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비극 불구, 입법 않고 국민 외면한 국회-정당-정부 심판받을 것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국가(國家)일정한 영토를 보유하며, 거기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을 가진 집단으로 규정된다. 인간사회의 한 형태로서 통치조직인 국가는 질서와 안전의 확립, 법규범을 통한 사회의 유지, 지리적 경계를 가진 영토와 사법권의 적용, 주권 보유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져야 한다. 국가는 법이라는 수단에 의거하여 분쟁을 해결하려는 개인들의 합의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사회조직과 차별화된다.

국가는 주권 · 영토 · 국민의 3요소에 의하여 성립되며, 신의설 · 가족설 · 계약설 등을 통해 기원을 파악한다. 국가의 기능과 목적은 자기보존, 치안유지, 문화발전, 복지실현 등을 들 수 있으며국가의 기능을 국방이나 치안유지에만 한정했던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에서는 각 국민의 생활과 행복을 보장하는 데까지 포괄적인 영역을 국가의 임무로 보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삶과 안전 돌보는 것 명심해야

그런 의미에서 지난 2일 서울 성북구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숨진 채로 한 달 만에 발견된 네 모녀 사건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사건이다. 2014송파 세 모녀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충격적 사건이다.

이번 사건 사망자들의 사망원인은 현재 수사중이지만, 가계가 갑자기 기울면서 생긴 생활고 탓에 네 모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우리 한국사회의 사회복지체계가 지닌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폐쇄회로(CC)TV와 유족 진술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A4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에는 생활고와 함께 "하늘나라에 간다"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 모녀는 카드대금 및 대출금 체납액이 수천만원에 이르고 3개월간 건강보험료를 체납했지만, 당국의 복지지원 시스템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과거 국민을 통치대상으로 보던 권위주의정권과 달리,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수한 전산망과 각종 행정망의 가동을 통해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또 인정이 풍부하고 주변을 잘 살핀다는 한국인들의 전통정서와 달리 심화되는 이웃간의 무관심은 이같은 비극의 재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

2014송파 세 모녀 사건이후 정부는 긴급복지지원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고 사회보장급여법을 제정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적극 나섰다. 또 전국에 위기가정센터를 지정해 위기가정에 대한 신속한 재정지원이 이뤄지도록 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서울시), ‘다복동’(다가서는 복지동·부산시), ‘따복’(따뜻하고 복된 공동체·경기도)과 같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복지행정을 강화해왔다. 네 모녀가 숨진 성북구는 매년 65, 70세가 된 노인들을 '찾동(찾아가는 동사무소)' 방문 대상자로 정해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나, 사망한 70대 노모 김모씨는 이사 온 당시 이미 70세를 넘어 찾동 대상이 아니어서 사실상 사회복지망에서 배제된 셈이 됐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이후 꾸준히 구축되어온 정부나 지역의 복지그물망체계는 이처럼 성북구의 네 모녀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출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복지제도에 허점이 많고 운영에서도 문제점이 상존해있으며, 이에 따라 복지지원 시스템의 정비와 재구축 및 위기가정에 대한 치밀한 안전망 확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나쁜 정치와 정당에 대해 분노한 국민은 언제든 행동에 나설 것이다. 여당도, 야당도, 국회도, 행정부도, 사법부도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 삶을 지키지못하면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특히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정치와 정당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과 매서운 눈길을 무서워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외면 속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성북구 네 모녀의 아픔과 분노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때다.
나쁜 정치와 정당에 대해 분노한 국민은 언제든 행동에 나설 것이다. 여당도, 야당도, 국회도, 행정부도, 사법부도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 삶을 지키지못하면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특히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정치와 정당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과 매서운 눈길을 무서워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외면 속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성북구 네 모녀의 아픔과 분노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때다.

 

복지 사각지대 불구, 민생법안 외면하는 정치권에 분노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100~1000만원의 소액 은행대출금 상환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관할 지자체는 조사를 통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성북구 네 모녀는 체납액이 수천만원에 달해 발굴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건강보험을 3개월 체납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가정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건보료 6개월 이상 체납자만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정보를 관리하는 사회보장급여법에 따른 것이다. 더구나 생계 곤란 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의 경우 당사자 신청으로 받을 수 있는데, 이들은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 모녀는 여기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이들이 이 제도 자체를 몰랐고, 스스로 체념하고 단념함으로써 생 자체를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은 건보료 체납, 단전, 단수 등 위기 정보 빅데이터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 복지지원은 긴급복지지원제도처럼 당사자가 신청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빅데이터 정보나 당사자 신청 방식만으로는 음지에 놓여있는 위기의 복지대상자에 대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촘촘한 복지그물망을 갖추고, 위기상황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복지 사각을 줄어들 것이다. 복지제도의 대국민 홍보 강화, 복지예산 증액, 사회복지사 확충, 각종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강화 등 다양한 복지시스템의 활성화를 통해 갈수록 극심해지는 사회 양극화와 사각지대의 시민들을 도우려는 범사회적 노력도 더욱 커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 국회는 계속 멈춰서 있다. 6일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계류법안은 16262건에 달한다.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20%대 후반으로, 역대 국회 중 최저이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쟁 기간이었던 제2대 국회의 법안처리율(60.6%)의 절반에도 못미치며, 1753.3%, 1849.0%, 1946.5% 등과 비교해서도 크게 낮다. 핵심 정치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국회가 파행 운영됐고, 수시로 장외집회와 국회 보이콧을 한 자유한국당 탓에 국회가 자주 마비된 탓이다. 국정의 무한책임을 져야 할 집권여당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야당 설득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내년도 국가 예산안을 심시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역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6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으나, 강기정 정무수석의 출석을 놓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보이콧' 의사와 함께 회의에 불참하면서 열리지 못했다. 국정농단을 극복하고 진행되어아 햘 각종 개혁 과제 중 상당수는 국회에 발목 잡혀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혁신성장을 위한 데이터 3’, 벤처투자촉진법, 52시간제 보완을 위한 탄력근로제 확대법 등 민생·경제 법안들이 야당의 발목잡기와 국회보이콧으로 책상서랍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사회 양극화와 민생고로 죽어가는데, 끊임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개혁 발목잡기에 나선 정치권의 행태는 국민의 정치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민 삶과 복지 지키는 입법 정치해야 신뢰 얻을 것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완수하고,... 모든 국가와 함께 정의롭고 영원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합시다라고 국가를 믿는 국민의 신뢰와 노력을 강조하곤 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국가기관이 국민을 섬기고 받들며,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과 함께 21세기에 걸맞는 복지와 행복을 보장하는 활동을 펼쳐줘야 한다.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를 기억하는가.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라는 뜻으로, 임금은 백성이 세우지만 임금이 정치를 잘못하면 백성이 그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순자의 글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중국 당태종의 중신이었던 위징이 이를 인용하여 간언했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극심했던 2016<교수신문>에서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에 꼽혀 정치의 위기를 알렸다.

필자는 이를 일러 정주민수’(政舟民水)를 강조하고 싶다. 국민의 뜻과 소망을 거스른 채 개혁을 방해하고 무능하고 독선적인 정치’()’(), 국민()은 물()이다. 나쁜 정치와 정당에 대해 분노한 국민은 언제든 행동에 나설 것이다. 여당도, 야당도, 국회도, 행정부도, 사법부도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 삶을 지키지못하면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특히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정치와 정당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과 매서운 눈길을 무서워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외면 속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성북구 네 모녀의 아픔과 분노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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