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역사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각종 이벤트로 매출액이 매년 경신되는, 그래서 대한민국은 살만한 나라이고, 그래서 살 맛 나는 세상이라는 국민들의 콧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그런 시대, 그런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매년 11월 11일이 되면 중국 대륙은 광군제라는 특별한 쇼핑 데이로 인하여 들썩인다.

광군제(光棍)라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없이 홀로 지내는 대륙의 젊은 이들의 유행으로 시작되었다. 그 기원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1993년 남경대학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학교에서 “명초무주(名草无主)”라는 기숙사에서 어떻게 하면 독신(남자친구가 없거나 여자친구가 없는 등의 의미)을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하여 토론이 열렸다고 한다. 그 토론 중에 11월 11일은 “솔로의 날”로 정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빼빼로 데이’라 불리는 바로 그 날이다. 최근에는 11월 1일은 소광군제(小光棍节)로 젊은 이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한다. 여기서 광군(光棍)이라는 말의 뜻은 홀로, 혼자의 의미이다.

중국 대륙에서 매년 광군제가 되면 나타나는 홍보 이미지들(출처 : 바이두, 한류TV서울 재편집)
중국 대륙에서 매년 광군제가 되면 나타나는 홍보 이미지들(출처 : 바이두, 한류TV서울 재편집)

2019년 광군제 하루 동안 타오바오와 티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에서만 하루 매출액이 2,684억 위한, 한국 화폐로 환산하면 약 44조 6천2백 50억이라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2018년 대비 또 한번의 매출액 신기록을 세우면서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이벤트를 활용한 매출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에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수치이다. 어떻게 이런 매출액이 발생할 수 있을까? 중국인 친구들 몇 사람과 편안하게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어쩌면 이것이 광군제를 바라보는 불편한 진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불편한 진실들…. 중국 대륙의두가지 잇슈와 한국에서의 잇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2015년 이후 매년 광군제 매출액 집계 현황(출처 : 알리바바그룹 사진제공, 한류TV서울 재편집)
2015년 이후 매년 광군제 매출액 집계 현황(출처 : 알리바바그룹 사진제공, 한류TV서울 재편집)

대륙에서 바라보는 불편한 진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오래 전부터 구매해야 할 목록을 기록하고, 기다린단다. 왜냐하면 광군제 기간에는 최대 90%까지 할인하는 행사가 있기 때문에 미리 사면 바보라는 얘기가 돈다. 비교적 고가의 제품들은 이 기간을 활용하여 구매하기 위하여 오랜 시간 동안 구매하지 않고 기다린다. 실재로 매출액을 살펴보면 광군제를 전후하여 매출액에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모든 언론은 행사 당일의 매출액만 집중 보도한다. 한국에서도 특별한 날을 정하여 할인율을 높이고,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그 위력은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는 반품의 문제이다. 2019년 알리바바 한 곳에서 만의 매출액이 한화로 약 45조원에 이르렀다면 그에 따른 반품의 비율은 어느정도 될까? 살펴본 바에 따르면 반품율이 대략 50%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도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온라인이든 TV 홈쇼핑이든 구매 후 일주일 이내에는 무조건 반품을 허용하고 있다. 45조원 매출액에 50%가 반품이라면 어떨까?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는 매출액에 따라 반품율 또한 대단한 수치이다. 그러나 반품이 50%에 육박할지라도 그런 수치가 한국에서 발생하면 더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2015년 이후 광군제 알리바바 매출액 현황(출처 : 한류TV서울 편집)
2015년 이후 광군제 알리바바 매출액 현황(출처 : 한류TV서울 편집)

중국의 광군제는 전세계가 바라보고 있다. 사람이 많으니 매출액이 높아지고, 따라서 반품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한국에는 왜 이런 서비스가 보이지 않는가 하는 말이다.

한국 정부가 주도하여 코리아 세일즈 페스티발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는 몇 일 전 일간지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정부가 주도하면 될 일도 안된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가 여러 사람들에게서 회자된다는 사실이다. 각종 규제에 막혀 산업 발전을 가로 막는 이 정책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나는 묻고 싶다. 한국에도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에 이루기까지 다양한 이벤트와 손님끌기용 행사들을 진행하지만, 혹시나 기대하는 마음으로 살펴보면 역시나 하는 아쉬움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가지 위안을 삼는 것은 광군제를 통하여 한국 상품들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에 비하여 매출액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중국 현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로 마음이 즐거웠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기업 제품에 국한되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플 뿐이다.

한국에도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역사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각종 이벤트로 매출액이 매년 경신되는, 그래서 대한민국은 살만한 나라이고, 그래서 살 맛 나는 세상이라는 국민들의 콧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그런 시대, 그런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대륙에서는 광군제로 인하여 온라인을 비롯하여 오프라인까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이벤트에 동참한다. 그래도 규제는 없었다. 한국과 같은 답답한 규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일반 인민(老百姓)들을 위한 일에는 정부도, 기관도, 기업체도 발벗고 나서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는 왜 이러한 생각, 이러한 제도, 이러한 정치인들이 없을까? 이 나라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입으로는 늘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국민들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높은 분들의 몰지각한 의식 때문일까?

중국 대륙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쇼핑 이벤트이지만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적지않다. 국민이 행복하고, 서민들이 살 맛 나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아침에 가져본다.

윤교원 대표 / ㈜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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