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2
       
윤한로


개와 돼지처럼
살고 싶지는 않아
나간다

나 이제야 알았다
순수와 참여 중, 순수보다 참여가
백배는 더
옳다는 걸
백배는 더
아름답다는 걸
백배는 더
덜 불순하다는 걸


개돼지처럼
쓰고 싶지는 않아
나간다

 


시작 메모
촛불에 대부님이 같이 나가기로 했는데, 며칠 전에 시술을 한 눈이 한 쪽 갑자기 보이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다.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며 한 시인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내왔다. 칼이 풀잎의 목을 꺾었지만 칼이 풀잎을 이긴 것이 아니라고, 칼은 풀잎의 뿌리를 보지 못했다고, 칼이 풀잎을 이긴 것 아니라 풀잎이 칼을 이긴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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