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국가 20개 경마시행국으로 구성된 아시아경마연맹(ARF 회장 윈프리드)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경마산업 집중규제에 화가 잔뜩 났다. 윈프리드 회장은 지난주 김성진 사감위 위원장,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에게 공문을 보내 ‘게임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존재하며, 이를 강제적으로 억제하면 불법 도박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경마연맹은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불법화 하는 것은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성적인 불법도박을 더욱 부추기게 되고 나아가 탈세(脫稅) 등과 연루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경마산업을 규제하기 보다는 균형적인 조화가 필요하다. ARF는 한국의 사감위가 경마산업을 규제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충격이라며 이러한 규제정책은 오히려 합법 하에 갬블을 즐기는 국민을 점차적으로 불법도박으로 유도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불법도박 사업자와의 전쟁은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 도박산업에 있어 커다란 쟁점이다. 불법도박 사업자는 상한제를 무시하고, 미성년자를 도박으로 끌어들이고, 범죄단체와 커넥션을 가질수 있고, 탈세등으로 인해 사회봉사 혹은 지방재정의 확충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며 연구결과를 예로들어 ‘불법도박은 무작위로 제공되는 도박방식과 무제한 적인 시간, 베팅을 쉽게 하기 위한 불법대출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병리학적으로 더욱 도박중독에 빠져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소위 운에 맡기는 도박 즉 슬롯머신과 카지노 등은 사람의 통제력을 잃게 만드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도 했다. “King of sports”라고 불리는 경마는 이러한 운에 의존하는 도박(chance game)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경마연맹은 어떤 규제 수단도 사람들의 돈을 합법적인 도박에서 불법적인 도박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불법도박 사업자들과 더욱 유대를 갖게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사감위의 정책은 현재 KRA가 추진중인 불법도박 사업자들을 근절시키는데 더욱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현재 마사회가 가지고 있는 2만7천명의 고용효과, 사회공익, 지방재정확충 등을 활성 유지시킬수 있다고 강조했다. ARF는 또 ‘우리는 한국의 경마산업이 불법도박을 근절하여 레저스포츠, 사회적 자산, 그리고 정부재정을 지원하는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감위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을 바뀌어주길 희망한다고 항의서한을 마무리 했다.

아시아경마연맹은 호주, 뉴질랜드,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20개국 경마시행체가 가입해 있는 국제경마기구로, 전 세계 경마상금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국제기구에서조차 사감위의 잘못된 정책을 비난하는 서한이 정부당국에 전달된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혹한 생각이 든다. 어쩌다가 한국의 경마산업이 이 지경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는지 참담할 뿐이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세상물정을 이리도 몰라 아무 쓸모없는 옥상옥의 조직을 탄생시킨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만들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는가. 국회는 지금이라도 사감위를 폐지시키거나 사감위에서 경마가 제외되도록 법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다. 경마산업은 ‘서러브레드’라는 단일혈통의 경주마로 이뤄지는 글로벌산업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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