 광복절 경축식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라고 대한민국의 비전과 목표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미래상은 온 국민이 더불어 공존공영하고, 불편부당하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삶을 살면서, 실패할지라도 사회와 함께 재기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올해, 광복 74주년 기념식을 특별히 독립기념관에서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광복의 그날, 벅찬 마음으로 건설하고자 했던 나라, 그리고 오늘, 우리가 그 뜻을 이어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국민들과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고 이같이 설명했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

문 대통령은 이날 1940년대 대표적인 모더니즘 계열 시인 김기림의 새나라 송()’을 통해 광복을 맞아 노래했던 새 나라의 꿈을 소망했다. 문 대통령은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리고 철판을 펴자/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라고 설명했다.

 

새나라송()

- 김기림(金起林(1908~ ?)

 

거리로 마을로 산으로 골짜구니로

이어가는 전선은 새 나라의 신경

이름 없는 나루 외따른 동리일망정

빠진 곳 하나 없이 기름과 피

골고루 돌아 다사론 땅이 되라

 

어린 기사들 어서 자라나

굴뚝마다 우리들의 검은 꽃묶음

연기를 올리자

김빠진 공장마다 동력을 보내서

그대와 나 온 백성이 새 나라 키워 가자

 

산신과 살기와 염병이 함께 사는 비석이 흔한 마을에 모터와

전기를 보내서

산신을 쫓고 마마를 몰아내자

기름 친 기계로 운명과 농장을 휘몰아 갈

희망과 자신과 힘을 보내자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 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이고 철판을 피리자

세멘과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세워 가자

 

녹슬은 궤도에 우리들의 기관차 달리자

전쟁에 해어진 화차와 트럭에

벽돌을 싣자 세멘을 올리자

애매한 지배와 굴욕이 좀먹던 부락과 나루에

내 나라 굳은 터 다져 가자

 

김기림은 함북 학성 출신의 시인·평론가·영문학자로, 영국 비평가 I.A. 리처즈의 이론을 도입해 모더니즘 시이론을 세우고, 그 이론에 따른 시를 쓰면서 미지에 대한 호기심이국적 정취에 탐닉하는 글을 다수 창작했다. 김기림의 모더니즘 시론은 1920년대초 우리나라 시문학의 감상적·퇴폐적 낭만주의와 1920년대말부터 1930년대초까지 목적성에 치우치는 프로 문학을 부정하는 데서 출발했으나, 이후 시의 음악성 및 시간성을 비판하고, 회화성·공간성·감각성을 강조했고, 후기에는 현대문명의 비인간성에 반대하고 휴머니즘을 내세웠다. 특히 자신의 초기 모더니즘 시론이 문명예찬 및 기교주의에 치우쳤음을 비판하고, 사상과 기교가 통일된 '전체로서의 시'를 제기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기상도>, <바다와 나비>, <새노래>가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기림 시인의 새 나라를 향한 꿈을 인용하며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를 꿈꾼다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완도 섬마을의 소녀가 울산에서 수소산업을 공부하여 남포에서 창업하고, 몽골과 시베리아로 친환경차를 수출하는 나라다. 회령에서 자란 소년이 부산에서 해양학교를 졸업하고 아세안과 인도양, 남미의 칠레까지 컨테이너를 실은 배의 항해사가 되는 나라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문 대통령은 또 오늘의 대한민국은 독립선열들의 강인한 정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작가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한 구절을 인용했다.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을 갈망하며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 국민들 가슴에 살아 숨쉬고 있다라는 시구를 인용했다. 심훈은 소설 상록수로도 잘 알려진 1920~30년대 대표적 계몽소설가이자 시인으로, 일제 강점기에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소설과 시를 썼다. 특히 상록수1870년대에 일어난 러시아 지식인들의 브 나로드 운동’(민중 속으로)을 사상적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1930년대 일제에 의해 수탈당한 한국농촌의 참상을 보여주고 농촌계몽운동을 실천하는 양심적 지식인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그날이 오면

-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오면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두 시인의 시를 인용하며, 각자도생하며 한반도를 압박하는 외세와 열강에 맞서 이룰 대한민국의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각오를 다짐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날 광복절 경축식은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됐고, 독립유공자와 시민, 사회 단체 대표, 주한외교단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됐고, 독립유공자와 시민, 사회 단체 대표, 주한외교단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됐고, 독립유공자와 시민, 사회 단체 대표, 주한외교단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대립과 혼란, 위기 극복하고, 빛나는 대한민국 세울 때

최근 격화되는 갈등과 대립, 혼란과 위기로 상징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이 제시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어느 나라와 맞서도 이겨낼 수 있는 탄탄한 국력과 철학을 갖춘 당당한 나라를 위해 국민들의 힘과 역량을 모을 때인 것이다. 심훈과 김기림 두 시인의 눈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읽은 대통령과 정부와 함께 국회 등 입법부, 사법부, 시민단체, 기업과 노동계 등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속에 발전과 공존공영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을 다짐할 때다. 광복절 제74주년,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2019년과 총선 등 정치적 변곡점을 맞는 2020년이 그 중대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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