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필산업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라는 옥상옥 조직으로 인해 자칫 근간이 흔들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국민 레저스포츠로 많은 기여를 해온 한국의 마필산업은 외부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에 빠져 있다. 그 핵심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하 사감위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활동에 있다.
사감위의 탄생을 전후로 전국 25개 농민단체를 비롯해 모든 마필산업 종사자들은 경마는 여타의 사행산업과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행산업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목이 터져라 외쳐 왔다. 경마산업은 축산업을 근간으로 하여 발전하는 산업이고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법의 목적은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에 있기 때문에 농업정책적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을 피력해왔다. 특히 세계 1백20여 경마시행국가는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세계와의 경쟁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사감위가 마련중인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들여다보면, 과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감위가 추진중인 종합계획안을 살펴보면, 사행산업 총량을 GDP대비 1.46%로 낮춰 묶어두는 것을 기본으로 ID카드 도입, 온라인 베팅 폐지, 교차투표 폐지 등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 왔지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바다이야기’로 불거진 불법도박의 폐해를 예방하고 건전레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탄생이 되었다.
하지만 사감위는 활동을 시작한 이후 탄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불법도박에 대해선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레저산업에 대해 사행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각종 규제정책만을 쏟아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 2005년 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행산업의 총매출은 45조에 이르고, 이중 합법적 사행산업이 차지하는 매출은 약 11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같은 결과는 사감위의 모태가 되었던 불법도박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감위는 아직까지 불법도박, 온라인불법도박 등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감위가 출범하면서 내세웠던 건전레저산업 발전은 눈을 씻고 찾아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또한 사감위 구성과 운영에서도 각종 문제점들이 지적돼 왔다. 사감위원 구성에서 문광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될 수 있는 여건 갖춰졌고, 이런 현상은 사무처 구성에까지 이어지면서, 정책입안부터 진행까지 농림부와 한국마사회는 물론 사행산업시행체를 배제하는 행태로 나타났다.

턱없이 늦었지만 사감위는 이제라도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최근 온라인을 휩쓸며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온라인불법도박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더불어 합법적인 레저스포츠인 경마산업과 여타 레저산업에 대한 규제책보다는 건전육성발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위원회 존속을 위한 손쉬운 보여주기 결과물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을 위협하는 불법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피폐해진 농축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필산업의 규제는 당연히 철폐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사감위가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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