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보존처리 후···내년 봄 연구소 전시 예정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4~6세기 경 신라인들이 탔을 것으로 추청 되는 말의 갑옷이 10년간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16일 공개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세기 전후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쪽샘지구 C10호묘 주곽(主郭)에서 2009년 찾은 마갑(馬甲)의 보존처리를 완료해 16일 공개했다. 10년간의 보전처리를 거쳐 드디어 공개된 것이다. 경주 쪽샘지구는 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 고분이 밀집한 지역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세기 전후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쪽샘지구 C10호묘 주곽(主郭)에서 2009년 찾은 마갑(馬甲)의 보존처리를 완료해 16일 공개했다(사진= 연합뉴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세기 전후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쪽샘지구 C10호묘 주곽(主郭)에서 2009년 찾은 마갑(馬甲)의 보존처리를 완료해 16일 공개했다(사진= 연합뉴스).

 

출토 당시 말이 착용한 갑옷인 마갑은 바닥에 깔려있었다. 그 위에서 말을 탄 장수가 입은 것으로 짐작되는 찰갑(札甲·비늘식 갑옷)이 발견됐으며, 주곽에 딸린 매장시설인 부곽(副郭)에서는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와 안장, 재갈, 발 받침 등 다양한 마구가 나왔다.

마갑은 길이가 약 290㎝, 너비는 약 90㎝다. 무게는 대략 36㎏. 목과 가슴 가리개는 17단 348매, 몸 가리개는 6단 256매, 엉덩이 가리개는 8단 132매 등 736매로 구성됐다.

마갑 조각 길이는 6.8∼12.2㎝이고, 너비는 4.6∼7.6㎝다. 두께는 0.2㎝ 안팎이다.

연구소는 마갑을 그대로 옮긴 뒤 표면에 묻은 흙과 오염물을 제거하고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심명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일부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으나, 목과 가슴 가리개부터 엉덩이 가리개까지 마갑 전체가 온전히 나온 유일한 사례”라며, “갑옷 재질은 철이고, 구멍에 가죽끈을 넣어 엮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갑 크기를 보면 오늘날 조랑말이 착용했을 듯싶다”며 “전투용이 아니라 의례나 장식 용도로 제작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은 “신라 도성인 경주 월성 해자에서 발견된 말뼈를 보면 어깨높이가 130㎝ 전후인데, 마갑을 입은 말도 이 정도 크기였을 것”이라며 전투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말이 쪽샘에서 나온 목과 가슴 가리개를 착용하면 고개를 들어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며 “신라시대 마갑을 착용한 말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소는 지난해 마갑을 재현하는 실험을 시작했으며, 재현품을 만들 방침이다. 보존처리를 끝낸 마갑은 내년 봄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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