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김성진)는 ‘바다이야기’라는 사행성 게임물로 인해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과 폐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설치 근거법이 국회에서 제정되어 국무총리 산하로 설치하게 됐다.

당시 마필·경마산업계는 경마는 다른 사행산업과는 엄연히 다른 특징이 있음을 알리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서 경마를 제외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경마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추지 못한 국회의원들로 인해 결국 마녀사냥 몰이에 밀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규제에 맞닥뜨리게 됐다.

하지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태생부터 한계점을 안고 시작되었다. 우선 위원회법의 모태가 된 것이 불법사설도박임에도 불구하고 사감위는 사법권이나 자체적으로 불법도박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가운데,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만을 부여받음으로써 결국 탄생부터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로 방향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위원회가 위촉직 위원 10명, 당연직 위원 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위촉직 위원중 사감위의 탄생에 큰 작용을 했던 시민단체 대표가 포함되었고, 사무국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문광부 산하 사행시행체가 많다는 것을 빌미로 독점하면서 한쪽으로 편향되면서 경마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대대적인 규제가 시작되었다.

사감위원이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감위는 이해당사자인 각 시행체의 파견 직원을 거부하면서 사감위 운영에서 시행체 및 각 부처를 철저하게 배제했다. 또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해 유독 강한 규제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져 경마관련단체와 농축산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 일으켰다.

사감위가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책에 몰두한 것은 물론이고 이러한 규제책을 마련하기 위한 종합계획에서 총체적인 오류와 부실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종합계획안을 마련하면서 이해당사자인 각시행체를 철저히 배제했던 사감위는 워크숍의 무산으로 인해 ‘울며겨자먹기’로 개최한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종합계획이 일방적이고 편파성이 드러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감위는 다수의 사행산업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도 연구원들이 사행산업 종사자들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했으며, 연구용역이 종료된 후에도 사감위의 규제논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번에 걸쳐 수정을 지시하여 연구원들이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연구보고서가 당초 연구결과와는 다른 방향으로 왜곡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감위 사무처는 연구지침이나 사감위 회의 자료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여 연구원들과 위원들의 판단을 호도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사감위 사무처는 미국에서 경마의 인터넷 베팅이 허용되어 있음에도 마치 금지되어 있는 것처럼 자료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사감위 종합계획의 근간이 되는 총량조정의 기본논리를 제공한 자료 또한 외국자료는 2003년 자료를 사용한 것과 달리 국내자료는 2007년 자료를 사용했고, 조사방법에서도 외국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종합계획의 전체적인 재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턱없이 늦었지만 사감위는 이제라도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온라인불법도박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사감위가 해야할 일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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