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챔피언스리그서 리버풀 상대로 골···축구 인생 터닝 포인트 되나

황소 황희찬 선수가 2019~20 UEFA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예선 2차전에서 축구 인생을 바꿀만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골을 터트려 유럽 축구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10월 3일 리버풀 홈구장에서 벌어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스 대 잉글랜드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2차전 팀이 0대3으로 뒤지던 전반 39분 만회골을 넣었다.

잘츠부르크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리버풀에 내리 3골을 허용, 0대3으로 뒤지던 전반 39분, 황희찬 선수가 리버풀 오른쪽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에서 버질 판데이크를 왼발 페인트 모션으로 제친 다음, 오른발로 통렬한 골을 넣었다. 판데이크는 황희찬의 페인트에 속아 넘어지고 말았다.

황희찬이 농락한 리버풀의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 선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센터백)로 인정을 받는 선수다.

리버풀은 판데이크 선수의 든든한 수비력으로 인해 챔피언스리그 5게임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다가 황희찬 선수에게 골을 허용한 후, 내리 2골을 더 얻어맞고 4대3으로 겨우 이겼다.

황희찬은 후반 1분경, 미나미노 선수에게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날려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그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축구 명문 포항중학교(U-15), 포항고등학교(U-18)를 거치면서 착실하게 기본기를 쌓아왔다.

포항고등학교를 나와 당연히 포항 스틸러스 팀으로 가야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2015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스 팀에 입단했다. 그 후 FC 리퍼링, 함부르크 FC로 임대되었다가 지난 시즌부터 다시 잘츠부르크로 돌아왔다.

황희찬은 체격조건(1m 77cm, 77kg)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강력한 파워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항상 플레이가 세련되지 않고 거칠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래서 국가대표팀에서도 황의조에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그러나 올 시즌 드리블과 패싱이 정확해 지면서 리그 10경기에서 6골을 터트리면서 기량이 한층 세련되어졌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챔피언스리그에서 판데이크를 농락하면서 골을 터트려 단숨에 유럽의 스카우트들로부터 관심을 끌게 되었다.

황희찬은 나이도 23살로 어린 데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문제에서도 자유로워져서 몸값이 엄청나게 뛸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에게 당한 리버풀의 센터 백 판데이크 선수는 토트넘의 손흥민은 물론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뚫지 못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다. 1m 93cm의 키에 순발력과 스피드가 발군인 데다, 몸싸움도 잘하고 공중볼 처리도 능수능란하다. 또한 매우 침착하고 수비수로서 예측능력도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서 난공불락으로 알려졌었다.

판데이크는 올해 28살로 네덜란드 국가대표 주장이다. 2019~19 피파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리오넬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었다.

판데이크는 2017~8시즌 사우스햄튼에서 리버풀로 이적해 올 때 수비수로서는 역대 최고인 7,500만 유로(1,080억 원)의 이적료를 발생시켰고, 리버풀에서 주급 18만 파운드(약 2억 7,000만 원)를 받고 있다.

황희찬은 수비수 판데이크를 제치고 오른발 슛으로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AFP=연합뉴스).
황희찬은 수비수 판데이크를 제치고 오른발 슛으로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AFP=연합뉴스).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 역사적인 골을 터트린 황희찬 선수가 라커룸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기자 ; 골을 넣을 때 판데이크를 의식했나?

황희찬 ; 물론이다.

기자 ; 그런데도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황희찬 ; 공격과 수비수는 항상 창과 방패의 싸움인데 방패는 아무리 강해도 뚫리게 마련이다.

기자 ; 경기가 끝난 후 판데이크와 유니폼을 교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황희찬 ; 나는 상대 팀 선수 유니폼에 관심이 없는데, 판데이크가 먼저 요구했다.

기자 ; 이제 10월에 월드컵 예선이 있는데, 특히 10월 15일 북한과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한과의 경기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황희찬 ; 김일성 경기장에서 멋진 골로 ‘한반도 영웅’이 나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

(북한의 스포츠인들은 국가대표를 체육명수, 아시안게임 등의 금메달리스트를 공훈체육인,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는 인민체육인의 칭호를 붙여준다. 그러나 1999년 세비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정성옥에게는 이례적으로 공화국 영웅의 칭호를 붙여 주었다. 북한에서 공화국 영웅은 조국 해방을 위한 항일투쟁 등 정치군사적으로 위업을 세운 영웅들에게만 붙여주었다.

그래서 황희찬 선수가 북한의 공화국 영웅 등 모든 영웅을 압도하는 ‘한반도 영웅’ 운운한 것으로 보인다)

P.S 그동안 축구의 전설을 남긴 영웅들도 ‘터닝 포인트’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의 8강전, 아르헨티나가 1대0으로 앞서던 후반 10분경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아 자신을 가로막는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하나하나 제치고 결국 쉴튼 골키퍼까지 속이며 슛을 터트렸다. 마라도나는 그 골로 인해 세계적인 축구선수에서 전설적인 축구선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펠레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웨일스와의 준준결승전 후반 28분 단독드리블로 웨일스의 수비수들을 농락시키면서 역대 월드컵 최연소(17세 7개월 23일)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펠레의 진가는 그 대회 프랑스와의 결승전, 2대1로 앞서던 후반 11분경, 프랑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공이 높이 날아오자 허벅지로 받아넘기면서 몸을 회전 시켜 바로 슛을 터트렸다. 17살 소년이 아니라 ‘미래의 축구의 신’이 터트린 통렬한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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