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 등 외교무대서 한일 조우, 관계 정상화 계기 만들어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자유민주당 소속의 중의원 의원이자 제90·96·97·98대 내각총리로서, 21·25대 자유민주당 총재를 역임한 일본의 대표 정치지도자이다. 그는 아버지가 최장수 외무상을 지내고 농림수산상, 관방상, 통신상 및 자민당 간사장을 지낸 아베 신타로, 친할아버지가 중의원 의원이었던 아베 간, 외할아버지는 제56·57대 내각총리를 역임한 기시 노부스케, 외삼촌은 제61·62·63대 내각총리를 역임한 사토 에이사쿠다. 그야말로 일본 최고의 명문 정치가문에서 사실상 세습정치인으로 일본 정치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행보는 늘 일본사회의 주목을 받아왔다. 스스로도 두 차례나 총리를 맡았고, 1991년부터 중의원을 지낸 역전의 정치인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고베 제강소의 직원으로 일했고,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 외무상의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제37대 자유민주당 간사장을 지냈으며, 72대 내각관방상, 21대 자유민주당 총재를 지냈다. 2006년 내각총리에 취임했으나 이듬해 사임했고, 201212월 총선에서 다시 승리해 53개월 만에 내각총리로 재취임했다. 이후 201710월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여 98대 내각총리에 취임했으며, 2018920일에 있었던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여 3선 연임에 성공함으로써, 20219월까지 총리직을 맡으며 일본 역사상 최장 임기의 내각총리가 됐다.

 

아베 총리는 이제는 과거와 같은 제국주의나 군국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상호 존중과 협력, 협상과 배려의 시대가 된 것을 직시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고,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성찰과 반성의 역사를 역설했다. 아베 총리가 제대로 역사의 교훈을 깨닫고, 한일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좋은 친구나라가 되길 기원한다.
아베 총리는 이제는 과거와 같은 제국주의나 군국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상호 존중과 협력, 협상과 배려의 시대가 된 것을 직시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고,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성찰과 반성의 역사를 역설했다. 아베 총리가 제대로 역사의 교훈을 깨닫고, 한일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좋은 친구나라가 되길 기원한다.

 

 

아베 정권 들어 수정주의 역사관, 우경화 통해 극우성향 심화

이런 일본의 거물정치인 아베 총리의 정치색과 외교관계를 대표하는 단어는 극우. 아베 정권은 그동안 끊임없는 수정주의 역사관과 우경화로 인해 한·일 갈등을 포함해 주변국과 아시아 국가들과의 갈등이 악화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아베 총리의 집권 이후 꾸준하게 우경화의 길을 걸어온 일본 정부는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와 극우인사들이 내각을 채우면서 더욱 강한 극우성향을 보여왔다. 아베는 과거 한국과 중국 침략으로 대표되는 제국주의·군국주의 시절의 일본을 지향하며, 과거사 부정, 역사 왜곡, 헌법 개정의 길을 걸어왔다.

대표적인 행태가 일본이 지난 71일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수출되는 3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일에는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제공하는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 국가 목록’,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 제외를 공식화하는 조치였다. 지난해 1030일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우리나라 대법원이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한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일본의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도리어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주변국을 억압하는 구시대적인 퇴행적 행태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9월 개각에서 더욱 잘 드러났다. 외교 수장인 외무상에는 일본 우익의 상징인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소속으로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을 임명했고, 방위상에는 비교적 유화적이었던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을 경질하고 한·일 대립의 최전선에 있었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을 기용했다. 고노 신임 방위상은 대한민국이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 설치 요구에 불응한 것과 관련해 지난 7월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부른 자리에서 말을 끊고 무례하다고 말하는 등 수차례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고, 최근에는 해외 매체에 기고문을 보내 우리 대법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며 한·일군사정보호협정 종료는 동북아 안보 환경을 오판한 결정이라고 주장해온 극우인사다. 또 문부과학상에는 아베 총리를 대신해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적 장소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전달해왔으며,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1993)를 폄하하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아베의 측근 중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대행을 임명했다. 한국에 대해 한국 전체에 일본에 대해서는 무엇을 해도 다 용인된다는 분위기가 판을 치고 있다”, “한국은 중국, 북한 진영에 기울어있다는 등 망언을 되풀이해온 아베의 측근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자민당 총재외교특보도 법무상에 등용됐다. 총무상, 영토 담당상, 환경상 등 대부분 장관들이 극우파 인사이고, 한국 경시(輕視) 노선의 상징적인 인물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유임됐다. 일본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전쟁하는 국가를 추구하는 극우노선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를 입증하는 극우 성향의 내각 구성이다.

 

극우아베에 대해 일본 내부와 국제사회의 비판 심화

이에 대한 일본사회 내부와 국제사회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절차가 끝났다는 일본 정부 주장을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와다 교수는 “1965년엔 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의 각종 요구를 거절하면서 불충분한 조약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불충분한 조약을 감안하면) 개인 청구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베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억엔을 출연한 건 문제가 모두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위안부문제에서 불완전한 청구권협정을 보완하기 위해 자금을 출연하면서 강제징용 문제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아베 정권의 극우적 행태와 달리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의 이름으로 한·일 양국 시민단체들이 함께 평화적 연대 운동을 이끌고 있으며, 일본 내부에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5,000여 명에 이르는 일본의 양식 있는 지식인들이 한국은 적인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철회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에날레 2019’평화의 소녀상검열과 표현의 부자유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SNS를 통해 소녀상을 재현한 사진을 올리는 내가 소녀상이다퍼포먼스가 잇따른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주요 국가로서 한중일 아시아 평화-번영의 길에 동참해야

이제는 아베 총리가 반성과 참회의 마음을 담아 태도를 바꿀 때가 왔다. 특히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게 되는 아베 총리는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적극 행보를 펼치고,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아세안+3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아베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도 참석한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주요국가인 한중일 3개국이 허심탄회하게 미래를 향한 역내 협력 지향점을 제시하고 기여 의지를 밝히면서 서로의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통령은 3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마련한 갈라 만찬에 참석해 아베 총리와 마주치자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으며,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8초간 악수와 함께 인사한 뒤로 4개월여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아세안 관련 회의의 만찬장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할 때 문 대통령과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아키에(昭惠) 부인과 함께 문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눴는데, 접촉은 수초간이었다"고 전했고, NHK"아베 총리와 문 대통령이 한 마디의 인사를 나눴다""아베 총리는 태국 방문 중 중국, 인도, 아세안 각 국가의 정상과 회담을 계획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과의 회담 예정은 없다. 더 접촉해 대화를 나눌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 이어 지속가능발전 관련 특별 오찬에 참석해 다시 아베 총리와 조우하게 되며, 오후에는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미국·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다시 아베 총리를 만나게 된다.

아베 총리의 그동안 입장을 고려해볼 때 쉽지 않겠지만, 우의와 친선에 입각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조속한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회복할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역사에서 교훈 얻지 못하는 비극 되풀이말고, 성찰하라

아베 총리는 이제는 과거와 같은 제국주의나 군국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상호 존중과 협력, 협상과 배려의 시대가 된 것을 직시해야 한다. 강상중 도쿄대학교 명예교수는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년 특별강연에서 아베 정권과 일본을 강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과장된 사고방식이다. 2001년 한일 경제 규모 차이는 81이었는데, 지금은 31이고, ‘아베노믹스는 좀처럼 잘 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 일본 정치는 사실 매우 쇠약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본에 있어서 한국과의 대결이라는 것은 강한 일본을 연기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카드라는 지적을 내놓은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고,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성찰과 반성의 역사를 역설했다. 또 철학자 조지 산타나는 역사를 배우지 않은 사람은 그 역사를 반복할 운명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고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은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다라고 설파했다. 아베 총리가 제대로 역사의 교훈을 깨닫고, 한일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좋은 친구나라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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