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첫 국산마 수출
- 국산마 자급을 돌파해 수출의 길로 나서다
- 향후 민간 생산자 위주의 수출 모색해야

한국마사회가 최근 국내 경주마 생산의 최대 전환점이 될 기쁜 소식을 알렸다.
지난 7일(월)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생산된 경주마 3두를 말레이시아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국적있는 경마’ 시행을 위해 본격적인 경주마 생산에 뛰어든 이후 20년만에 외국으로 수출을 하게 된 것은 한국경마와 국내 경주마 생산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수출되는 3두의 경주마들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인 ‘비카’, ‘커맨더블’, ‘엑스플로잇’의 자마들이다.
마사회는 이번 경주마의 해외수출은 말 산업 육성법 제정에 발맞춰 국내 말산업의 수요를 견인하고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수출을 통해 외화 획득으로 국민 경제에 기여함은 물론, 경마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의미가 크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국산마 첫 수출은 비록 3두에 불과하지만, 국산마가 세계 경마시장에 나설 수 있다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과 세계 최고의 잠재력을 지닌 중국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말 산업 육성법 제정에 발맞춰 국내 말산업의 수요를 견인하고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수출을 통해 외화 획득으로 국민 경제에 기여함은 물론, 경마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산마의 첫 해외 수출이라는 한국경마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해 국산마 수출이 가지는 의의와 향후 수출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 마사회가 준비중인 향후 국산마 수출 정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 국제경마 변방에서 중심으로...
마사회가 파트2 국가인 말레이시아에 국산마를 수출했다는 것은 작게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산마의 가용수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주마 생산농가의 지속적인 성장과 세계와의 경쟁을 위한 길로 접어들면서 보다 질 좋은 경주마 생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크게는 단일경마장의 세계적인 매출기록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마선진국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온 한국경마가 드디어 본격적인 세계 경마선진국과의 경쟁에 접어들게 되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마사회는 한국 경주마 생산의 시작을 1991년으로 삼고 있다.
국내에서 경주마 생산이 태동된 것은 경주마 생산의 전초기지가 된 원당목장이 1984년 개장되면서 부터다. 한국경마에 국산마 생산을 계획하고 지원하게 되는 원당목장이 생기면서, 1980년 1개소에 불과하던 민간생산자도 1989년에는 8개소로 증가하면서 경주마생산의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당시는 마사회에서 국내 생산 가능성을 타진하던 시기로 축산 산업화의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민간생산자가 자발적인 참여를 한 것이다.
마사회는 1991년 국산마의 생산과 육성을 통해 국적있는 경마를 시행하고 우수한 경주마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국산마 중장기 10개년 발전계획’을 시도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경주마 자급 확대 중장기 기본계획은 `94년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게 되지만, 한국경마는 도약을 위한 국산마 생산 계획을 `91년부터 적극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경마는 외국산마에 의존해 외화낭비는 물론이려니와 ‘국적 없는 경마’로 경마의 질을 떨어뜨리고 외형적인 성장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제주육성목장이 개장된 이후 경주마 생산이 연간 1,300두가 넘게 생산되면서 초기 국내산마 자급률이 20%도 채 안되던 것이 현재는 78% 수준을 웃돌고 있다.
물론 경마선진국에 비해 질적 차이가 심한 것도 사실이지만 경주마 수출이 시작되면서 질적 격차는 자급에 만족하던 이전과 비교해 하루가 다르게 좁혀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국산마 해외 수출은 한국경마가 드디어 변방에서 중심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마사회, 3년간 국산마 수출 주도 계획 밝혀
국산마의 해외 첫 수출은 마사회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마사회는 이미 2010년 국산마의 해외 수출을 구상했고, 올해 3월 국산마 해외수출 기본계획을 수립해 7월부터 동남아 경마시행국에 국산마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활발히 하면서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마카오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고, 드디어 말레이시아에 국산마를 수출하게 된 것이다.
마사회가 동남아 국가에 홍보한 것은 바로 마사회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이다. 세계적인 자마들을 생산한 우수씨수말을 보유해 혈통적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지속적인 국산마 수출을 위해서 씨암말 특별교배(내수용 자마 생산을 위한 교배 외) 규모를 연차적으로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2마리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17마리, 2012~2013년에는 30마리 내외로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 수출용 경주마는 사전에 씨암말을 보유한 농가의 신청을 받아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우수 씨수말과 교배를 하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마를 한국마사회에서 수매해 1∼2년 정도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게 된다. 국가별로 도입형태가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해 우수 씨수말과 교배 후 임신한 씨암말도 수출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또한 국산 경주마의 원활한 해외 수출 지원을 위해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우수 씨수말 13두를 지난 4월 ‘브리더스컵사(Breeder`s Cup社)’에 등록했다. ‘브리더스컵사’는 북미의 주요 경주마 생산자 단체로, 경마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브리더스컵 월드 챔피언쉽 경주’를 주관한다. ‘브리더스컵 월드 챔피원쉽 경주’에 출전하려면 ‘브리더스컵사’에 매년 씨수말과 자마의 등록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여기에 씨수말이 등록되면 일단 그 씨수말의 자마는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셈이다.

◆ 전담기관 및 국가의 정책적 지원 필요
출발점을 막 벗어난 한국경마의 국산마 해외 수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추고 국산마 수출만을 전담할 수 있는 전담기관이 절실히 필요하고, 국가적인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하다.
경마시행체인 마사회가 주도하는 국산마 해외 수출은 사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대다수 국가가 경마시행과 경주마 생산분야가 각각의 전담기관을 달리해 별개로 되기 때문이다. 한 기관이 경마산업 전반을 주도하는 것이 장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크게 보면 조직의 거대화를 피할 수 없고, 오히려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빠른 대처와 추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산마의 해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전담기관의 탄생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정책적 지원은 더욱 절실하다. 경주마가 해외에 나가기 위해선 검역과정이 필수다.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일본 등은 자국의 검역수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비교적 검역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지만, 다른 국가들은 국가간 검역협정을 요구하고 심지어 일부국가는 수송을 위해 거쳐가는 과정에서도 검역협정을 요하고 있어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검역협정은 국가간 협정이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국산마 해외 수출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선 민간 생산농가의 노력도 요구된다. 민간 생산농가가 수출에 합류하기 위해선 국산마의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국산마 경매에서 나타난 평균 거래가를 살펴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 물론 생산자들은 생산단가와 개별 경주마 가격의 높고 낮음으로 인해 결코 만족할만한 가격이 아니라 항변하고 있지만, 외국산마의 국내 도입가와 당장 국산마의 낮은 인지도 등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을 뛰어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국산마의 해외 수출 확대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며, 이와 더불어 전담기관의 필요성과 국가적 경제·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수출의 민간생산자 참여를 위해선 국산마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한 범경마·생산계의 피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될 전망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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