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금요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려

현재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유미정의 독주회가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Interpretation of Romanticism이라는 제목으로 10월 25일 금요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10월 25일 금요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유미정 독주회
10월 25일 금요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유미정 독주회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 재학 중 도미하여 피바디 음대와 동 대학원을 마치고 예일 음대에서 Artist Diploma를 취득한 유미정은 무엇보다 쇼팽의 작품들에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연주해오고 있으며 Trio Altus를 창단하여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전곡을 비롯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하는 등 실내악의 영역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이날의 음악회는 Interpretation of Romanticism라는 제목으로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색채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소품들로 꾸며졌다. 특히 농민적인 마주르카와 귀족적인 폴로네이즈는 쇼팽의 음악적 기반을 이루고 있는 민족성이다. 16세기 마조비아 지방에서 생겨난 향토 민요로 빠른 템포의 3박자 춤곡이 마주르카인데 쇼팽은 매우 독특하고 약동적인 리듬과 애수가 감도는 선율로 50곡 이상의 마주르카를 작곡, 세계적인 일품으로 승화시켰다. 폴로네이즈는 16세기 후반에 프랑스의 헨리 3세가 폴란드 왕위에 즉위한 후 폴란드의 토호들이 새로 즉위한 왕 앞에서 행진하면서 추던 의식용 음악이니 쇼팽의 생애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은 두 나라, 조국 폴란드와 그의 진가를 알고 유럽 주류 음악계에 편입된 프랑스의 혼합이다. 여기에 가을 밤을 음미할 수 있는 녹턴(야상곡)까지 가미되어있다. 쇼팽의 여러 업적 중 하나가 폴란드라는 유럽 음악 변방의 민속음악을 보편성을 띤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킨 작업이다. 

2부의 라흐마니노프 <10개의 전주곡>은 바흐에서 시작한 기악 음악의 <전주곡>이라는 양식의 시작을 쇼팽에 의해 만개한 전통을 계승하는 드뷔시의 것과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전주곡으로 칭송된다. 전주곡(Prelude, 前奏曲)이란 단어 그대로 긴 악곡의 도입부로 시작하는 짧은 악곡으로 작곡가의 개성과 다양한 악풍, 스타일을 실험하고 표출할 수 있어 각광받는 양식이다. 원래 종교 의식이나 오페라 등의 세속적인 행사 앞에 연주되는 모든 악곡에 전용되는 용어인데 17세기 건반악기의 전신인 오르간 연주자들이 엄격한 구조 앞에 대비되는 자유로운 악풍의 짧은 악곡을 가져다가 붙여서 연주한 데서 기인하며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 곡집>에서 독립된 장르로서 바흐의 여러 음악적 특색을 망라한 성격의 작품들이 남겨지면서 쇼팽에 의해 계승되어 하나하나 영롱한 별같이 빛나는 24개의 전주곡집이 완성된다. 라흐마니노프의 <10개의 전주곡> 중 가장 친숙한 곡은 아마 5번일 것이다. '쿵다리 잡고 삐약삐약'이란 애칭으로도 사랑받는 이 곡은 듣는 순간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우리 국민들의 기발한 작명과 아이디어에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5번과 6번은 라흐마니노프의 첫째 딸 이리나의 출산을 기다리며 쓴 곡으로 6번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때 문지 않은 순수함과 더없이 행복한 만족의 소우주" (a microcosmos of wide-eyed innocence and blissful contentment)

왜 10개일까? 평균율 음계의 24개의 다른 조성으로 되어 있는 바흐와 쇼팽을 따른다면 24개가 되어야 하는데......라흐마니노프의 전주곡집은 이거 말고 또 있다. 1892년 작곡된 <환상곡 소품>이란 제목의 2번에 속해 있는 전주곡 C# 단조는 라흐마니노프 최초의 히트곡으로 굉장한 인기를 끌어 연주회 때마다 이곡을 청중들이 연주해 주길 원해 결국 스스로 싫증이 날 정도였다. 7년 후 1910년 13개의 전주곡이 추가되 작곡되는데 이것들을 합하면 드디어 24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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